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이 살아있다2> Night at the Museum: Battle of the Smithsonian
감독 숀 레비 출연 벤 스틸러, 로빈 윌리엄스, 에이미 애덤스 개봉 5월21일
2006년 크리스마스 히트작 <박물관이 살아있다!>가 전세계에서 5억7500만달러를 벌어들인 뒤, 감독 숀 레비는 셀 수 없이 많은 감사장을 받았다. 영화를 본 어린이들과 부모, 박물관 큐레이터들로부터다. 극장을 다녀온 아이들이 부모를 재촉해 지역 박물관을 찾았고, 공간적 배경이었던 뉴욕 자연사박물관의 입장객은 개봉 뒤 20% 증가했다. 본의는 아니었지만 오락·교육·상업의 일석삼조 효과를 불러온 셈. 이런 환대와 호응 속에서 속편의 제작은 탄탄대로를 달렸다.
그런데 <박물관이 살아있다2>의 스틸과 예고편이 공개됐을 때 팬들은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 박물관 내부야 어디나 비슷비슷하고 출연진도 그대로다 보니 사진과 영상이 보여주는 그림이 전편과 거의 똑같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림이 뻔한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벤 스틸러를 비롯한 출연진의 대부분이 돌아오며, 촬영감독인 기예르모 나바로 역시 감독 숀 레비와 함께 복귀한다. 오리지널의 인기를 수혈한 재탕이 아니라, ‘박물관 신드롬’을 만들어낸 바로 그 사람들이 의기투합했다는 점에서 신뢰가 간다. 레비는 1편의 경험을 바탕으로 출연진에게 스스로의 역량을 발휘할 최대 자유를 허용했다는데, 덕분에 영화 곳곳에서 감칠맛 나는 애드리브가 빛날 예정. “로빈과 벤이 마주하는 장면은 정말 끝내준다. 그들은 매번 지칠 때까지 즉흥적으로 대사를 주고받았다.”
통상 속편에는 전편을 능가할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 기대에 화답이라도 하듯, 2편은 무려 1억3600만점의 유물을 자랑하는 “미국의 다락방”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을 무대로 선택해 스케일과 품격을 보장했다. 래리(벤 스틸러)가 워싱턴 D.C.까지 오게 된 경위는 이렇다. 뉴욕 자연사박물관이 내부 수리를 사정으로 문을 닫으면서, 스미스소니언에 전시물 보관을 위탁한 것. 덕분에 래리와 미운 정 잔뜩 든 테디 루스벨트(로빈 윌리엄스)며, 카우보이 제드(오언 윌슨), 옥타비우스(스티브 쿠건) 등의 전시물들도 스미스소니언에 함께 도착한다. 2편의 야단법석은, 16개나 되는 방대한 전시관 중에서도 국립 항공우주박물관에서 벌어진다. 소심한 이혼남 래리는 이곳에서 대서양을 최초로 횡단한 여성 비행사 아멜리아 이어하트(에이미 애덤스)를 만나 달콤한 로맨스도 누린다고 하니, 가족관객뿐만 아니라 연인관객도 2009년 불어올 박물관 순풍에 박차를 가할 듯 보인다.
UP/ 이십세기 폭스는 ‘스미스소니언’의 이름을 영화제목에 넣기 위해 55만달러를 지불했다고 하니, 미국인에게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이 가지는 위상을 짐작할 만하다.
DOWN/ 스미스소니언만큼이나 미국인이 사랑하는 <터미네이터> 4편과 개봉일이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