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2005 충무로 파워 50 [4] - 21위~30위
2005-05-03
글 : 문석

21. 설경구 | 배우

2004 15위 | 2003 12위 | 2002 23위

<실미도>를 건너 <역도산>을 넘고 <공공의 적2>를 무찌른 설경구의 다음 작품은 멜로영화다. 그로선 첫 ‘정통 멜로’가 될 전망. 이번엔 몸무게를 늘릴 차례일까, 라는 궁금증이 생길 정도로 그는 영화를 위해서라면 몸을 사리지 않아왔다. 차기작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설문이 진행됐음에도 높은 평가를 받은 데는 그만큼 헌신적인 연기자가 드물다는 뜻일지 모른다.

22. 김기덕 | 감독

2004 24위 | 2003 50위 | 2002 28위

지난해 베를린과 베니스를 휩쓸었던 그는 신작 <활>로 올해 칸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진출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은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860만달러 이상의 수입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의 오랜 푸대접에 반발심을 표출하고 있지만, ‘한국 영화계가 보유한 보물이자 진정한 대안’으로서 그의 역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3. 석명홍 | 씨네라인2 대표

2002 38위

<말아톤>의 성공 덕에 깜짝 진입? 아니다. 그는 2001년 <친구>의 제작자였고, 1990년대를 주름잡은 영화 카피라이터였다. <말아톤>은 20년 경력의 그가 남긴 발자국 중 조금 더 진한 것에 불과하다. “<말아톤> 이후 투자자들에게 이미지면에서 좋아진 것이야 사실이겠지만, 기획과 시나리오, 그리고 감독의 능력을 보고 투자하는 게 옳은 것 아니냐”며 성공에 도취하지 않았다는 그는 현재 한 입양아의 실화에 근거하는 <마이 파더>(가제)와 이인화 원작의 <하비로> 등 4편의 영화를 준비 중이다.

24. 임권택 | 감독

2004 22위 | 2003 20위 | 2002 14위 | 2001 17위

100번째 영화 <천년학>의 시나리오 작업에 돌입한 임권택 감독은 <취화선>의 장승업이 그랬듯 항상 새로움을 추구해왔다. <서편제>의 작가 이청준의 <선학동 나그네>에 기반한 새 영화는 기품과 대중성을 겸비한 ‘국민영화’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러면서도 영화적으로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낼 것이 확실하기에 그의 신작을 기다리는 마음은 조바심으로 바뀌고 있다.

25. 최용배 | 청어람 대표

2004 18위 | 2003 30위 | 2002 49위

최용배 대표를 말할 때 빠지지 않는 단어는 ‘뚝심’이다. 지난해 <바람의 파이터>를 제외하면 <꽃피는 봄이 오면> <거미숲> <빈 집> 등이 큰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작지만 의미있는 한국영화를 꾸준히 선보이는 저력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이미 개봉한 <엄마>를 비롯, <사과> <소년 천국에 가다> <순정만화> 등과 함께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통해 예의 뚝심을 과시할 전망이다.

26. 이충직 |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2004 30위 | 2003 26위

이제 임기를 한달 남짓 남기고 있는 이충직 위원장을 향한 영화인들의 평가는 한국 영화정책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영진위를 지난 3년 동안 합리적이며 무리없이 운영했다는 것으로 모아진다. 그의 낮지 않은 순위는 이에 대한 표창장의 의미인지도 모른다. 또 일부 설문자가 ‘(신임) 영진위원장’이라고 답한 것으로 볼 때 곧 구성될 3기 영진위에 대한 관심 또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영진위원장으로는 영화계와 친분있는 정치권 인사가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27. 장동건 배우

2004 17위 | 2003 44위 | 2002 27위

장동건은 800만 관객의 <친구>와 1200만의 <태극기 휘날리며>에 출연하며 ‘티케팅 파워’에선 독보적인 존재로 꼽힌다. ‘한류 4대 천왕’이자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인기있는 한국 배우인 그는 올해도 첸카이거 감독의 <무극>과 곽경택 감독의 <태풍>으로 주가를 높일 것이다. 엔터테이너에 머물지 않고 배우가 되기 위해 항상 노력하는 모습이야말로 그가 인정받는 진정한 이유다.

28. 이창동 감독

2004 7위 | 2003 3위 | 2002 44위 | 2001 19위

공인에서 야인으로 돌아온 이창동 감독의 순위는 급락했다. “영화정책과 관련한 현안에서 그의 조언이 상당한 무게를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반응처럼 그가 여전히 현 정부의 문화정책에 입김을 넣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영화인들의 기대는 “깊은 뿌리가 느껴”지는 영화를 만들어온 그의 신작에 모아진다. 현재 시나리오 작업 중이며 시네마서비스를 통해 발표될 계획이다.

29. 문성근 | 배우

2004 34위 | 2003 18위 | 2002 13위 | 2001 8위

이창동 감독과 반대로 문성근은 오랜만에 <오로라 공주>를 통해 배우로 복귀했지만, 그를 배우로만 바라보는 충무로 인사는 별로 없다. 본인의 극구 부인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참여정부와 여당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며, 영화정책의 브레인으로 간주된다. 스크린쿼터와 영진위 활동 등 그의 머리와 언변을 빌려야 할 사안이 여전히 많다는 이야기이기도 할 것이다.

30. 김지운 | 감독

2004 32위 | 2001 34위

<달콤한 인생>의 영화인 대상 시사회가 끝났을 때 터진 박수소리는 예사롭지 않았다. 관객과 달리 충무로의 ‘선수’들은 이 영화가 성취해낸 기술적 완성도와 장르실험의 성취도에 후한 점수를 줬다. “김기덕과 박찬욱 다음으로 국제 경쟁력을 갖춘 감독”이라는 평가는 장르의 모험을 거듭하면서도 자신의 색채를 잃지 않는 그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 <씨네21> 사진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