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가이드]
드라마 ‘얼마나 좋길래’ 동수역으로 눈길 끄는 김지훈
2006-07-24
글 : 남지은 (<한겨레> 기자)
인기보다 연기, 빛 못본 5년의 교훈이죠

“인기요? 그런 거 생각하지 않고 연기하고 있습니다.” 이민기, 한혜진, 이영아…. 문화방송 일일드라마는 꾸준히 새로운 스타를 발굴해왔다. 〈얼마나 좋길래〉(월~금 오후 8시20분)로 그 바통을 이어받은 김지훈에게 “차세대 스타가 되기를 기대하느냐”고 물으니 손사래부터 친다. “그랬다면 젊은 친구들이 많이 보는 트렌드 드라마에 출연했겠죠. 이 드라마는 연기를 배우고 싶어 선택한 것입니다.”

드라마가 방송 4주차에 접어들면서 김지훈(25)에 대한 관심도도 덩달아 상승했다. 그가 맡은 동수는 완도 동고리 마을의 청년회장이자 밝고 정이 많은 인물. 여린 꽃미남 같은 인상이 선 굵은 바다 사나이에 어울릴까 싶었지만 “딱 내 역할”이라며 자신감 넘치게 잘도 씹어 소화하는 중이다. “여리게 생겼다고들 하지만 실제 성격은 남자다워요.” 씩씩하게 대답하는 모습이 올찬 동수를 닮기도 했다.

상대역을 맡은 조여정과의 호흡도 각별하다. 〈흥부네 박터졌네〉에서 함께 연기하면서 둘도 없는 친구가 됐다고 한다. “주인공이 부담스러워 조연을 맡고 싶었는데 여정이가 상대역이라고 하니 힘이 되더라고요.”

드라마 초반 분량인 완도에서의 촬영은 힘들었다. 〈위대한 유산〉과 함께 출연할 때라 찍고 빠지기를 반복하는 고된 일정 속에 의외로 보람있는 사건도 있었다. “극에서 톳을 두고 벌어지는 이야기는 현실과 똑같아요.” 드라마에서 톳을 두고 완도 사람들과 일본 바이어들이 팽팽히 맞섰던 것도 실제 사건을 두고 만들어진 이야기라고 한다. “그 뒤 완도의 상황을 알려주었다고 주민들이 고마워하시는데, 지금까지는 내가 남에게 도움이 되었던 일이 별로 없었거든요.”

동안이라 신인 같은 인상이지만, 김지훈은 5년차 배우다. 2001년 엠넷 브이제이를 시작으로 드라마 〈러빙유〉 〈흥부네 박터졌네〉 〈토지〉 〈사랑찬가〉 〈황금사과〉 〈위대한 유산〉 등 매년 1~2편씩 쉬지 않고 달려왔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 그는 “거듭된 실패 덕분에 인기에 연연하지 않게 됐다”며 “처음엔 남들처럼 꽃미남 스타를 꿈꿨지만 많은 작품을 거치면서 연기로 인정받는 것이 인기를 얻는 것보다 감사한 일이란 걸 깨닫게 됐다”고 덧붙였다.

“남들에게 누가 되지 않게 내 몫을 확실히 해내고 싶다”는 김지훈은 〈얼마나 좋길래〉가 그의 첫번째 대표작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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