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라 나이틀리 Keira Knightley
<슈팅 라이크 베컴>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펄의 저주> <킹 아더> <오만과 편견>
“미국의 젊은 여배우들은 완벽한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그러나 인간은 결점이 있기에 완벽할 수 있다. 나는 완벽한 얼굴 같은 데는 별 흥미가 없다.”
키라 나이틀리는 나이보다 조숙해 보인다. 그가 겨우 스무살이며, <오만과 편견>으로 역사상 세 번째 어린 나이로 오스카 주연상 후보에 올랐다는 사실은 조금 놀랍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펄의 저주>와 <킹 아더>보다 나이틀리를 잘 대변하는 작품은 지난 2002년에 출연한 영국 미니시리즈 <닥터 지바고>일 것이다. 겨우 16살의 나이로 거친 러시아 대지의 여인 라라를 연기한 그는 소녀의 몸으로 성인의 강단을 품은 배우처럼 느껴진다. “언젠가 일은 그만 들어올 테고, 사람들은 나를 지겨워하게 될 것이다. 그런 건 슬프거나 괴로운 일이 아니다. 그저 진실일 뿐”이라고 벌써부터 말하는 그가 애늙은이로 조로하지는 않겠냐고? 그의 앞에는 카메라 앞에서 신나게 놀면 그만일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가 남아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일이다.
Good: 이른 오스카 후보 지명과 <캐리비안의 해적…> 후속편은 그를 가장 비싼 여배우 중 하나로 만들 것이다.
Bad: 이미 우리는 지나치게 빨리 오스카의 은총을 받았다 추락해간 여배우들을 알고 있다. 마리사 토메이, 위노나 라이더, 미라 소비노….
매튜 맥파든 Matthew Macfadyen
<에니그마> <스푸크> <오만과 편견>
“나는 영국인이지만 제인 오스틴의 원작을 읽은 적이 없다. 나의 다아시는 순전히 대본에서 만들어진 인물이다.”
콜린 퍼스의 1995년판 다아시를 그리워하는 사람이라도, 맹하고 순진한 맥파든의 다아시를 사랑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어딘가에서 갑자기 나타난 듯한 매튜 맥파든은 유명한 영국왕립연극아카데미(RADA) 출신. 오랫동안 웨스트 엔드의 연극계에서 활동한 그가 스타덤에 오른 것은 영국 첩보기관 MI-5를 다루는 <BBC> 미니시리즈 <스푸크>(Spooks)에서 냉철한 톰 퀸 역을 맡으면서다. 새로운 다아시가 로맨틱코미디에서 달콤한 키스를 보내기를 바라는 여성팬들의 염원은 아직 요원한 모양. 그는 곧 피터 그리너웨이의 차기작인 <나이트 워치>의 촬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Good: 휴 그랜트와 주드 로가 난봉꾼으로 판명난 지금, 세상은 아름답고 점잖은 영국 신사를 한없이 기다리고 있다.
Bad: 하지만 아무래도 맥파든에게는 휴 그랜트와 주드 로의 야비하고 유들유들한 매력이 부족하다.
대니얼 크레이크 Daniel Craig
<마더> <툼레이더> <레이어 케이크> <뮌헨>
“끔찍하게 실패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내가 007 프랜차이즈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어 30년 이상 더 이어지도록 만들 수도 있지 않겠나.”
대니얼 크레이크가 새로운 본드로 선정된 이후 영국의 미디어는 전쟁이라도 치르는 듯하다. 어느 본드 팬클럽은 보이콧을 선언했고, 선배 본드들은 크레이그를 지원사격하고 나섰다. 논쟁을 끝내려면 숀 코너리의 말을 인용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끝내주는 선택이다. 대니얼은 완전히 다른 본드이며, 프랜차이즈의 새로운 출발이다.” 그는 사실 본드 없이도 훌륭한 주연급 스타가 되었을 배우다. 프란시스 베이컨의 일대기를 다룬 <사랑은 악마>, <툼레이더>의 섹시한 악당, 테드 휴스 역을 맡은 <실비아>와 애인의 엄마와 사랑에 빠지는 노동계급 남자를 연기한 <마더>에서 크레이그는 진중하고 무게감있는 주연급 배우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아직도 그의 가능성이 의심스럽다면, 니콜 키드먼과 공연한 <신체 강탈자들의 침입>의 리메이크 <비지팅>을 조용히 기다리면 된다.
Good: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그는 본드, 제임스 본드다.
Bad: 그러나 한번 살인면허를 발급받은 이상 본드라는 이름의 접착력을 떼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제이미 벨 Jamie Bell
<빌리 엘리어트> <킹콩> <춤스크러버> <언더토우>
“모든 미국 배우들은 마치 공장에서 찍어낸 것 같다. 참 딱한 일이다.”
사람들은 벨이 영원한 빌리이기를 바라겠지만, 그도 스무살을 앞둔 성인 남자다. 그의 최근 행보가 별달리 알려지지 않은 까닭은 <빌리 엘리어트>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인디영화에 주력해온 까닭이다. 마이클 고든 그린의 <언더토우>와 <춤스크러버> <디어 웬디>는 기이한 서정성을 지닌 성장영화들. 게다가 벨은 이탈리아 브랜드 ‘미우미우’의 광고 모델로도 활약하며 조용히 성장을 도모해왔다. 에반 레이첼 우드와의 스캔들과 <킹콩>의 출연으로 뜨겁게 2005년을 보낸 그의 차기작은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우리 아버지들의 깃발>(The Flags of Our Fathers). 제이미 벨은 예상보다 더 거대한 이름이 될 가능성이 크다.
Good: 스티븐 달드리 등 수많은 조력자들이 뒤에 숨어 있다. 잘못된 선택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Bad: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를 발레소년 ‘빌리’로 매어두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