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인터뷰] “시청자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는 무엇일까 고민한다”, <청소광 브라이언> <돈슐랭> <소비더머니> 손재일 MBC 사업제작센터 커머스제작팀 부장
2024-04-26
글 : 임수연
사진 : 오계옥

MBC는 2018년부터 ‘14F’, 2020년부터 ‘M드로메다 스튜디오’ 채널을 개설해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하고 있다. 14F는 정보의 예능화, M드로메다 스튜디오는 MBC B급 감성의 예능을 지향한 콘텐츠를 제작한다. 최근 14F는 구독자 수 200만명을 돌파했고, M드로메다 스튜디오가 제작한 <청소광 브라이언>은 TV 파일럿 프로그램으로도 편성됐다. MBC 콘텐츠 사업본부 Biz혁신국 사업제작센터 커머스제작팀은 디지털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드는 부서다. 유튜브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디지털플랫폼에 게재되는 콘텐츠를 관할한다. 예능, 드라마국과는 별개의 독립적인 조직으로 이곳에 소속된 기자, PD들이 따로 있다. 그들은 콘텐츠 산업의 격변기를 통과하며 레거시 미디어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나가는 동시에 새로운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지난 7년 동안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디지털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증명하는 데 성공한 MBC 커머스제작팀의 목소리를 들었다.

-최근 <청소광 브라이언>이 TV로 편성돼 화제를 모았다. 어떻게 진행된 건인가.

=유튜브에서도 종종 대형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청소광 브라이언>은 사이즈를 키워서 TV향으로 갔다. 디지털 IP가 TV IP로 변신한 것이다. 김대호 아나운서가 <뉴스안하니> 등 유튜브 콘텐츠에서 먼저 화제가 된 후 같은 캐릭터로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것처럼 말이다. 다만 준비 시간이 촉박했고 디지털 콘텐츠가 TV 방송으로 넘어갈 때 수위 조절 등의 문제가 있어서 고민을 많이 했다.

- <청소광 브라이언>을 포함한 많은 유튜브 콘텐츠들이 독특한 캐릭터 중심으로 기획된 경우가 많다. 이런 인물들은 어떻게 물색하나.

= M드로메다 스튜디오의 PD들이 디지털 세계에서 밈화되어 있는 사람들이 누가 있는지 먼저 찾는다. 그리고 인물에 관한 스토리텔링을 한다. 예전에는 기획을 먼저 한 후 거기에 맞는 사람을 섭외했다면, 일반화할 순 없지만 유튜브에서는 밈화된 인물들에서 먼저 출발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PD와 제작진이 기획안을 먼저 짠 후 데스크와 논의 후 선정해서 제작에 들어간다.

- 정보성 콘텐츠를 만드는 14F는 훨씬 루틴한 회의를 하지 않을까 예상된다. 기획 회의는 어떻게 하나.

= 작가와 함께 기획 회의를 하면서 앞으로 다룰 아이템을 쌓아둔다. 그리고 그것들을 하나씩 제작해나간다. TV처럼 편성을 확정한 후 쭉 가는 게 아니라 8편 정도를 먼저 해본 후 성과가 있으면 계속 가고 아니라면 그다음 단계의 기획안들로 넘어간다. M드로메다 스튜디오나 14F나 8편 정도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 반응이 좋으면 한 시즌 더 간다.

- 유튜브 콘텐츠 제작을 해보니 레거시 미디어와는 어떤 차이가 있던가.

= 썸네일 클릭률과 시청 지속 시간에 의해 알고리즘이 노출된다. 영상의 핵심 내용을 인트로에 먼저 보여주는 경우가 많은 것도 시청 지속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다. 때문에 기승전결의 작법이 먹히지 않는다. 확실히 편집 템포도 TV향보다 훨씬 빠르다. 시청자의 관심사도 다르다. 우리는 출입처에 나가서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는 게 아니라 이미 있는 소스를 재구성하는 경우가 많지 않나. 그러다보니 커뮤니티발 뉴스나 콘텐츠를 많이 다루게 된다. 결국 MBC가 만드는 디지털 콘텐츠는 ‘정보’가 있어야 된다. 그래야 단순 클릭에 그치지 않고 구독이라는 큰 액션을 유도할 수 있다. 시청자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는 무엇일까 고민을 많이 한다. 또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실패한 기획은 빨리 폐기하고 다른 것을 시도할 수 있다.

- 다양한 정보를 담다 보면 영상 길이가 길어질 수도 있다. 러닝타임이 시청 지속 시간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보나.

