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씨네21>을 비판한다 [1]
2005-05-10
글 : 이종도

피가되고 살이되는 批判 6言

창간 10주년을 맞아 감독, 제작자, 기자 여러분께 쓴소리를 듣겠다고 하니 흔쾌히 허락하는 분이 없었다. 깊은 애정과 관심이 없다면 힘들 일이고, 애정이 깊다고 하더라도 그걸 글로 쓴다는 건 별개의 일이다. 일개 독자인 내가 왜 그런 걱정도 모자라 글을 쓰는 수고를 끼쳐야 하느냐는 것이 많은 분들의 푸념이었다. 주제넘게 바쁜 분들을 책상에 앉히고 채근하고 잔소리하는 악역을 기꺼이 맡았다. 사실, 영화를 만드는 분들에 대한 애정이야말로 <씨네21>의 근거다. 이분들의 걱정과 질책은 우리가 가장 먼저 귀기울여 들어야 할 말이라고 믿는다. 구색맞추기 아니냐는 귀여운 힐난도 있었지만, 창조적 소수로 남을 날이 오리라는 것도 각오하라(김홍준), 산업과 관련한 문제의식이 지난 10년간 영화계에 비해 가장 뒤처져 있다(오기민)는 값진 충고를 또 어디서 들을 수 있을까. 실패한 영화의 미덕도 볼 줄 알라(이준익), 단 한번이라도 감독의 마음을 이해하는 문장을 써달라(윤제균), 전투력을 잃지 말고 자신이 적자임을 잊지 말라(이충걸), 좋은 필자에게 필드를 제공하라(신재인)는 고언은 가슴 깊이 와 박힌다.

이제 10년을 온 것이다. 가야 할 길이 아직 많이 남았다. 이분들의 말이 채찍이며 당근이 되어주리라.

일러스트레이션 이강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