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가자, 함께 지옥으로 가자! 슬리퍼 히트 예감작 5편
2009-03-31
글 : 김도훈
우리의 뒤통수를 멋지게 후려칠 슬리퍼 히트 예감작 5편

상식적인 진실 하나. 여름 기대작 중 절반은 결국 블록버스터가 아니라 디제스터(Disaster)로 판명난다. 그리고 그 자리는 예기치 않았던 히트작들이 채우곤 한다. 10편의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으나 우리의 뒤통수를 멋지게 후려칠 슬리퍼 히트 예감작 5편이 여기에 있다. 몇편은 개봉 미정이다. 개봉 불능이라는 소리는 아니니 안심하시라.

<드랙 미 투 헬> Drag Me to Hell
감독 샘 레이미 출연 출연 앨리슨 로먼, 저스틴 롱 개봉예정 6월

우리는 잠시 잊고 있었다. <스파이더 맨>으로 블록버스터의 제왕이 되기 전의 샘 레이미가 <이블 데드>를 만든 호러의 마왕이었다는 걸 말이다. <드랙 미 투 헬>은 오랜만에 호러 장르로 복귀한 샘 레이미의 신작이다. 내용도 아주 B급영화스럽다. 은행 대출업무를 담당하던 크리스틴(앨리슨 로먼)과 남자친구(저스틴 롱)가 집 융자금 상환기한을 늘려달라는 노파의 부탁을 거절했다가 저주에 걸려 생지옥을 경험한다. 오컬트와 고어가 뒤엉킨 이 작은 규모의 호러영화는 관객을 지옥으로 끌고 가려는(Drag Me to Hell!) 제왕의 복귀다.

<페임> Fame
감독 케빈 탄체론 출연 폴 맥길, 니튀리 노튼, 케슬리 그래머 개봉예정 9월

뮤지컬영화의 전성기가 확실히 되돌아왔나보다. 앨런 파커의 <페임>이 리메이크되리라고 상상이나 했겠는가 말이다. 새로운 <페임> 역시 뉴욕 피오렐로 라 구아디아 예술학교를 배경으로 스타를 꿈꾸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어정쩡한 신인배우들이 대충 노래하고 춤추는 영화가 아니다. <코러스 라인>과 <헤어스프레이> 등에 출연 중인 젊고 잘생긴 브로드웨이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고, 유명한 안무가 케빈 탄체론이 메가폰을 잡았다. 아이린 카라가 불렀던 테마곡 <Fame> 외 수많은 신곡들도 삽입될 예정이다. 최근 몇년간 한국에 불어닥친 뮤지컬 열풍을 생각해본다면 <페임>이야말로 진정한 슬리퍼 히트작이 될 가능성이 크다.

<파이널 데스티네이션4> Final Destination: Death Trip 3D
감독 데이비드 R. 엘리스 출연 보비 캄포, 할리 웹, 크리스타 앨런 개봉예정 9월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시리즈의 수익률을 능가하는 호러영화 시리즈는 <스크림>밖에 없다. 게다가 <파이널 데스티네이션>의 모든 시리즈가 준수한 퀄리티를 유지한 것도 호러 장르 속에서는 기적과 같은 일이다. 제작자들이 이 우연과 필연의 깜짝쇼를 스크린에 되살리기로 결정한 것도 놀랄 일은 아니다. <파이널 데스티네이션4>의 내용을 알 필요는 없다. 재앙에서 살아남은 일단의 십대들이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많은 뾰족하고 둔중하고 딱딱하고 뜨거운 것들’에 의해 하나씩 살해당한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4편은 3D로 만들어진다. 그들의 죽음을 온몸으로 느끼며 극장에서 비명지를 수 있을 거란 소리다.

<더 이어 원> The Year One
감독 해럴드 래미스 출연 잭 블랙, 마이클 세라 개봉 미정

2009년 여름은 코미디가 유독 약하다고? 그럴 리가. <더 이어 원>에 참여한 제작진의 이름을 먼저 살펴보자. 제작은 지금 미국에서 가장 웃기는 감독 겸 제작자 주드 애파토우, 감독은 <사랑의 블랙홀>과 <애널라이즈 디스>의 해럴드 라미스, 주연은 잭 블랙과 마이클 세라. 안 웃기면 죄악인 영화다. 내용은 두명의 게으른 원시시대 사냥꾼들이 고향 마을을 떠나 고대세계를 여행한다는 이야기다(그리고 두 바보들은 현존하는 역사를 제멋대로 재구성한다). 잭 블랙이 요즘 좀 ‘덜’ 웃겼다는 게 맹점이긴 하지만, 주드 애파토우에 마이클 세라까지 붙었으니 걱정은 붙들어 매시라.

<브루노> Bruno
감독 사샤 바론 코언 출연 사샤 바론 코언, 앨리스 에반스 개봉 미정

<보랏: 카자흐스탄 킹카의 미국 문화 빨아들이기>의 사샤 바론 코언이 귀환한다. 페이크다큐멘타리 스타일의 코미디영화 <브루노>에서 사샤 바론 코언이 맡은 역할은 오스트리아 출신 게이 패션 리포터 ‘브루노’다. 이 포복절도할 캐릭터 역시 보랏과 마찬가지로 사샤 바론 코언이 영국 TV쇼 <다 알리 G 쇼>에서 창조했던 수많은 얼터 에고 중 하나. 보랏을 앞세워 미국 문화를 배배 꼬아 능멸했던 코언의 칼날이 어떻게 미국 패션계를 박살낼지가 관건이다. 이미 유니버설은 4억2500만달러에 영어권 국가 배급권을 가져갔단다. 그렇다면 한국 개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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