= 미드폼에 광고를 넣으려면 최소 8분 이상이 되어야 한다. 또 요즘 사람들은 10분 이상 되는 긴 영상을 보지 않는다. 그래서 <10분 토론>이라는 콘텐츠를 기획했다. 그런데 어쩌다가 12분짜리 영상을 올렸더니 사람들이 “이러지 말고 그냥 긴 본편을 보여달라”고 반응하는 거다. 그래서 54분짜리 풀버전을 올렸다. “이제야 볼만하다”는 댓글이 달렸다. 사람들은 긴 영상을 보지 않는다며 무조건 짧게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은 우리의 착오였다. 그래서 잘못된 기획을 해서 죄송하다고 인정했다. (웃음) 이 자체가 밈이 되고 놀이가 되는 것 또한 유튜브이기에 가능하다.

- 레거시 미디어 종사자들이 유튜브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 때 수익모델이 모호해 고민이 많았던 시기가 있었다. TV 방송만큼 인력과 자본을 투입해 만들면 이를 충당할 수익을 올리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간 14F와 M드로메다 스튜디오는 어떤 수익모델을 발견했나.

= 팀 인원이 70명 정도 되는데 이 정도 인원이 먹고살 정도의 수익은 내야 한다. 유튜브 채널 내 광고 인벤토리, 브랜디드 콘텐츠 제작, 굿즈 판매 등은 물론 요즘은 외주 대행도 한다. 다른 기업의 채널을 운영해주는 것이다. 마케팅 전반을 함께 대행하며 수익을 내는 경우도 있다. 14F의 경우 패스트캠퍼스의 교육 콘텐츠도 제작한다. 콘텐츠로 할 수 있는 모든 실험을 다 하고 있다.

- 스튜디오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여러 부침이 있었을 듯하다. 어떻게 극복해나갔나.

= 14F에서 하던 데일리픽은 하루 늦게 나가는 뉴스였다. 몇달 동안 조회수를 살펴봤는데 2천~3천회에 머물러 있었다. TV 콘텐츠가 형식을 조금 바꾼다고 해서 디지털 플랫폼에서도 유효하지는 않는 것이다. 그때부터 소위 ‘유튜브스러운’ 콘텐츠를 전체 팀원들이 탐닉하면서 유튜브 플랫폼에서 먹힐 만한 것이 무엇인가 고민을 많이 했다. 당시 ‘레트로’가 유행이었는데 ‘기분이 조크든요’ 밈의 원출처가 MBC 아카이브에 있어 이를 콘텐츠로 만들었더니 오히려 그게 조회수가 터졌다. 얼마 전 14F 구독자 수가 200만명을 돌파했지만 사실 여전히 위기다. 구독자 수와 조회수는 정방향으로 같이 가지 않는다. 구독자가 아무리 많아도 조회수가 안 나오는 경우도 많다. 그러니 매번 기획 회의를 하고 콘텐츠를 갈아야 한다. 콘텐츠를 오래 안고 가고 싶어도 그러지 못한다. 주어진 예산을 어떻게 집행해서 최대한의 성과를 낼지 사업성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다. 업계의 변화가 너무 빠르다.

- 영원한 강자가 없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 개인적으로는 마케터들이 모두 ‘인급동’ (인기급상승동영상)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상상하고 있다. (웃음) 10위 안에 들면 반드시 어디서든 연락이 오고 순위에 드는 콘텐츠는 자주 바뀐다. 아무리 채널이 잘나가도 언제 인기가 식을지 모르는 것이다. 요즘 유명 연예인이 나오는 콘텐츠가 잘되는 것처럼 보여도 언제까지 화제성이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 1인 크리에이터는 본인이 잘되는 한 계속 갈 수 있지만 조직은 다르지 않은가. 치열하게 계속 새로운 IP를 개발할 수밖에 없다.

공통질문

청소광 브라이언

1. 이게 되네? 구독자에게 우리 스튜디오가 각인된 콘텐츠는?

“채널 초창기에 <아이돈케어> 덕분에 14F 구독자 수가 5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김대호 아나운서의 <4춘기>도 화제가 됐다. 14F에서 가장 오래 지속되고 있는 <돈슐랭> 역시 채널의 대표 콘텐츠라 할 수 있다. M드로메다 스튜디오의 경우 <청소광 브라이언>이 가장 잘됐다.”

2. 예상보다 조회수는 낮았지만 애정하는 콘텐츠는?

“<인디아나준스>. 초반에 야마시타 골드를 다룬 콘텐츠를 만들었는데 조회수가 잘 안 나왔다. 그래서 제작진에 ‘미스터리는 채널과 잘 맞지 않으니 그만하자’고 했다. 그런데 다음 에피소드부터 조회수가 빵빵 터졌다. 그래서 내가 틀렸었다고 제작진에 사과했다. (웃음) 하지만 저작권을 지키면서 사용할 수 있는 소재가 많지 않은 기획이라 더이상 시즌을 이어갈 수 없었다. 그 점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