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말 등에 올라타지도 못했다”
피터 퍼벤시 역의 윌리엄 모슬리
캐스팅 디렉터 피파 홀은 7년 전 전혀 다른 영화의 캐스팅 건으로 우연히 발견한 얼굴을 기억했다가 퍼벤시 가의 첫째 아이로 데려왔다. 올해 열여덟살인 윌리엄 모슬리는 <나니아…>로 영화에 데뷔했다. 라운드 테이블로 진행된 작은 인터뷰 자리임에도 그는 많이 긴장했는지, 은근히 다리를 떨고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훈련을 이것저것 많이 받았다. 킥복싱, 무술, 검술, 승마. 특히 승마가 어려웠다. 처음엔 말 등에 잘 올라타지도 못했다. 말이 자꾸 공중에 발길질을 해서 떨어지기도 여러 번이었다. 내 스턴트가 있긴 했는데, 촬영장 저쪽 구석에서 차 마시며 놀고 있었고(웃음) 가능하면 내가 직접 하고 싶었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액션 장면들을 열심히 연습했다. 우리 네 사람은 모두 잘 지냈다. 조지와 스캔더가 가끔 말다툼을 하곤 했지만 그것조차 우리가 가족 같은 분위기였기 때문에 생긴 거였다. 나는 모건 프리먼을 정말 존경한다. 케네스 브래너도 좋아하고, <파이트 클럽>의 브래드 피트도 좋다. 주드 로는 모든 영화에서 훌륭했고 모든 연기가 흥미로웠다. <나니아…>에서 함께 연기한 짐 브로드벤트(디고리 교수 역)도 훌륭한 배우다. 그는 우리 네 사람이 각각 어떻게 연기해야 하는지를 다 알고 있었다.”
“아슬란이 죽을 때 우는 연기가 가장 어려웠다”
수잔 퍼벤시 역의 안나 포플웰
윌리엄 모슬리와 함께 인터뷰 자리에 나타난 안나 포플웰은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맨스필드 파크> 등에 출연한 경험 많은 아역배우다. 자리를 불안해하는 모슬리보다 훨씬 안정된 태도로 인터뷰에 임한 그는, 영화 속 수잔의 비중이 원작에서보다 훨씬 늘어난 것이 맞다면서도 “그래도 원작에서도 수잔이 가장 좋았다”고 똑 부러지게 대답했다.
“아슬란이 죽는 돌탁자 장면이 가장 어려웠다. 우는 연기를 3∼4일 동안 계속 했다. 감독은 진짜 슬픈 눈물이 우리에게서 나오길 바랐는데, 난 주변에서 누가 죽는 경험을 겪어보지 않아서 감정을 제대로 잡기가 힘들었다. 마지막 전투신은 나를 포함해 모두에게 촬영하기 힘들었던 장면이다. 내가 출연한 것과 상관없이 가장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는 대관식 장면이다. 모든 촬영을 다 끝내고 뉴질랜드에서 찍었는데, 우리가 지금까지 고생하고 비로소 뭔가를 이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앞으로 메릴 스트립, 케이트 블란쳇, 내털리 포트먼 등을 닮고 싶다. 더스틴 호프먼도 무지무지 좋아한다. 그리고 제이크 질렌홀. 정말 매력적(yummy)인 남자다.(웃음)”
“에드먼드는 나와 매우 비슷하다”
에드먼드 퍼벤시 역의 스캔더 케인즈
에드먼드는 퍼벤시 가의 4남매 중 가장 입체적인 캐릭터다. 그는 다소 비뚤어져서 막내 동생 루시를 괴롭히고 형, 누나에게 곧잘 반항하지만 마음 한켠에 가족에 대한 헌신의 준비가 되어 있는 용기있는 소년이기도 하다. C. S. 루이스가 연약한 인간을 대변해 만든 캐릭터 에드먼드 역은 9살에 TV영화 <맥베스>에 출연하면서 연기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4남매 중 내 역할이 가장 변화무쌍하고 감정의 변화도 많은데, 어떤 장면에서는 에드먼드가 나와 매우 비슷한 면이 있다. 장난꾸러기이고 남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는 점 등이 닮았다. 전체적으로는 에드먼드의 연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최고의 역할인 것도 분명하다. 누구라도 에드먼드는 하기 어려운 역이었을 것이다. 감독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틸다 스윈튼에게 맞았을 때는, 음, 정말 아팠다. 그리고 틸다는, 음, 정말 무섭다. (웃음)”
“틸다와 제임스를 합친 배우가 되고 싶다”
루시 퍼벤시 역의 조지 헨리
이제 10살인 조지 헨리는 캐스팅 당시 8살이었다. 연기가 뭔지도 모르고 할 것 같은 그 나이에 조지 헨리는 관객의 예상보다 훨씬 열정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2000:1의 경쟁을 뚫고 루시 역에 캐스팅됐고, <나니아…>가 그의 첫 영화다. 조지 헨리는 퍼벤시 가의 루시처럼 밝고, 타국 기자들 앞에서 농담도 곧잘 하는 발랄한 꼬마 아가씨다.
“7살 때, 그러니까 이 영화에 캐스팅되기 전에 원작을 처음 읽었고 정말정말 좋아했다. 영화를 다 찍고 나서 다시 읽었는데 또 한번 정말정말 좋았다. 이번 영화에서 내가 정말정말 좋아하는 장면은 툼누스와 루시가 처음 만나는 장면이다. 틸다 스윈튼은 정말정말 훌륭한 배우다. 정말정말 커리어도 멋지고, 정말정말 연기도 잘한다. 그리고 툼누스 역으로 나와 호흡을 맞춘 제임스 매코보이도 정말정말 훌륭한 배우다. 정말정말 연기도 잘하고, 정말정말 재미있다. 내가 정말정말 닮고 싶은 배우는, 바로 틸다와 제임스를 합친 것이다. 그럼 정말정말 멋진 배우가 나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