[스페셜1]
격돌! 2004 할리우드 최강 프로젝트 [2]
2004-01-02
글 : 김현정 (객원기자)
끔찍하고 어두우며 감성적인, 그래서 성숙한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해리 포터, 그가 기억하는 가장 끔찍한 공포.

해리 포터가 열세살이 되었다. 2003년 11월12일 인터넷에 공개된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예고편은 키가 훌쩍 커진 십대 소년들을 음산한 공기로 휘감은 짧은 영상을 보여주었다. 아즈카반 감옥에서 탈출한 죄수 시리우스 블랙, 한명의 마법사와 열한명의 머글을 살해한 그 남자가 다가오고 있다고. 그러나 제작진이 말하는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는 1편과 2편보다 무섭고 슬픈 영화이면서 성장영화이기도 하다. 프로듀서 데이비드 헤이맨은 “알폰소 쿠아론은 십대가 된다는 것의 의미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감독이다. 그것이 이 영화에 생기를 불어넣었다”고 말했다. 알폰소 쿠아론은 아이들이 보고 싶어서 호그와트를 떠난 크리스 콜럼버스의 빈자리를 채운 감독. <위대한 유산> <이 투 마마>로 주목받은 쿠아론은 “진짜 마법”을 보여주고 싶어서 유명한 마술사 폴 키브를 배우들의 마술 교사로 초대하기까지 했다. 그가 생각하는 호그와트는 마법이 지배하는 세계이되, 환상으로만 건설된 세계는 아니기 때문이었다.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는 언제나처럼 철저한 보안 속에서 완성됐다. 그러나 스토리는 이미 알려진 대로다. 3학년이 된 해리 포터는 시리우스 블랙이라는 죄수가 아즈카반에서 탈출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시리우스는 해리의 아빠 제임스와 가장 친한 친구였고, 제임스가 숨어 있는 장소를 알고 있던 유일한 파수꾼이었다. 그가 볼드모트의 부하가 되었기 때문에 해리의 부모가 죽은 것이다. 해리는 불길한 예언과 악몽에 시달리다가 호그와트에 침입한 시리우스와 대면하게 된다. 시리우스는 제임스와 함께 놀던 은신처에서, 12년 동안 누구도 알지 못했던 진실을 해리에게 들려준다.

이번 학기 호그와트에는 유독 새 얼굴이 많다. 2002년에 세상을 떠난 리처드 해리스를 대신해 <고스포드 파크>의 마이클 갬본이 덤블도어 교장 역을 이어받았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시리우스 블랙은 게리 올드먼이, 한때 이완 맥그리거가 거론되기도 했던 루핀 교수는 <갱스터 넘버원>의 데이비드 튤리스가 연기하게 됐다. 게리 올드먼은 사악하고 차가운 인상으로 이름이 높은 탓에 만장일치에 가까운 호평을 받은 캐스팅. <닥터 지바고>의 라라로 기억되는 줄리 크리스티는 마법사 마을 호그스미드에서 술집을 경영하는 마담 로즈메르타로 잠깐 등장할 것이다. 그러나 이 쟁쟁한 배우들보다도 더 기대되는 캐릭터는 아즈카반의 간수 디멘터들이다. 두건 달린 망토로 형체를 가리고 있는 디멘터는 차가운 입김을 내뿜으면서 인간의 영혼과 감정을 빨아들이는 존재다. 그들은 죄수들로 하여금 가장 무서웠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들고, 결국엔 텅 빈 마음만 가진 채 미쳐버리게 만든다. 지금까지 꼬마집요정 도비와 거대한 뱀 바실리스크 등 수많은 CG 캐릭터를 창조해온 <해리 포터> 특수효과팀도 디멘터를 그려내는 데는 6개월이나 걸렸다고 한다. 이 밖에도 버논 이모부의 여동생 마지가 풍선처럼 빵빵하게 부풀어오르는 장면, 하늘을 나는 히포그라프, 해리가 디멘터를 물리치기 위해 만들어내는 은빛 수사슴 등이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를 풍성하게 만들어줄 요소.

USA 투데이는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는 전편보다 끔찍하고 어두우며 감성적인 영화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이 성숙한 영화를 만든 알폰소 쿠아론은 4편 <해리 포터와 불의 잔>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 <도니 브래스코>의 마이크 뉴웰이 해리 포터를 만나는 세 번째 감독이기 때문. 올해 열세살이 되어 해리 포터와 똑같이 나이를 먹고 있는 대니얼 래드클리프는 4편에도 출연해 두근거리는 풋사랑의 감정을 보여줄 것이다. 2004년 6월에 개봉하는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는 아이맥스영화로도 함께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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