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흥행영화
장년층에게 추억으로 환심
“수익을 본 것은 아니지만 과거 흥행작에 대한 관객의 지지는 확인했다.” 지난해 11월 드림시네마에서 재개봉한 <더티댄싱>은 현재까지 약 1만2천명 관객을 동원했다. 재개봉을 추진한 즐거운시네마의 김은주 대표는 드림시네마에 이어 옛 허리우드극장을 인수해 ‘추억의 흥행작 전용관’을 설립했고, 이곳에서는 지난 4월1일부터 <벤허>를 상영하고 있다. <더티댄싱>이 화제가 되면서 심지어 몇몇 멀티플렉스도 이 추세에 동참하려는 조짐을 보일 정도다. 하지만 <더티댄싱>을 관람한 관객이 “왜 멀티플렉스까지 고전영화를 상영하려 하냐”며 “오래된 영화를 오래된 극장에서 보는 게 더 좋다”는 내용의 글을 극장 홈페이지에 올리고 있다. 김은주 대표가 바라보는 틈새는 30, 40대 관객이다. 50대 이상의 관객은 영화정보에 대한 접근도가 낮기 때문이지만 자신이 함께 추억을 공유한 세대가 30, 40대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선은 30, 40대를 공략해 입소문이 늘어나면 이후에는 40, 50대 관객을 위해 <타워링>이나 <빠삐용> 등의 영화도 상영할 계획이다.” 이후 라인업으로는 <고교얄개>나 <괴짜만세> 같은 과거 얄개 시리즈부터 <영웅본색> <첩혈쌍웅> 등 홍콩영화가 대기 중이다.
기독교 소재 영화
종교의 힘은 대단해
지난 3월20일 개봉한 <어메이징 그레이스>의 시사회는 관객의 기도로 시작했다. 서울지역 교회에 재직 중인 장로, 전도사들을 대상으로 첫 시사를 가진 <어메이징 그레이스>는 이후 온누리교회에서도 기독교 신도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시사회를 열었다. 지난 2004년 개봉한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가 기독교인들의 호응으로 흥행에 성공했던 점을 기억한다면 오히려 심심해 보이는 사례. 당시에는 기독교 신도들의 단체관람은 물론이고 극장 한관을 전부 대관해서 관람하겠다는 교회도 있었다. 지난해 12월에 개봉한 <신과 나눈 이야기>도 교회 상영을 통해 일정 수익을 보전한 것을 보면 이제 교회시장은 나름 틈새시장으로 자리 잡은 듯하다. 향후 라인업으로 기독교를 소재로 한 영화를 준비 중인 한 수입사 관계자는 “대한민국에서 이토록 특정 영화에 열광하는 집단도 없을 것이다”고 말한다. “어떤 이들은 교회에서 영화를 상영하는 게 시스템적으로 가능하냐고 하는데, 몰라서 하는 말이다. 필름 상영을 못할 뿐이지 웬만큼 큰 교회들은 다 베타 테이프로 상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일반적으로 한곳의 교회에서 영화를 상영할 때 얻는 수익은 대략 30만원에서 50만원 정도. 신도 수가 많아 재정이 튼튼한 교회에서는 100만원가량 행사비를 받는다고 한다.
테마 기획전
관객의 입맛에 맞춰
마음에 드는 테마를 골라잡아라. 멀티플렉스 체인인 씨너스가 이수점과 이채점에서 진행하는 ‘씨네마 큐레이터 AT9 미니씨어터’는 관객의 다양한 취향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큐레이터’라는 말 그대로 특정 테마에 맞게 선정한 영화를 ‘전시’하는 개념. 씨너스 이수의 류보영씨는 “관객 입장에서는 숨어 있는 영화들이나 진정한 평가를 받지 못한 영화들을 대상으로 하며, 때로는 감독이나 배우를 선정해 특별전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열린 ‘핑크영화제’가 첫 시작이었고 현재는 장국영 추모기획전을 비롯해 퀴어영화와 한국 인디영화를 소개하는 기획전을 열고 있는 중. 눈에 띄는 수익보다는 극장 이미지 차별화를 위해 마련된 행사이지만, 관객이 찾지 않는 시간들을 채워서 생색을 내려는 건 아니다. 매주 월·화·수·목요일에 걸쳐 프라임 시간대인 오후 7시30분에 기획전 영화를 상영하고 있으며, 관객의 반응도 극장 관계자들이 놀랄 정도로 뜨거운 편이다. 지난 3월에 상영한 <은하해방전선>에 이어 장국영의 <해피 투게더>가 매진 사례를 기록했고, <우리학교>와 <두번째 사랑> 또한 개봉관에서 영화를 놓친 관객이 몰리면서 선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