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장유정] 뮤지컬을 흔든 그 괴력으로
2010-01-14
글 : 김용언
사진 : 최성열
<김종욱 찾기!> 감독 장유정

그동안 영화계에서 입질이 없었을 리 없다. 25만명이 관람한 <김종욱 찾기!>, 17만명이 찾은 <오! 당신이 잠든 사이>의 각본과 연출을 맡았던 뮤지컬계의 스타 장유정 감독을 탐내는 이들은 많았다. 사실 2004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을 졸업한 뒤 그녀는 영화쪽에 먼저 뛰어들었지만, 2년 동안 대여섯편이 전부 엎어지면서 ‘영화와 인연이 없나보다’ 지레 포기했다고 했다. 그러다가 라이선스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를 준비하며 극중 주인공 엘 우즈처럼 ‘모든 도전에는 편견을 깨는 용기가 필요하다’라는 다짐을 떠올렸다고. “뮤지컬을 잘하고 있는데 굳이 영화쪽으로 옮겨가서 고생할 필요가 있을까, 주변 분들이 걱정을 많이 했다. 스스로도 여러 번 자문했다.” 그동안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한결같았지만 기회가 안됐다. 그러다가 진짜 기회가 왔다. 현재에 머무르는 게 답일까, “밑바닥부터 열심히 공부해서 올라가는 중”이라며 점핑하는 게 답일까. 장유정 감독은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로 후자를 택했다. 장유정 감독에게 러브콜을 보낸 곳은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키친>을 제작한 수필름이다. 드디어 뮤지컬 <김종욱 찾기!>가 ‘드라마’ 극영화로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오래전 인도 여행길에서 만난 첫사랑 김종욱을 되찾으려는 여자, ‘첫사랑찾기주식회사’라는 사업을 시작했다가 얼떨결에 그녀의 모험에 말려드는 남자. 낭만적 연애의 판타지와 첫사랑의 신화는 현실적인 선에서 균형감을 유지하고, 연애를 해봤거나 연애 중이거나 연애하고 싶은 이들 모두를 툭 건드리는 감정선이 산재한다. 영화에선 주인공의 성장통이 또 다른 중요 축이다. 사랑과 일, 정체성에 대한 고민으로 제2의 사춘기를 겪는 여성들이 공감할 만한 디테일이 차곡차곡 쌓여갈 것이라고. 인도라는 공간 역시 한국영화로는 최초로 중요하게 다뤄진다는 귀띔이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 원안을 쓰는 데에는 3일, 그걸 각본으로 완성하기까지 1년이 걸렸다고 했다. “나는 정말 노력을 많이 한다”는 자평처럼, 하나하나 허투루 지나치지 않으며 다양한 스펙트럼의 관객을 모두 만족시킬 만한 보편성을 끌어안기 위해 무척 오랫동안 작품에 매달리는 장유정 감독의 부지런함은 이번에도 빛을 발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추천사 ★ 영화사 수필름 민진수 대표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관객에게 ‘첫사랑의 기억을 안고 가면서도 현실에 충실해야 한다’는 편안한 위로를 준다. <오! 당신이 잠든 사이>나 <형제는 용감했다>까지 챙겨보고 나니, 장유정 감독이 남녀간의 사랑만이 아니라 인간사를 두루두루 건강한 대중성으로 포괄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장유정 감독이라면 단순한 로맨틱코미디 장르에 그치는 게 아니라, 그 자체로 가치를 줄 수 있고 진정성까지 담보하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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