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되고 살이되는 批判 6言
창간 10주년을 맞아 감독, 제작자, 기자 여러분께 쓴소리를 듣겠다고 하니 흔쾌히 허락하는 분이 없었다. 깊은 애정과 관심이 없다면 힘들 일이고, 애정이 깊다고 하더라도 그걸 글로 쓴다는 건 별개의 일이다. 일개 독자인 내가 왜 그런 걱정도 모자라 글을 쓰는 수고를 끼쳐야 하느냐는 것이 많은 분들의 푸념이었다. 주제넘게 바쁜 분들을 책상에 앉히고 채근하고 잔소리하는 악역을 기꺼이 맡았다. 사실, 영화를 만드는 분들에 대한 애정이야말로 <씨네21>의 근거다. 이분들의 걱정과 질책은 우리가 가장 먼저 귀기울여 들어야 할 말이라고 믿는다. 구색맞추기 아니냐는 귀여운 힐난도 있었지만, 창조적 소수로 남을 날이 오리라는 것도 각오하라(김홍준), 산업과 관련한 문제의식이 지난 10년간 영화계에 비해 가장 뒤처져 있다(오기민)는 값진 충고를 또 어디서 들을 수 있을까. 실패한 영화의 미덕도 볼 줄 알라(이준익), 단 한번이라도 감독의 마음을 이해하는 문장을 써달라(윤제균), 전투력을 잃지 말고 자신이 적자임을 잊지 말라(이충걸), 좋은 필자에게 필드를 제공하라(신재인)는 고언은 가슴 깊이 와 박힌다.
이제 10년을 온 것이다. 가야 할 길이 아직 많이 남았다. 이분들의 말이 채찍이며 당근이 되어주리라.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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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이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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