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제7회 서울여성영화제 가이드 [1]
2005-04-07
글 : 박혜명

4월8일부터 열리는 제7회 서울여성영화제, 솔직한 다큐와 변방의 여성영화 눈길 끌어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자’라는 큰 주제 아래 해마다 열리는 서울여성영화제가 오는 4월8일부터 15일까지 일곱 번째 영화축제를 마련한다. 이미 여성의 눈을 가진 당신에게 이 영화제가 의미를 갖는다면 그것은 또 다른 여성들의 다양한 시각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남성의 눈을 가진 관객들에겐 평소 발견한 적 없는 세상의 이면을 대할 수 있는 기회다.

메인 섹션인 새로운 물결을 비롯해 감독특별전, 아시아 단편경선 등 총 7개 부문에 걸쳐 27개국의 90여편 영화를 상영하는 제7회 서울여성영화제의 가장 큰 특징은 다큐멘터리 및 세계 변방에서 태어난 여성영화들의 강세다. 올해 오스카상 수상작이기도 한 인도의 다큐멘터리 <꿈꾸는 카메라: 사창가에서 태어나>, 할리우드 여배우 로잔나 아퀘트가 만든, 여배우들에 대한 여배우들의 이야기 <데브라 윙거를 찾아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작은 마을에 사는 할머니의 노래를 통해 그 지역의 오랜 역사를 끄집어내는 <노래하는 그릿지 할머니> 등 극영화가 획득할 수 없는 지점의 리얼리티를 찾아 여성을 이야기하는 인상적인 다큐멘터리들을 만날 수 있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인 아르헨티나 여성감독 루크레치아 마르텔의 <홀리 걸>로 문을 여는 제7회 서울여성영화제는 예년과 다름없이 구미 백인 여성영화에 일정 부분을 할애하는 한편 인도, 터키, 체코, 그리스, 이스라엘, 이란 등 변방에서 생명을 이어가는 여성영화들에도 폭넓게 시선을 돌리고 있다. 감독특별전에서는 체코 뉴웨이브의 기수 베라 히틸로바 감독을 조망하며, ‘이슬람 문화에서 여성으로 살아가기’라는 부제 아래 터키영화 특별전을 마련한다.

첨예한 사회적 이슈를 끄집어내는 역할도 돋보인다. 관객과의 토론이 부대행사로 열리는 영페미니스트포럼 섹션의 주제는 10대 여성들의 섹슈얼리티. 영화제 내에서 가장 진보적인 표현양식과 주제의식을 허용하는 여성영상공동체 섹션은 아시아 지역의 성매매 현실을 주제로 다루며 타이, 일본, 인도 등에서 초청된 관련 인사들이 함께하는 가운데 국제 포럼도 열릴 예정이다.

영화제는 신촌 아트레온극장을 중심으로 열린다. 프로그래머들의 설명에 따르면 서울여성영화제의 주관객층은 20, 30대 여성. 그 스펙트럼을 넓히고자 올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서울여성영화제의 이혜경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터키를 방문했는데 그곳에 여성영화제가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많이 놀랐다. 평소 진보사상을 담은 책을 많이 읽고 서구중심주의적인 시각을 탈피하고자 애를 써왔는데, 막상 내 자신이 얼마나 남성중심주의적이고 서구중심주의적인 시각에 젖어 있었는지를 깨달았다”는 진심이 담긴 고백으로, 영화제의 활기를 지핀 불씨가 무엇인지를 간접 표현했다.

제7회 서울여성영화제

일정: 2005. 4. 8(금) ∼ 4.15(금) (* 8일간)
장소: 아트레온 1관, 2관, 4관 (* 총 3개관)
예매 및 문의: 서울여성영화제 홈페이지(www.wffis.or.kr)
관람료: 조조할인 3천원(평일 1회 상영에 한해), 일반상영작 5천원, 개·폐막식 8천원, 심야상영 1만원, 우피스매니아 3만원(총 9회 관람 가능한 패키지 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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