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왕국에 미키 마우스와 도널드 덕이 있다면 픽사 공화국에는 우디와 버즈가 있다. 장난감과 생활용품에 인격을 불어넣은 존 래세터 감독의 단편 <틴 토이>와 <용감한 토스터의 모험> <레드의 꿈>에 유전적 기원을 둔 <토이 스토리>의 장난감 가족은, 픽사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가진 미덕의 원형이기도 하다. 생김새와 재질은 제각각이지만 <토이 스토리> 가족을 움직이는 동력원은 공히 더블A 건전지, 그리고 무엇보다 어린이들의 상상력이다. 소년 앤디의 가장 오랜 친구 여덟과 작별의 악수를 나누고, 퀴즈를 풀며 당신의 애정을 시험해보시길
1. 우디(톰 행크스)
소년 앤디에게 둘도 없는 ‘내 인생의 장난감’이며 모든 장난감 식구들의 리더다. 2편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1950년대 인기 TV쇼 <우디의 소몰이>의 주인공으로서 <라이프> 표지모델로 선정될 만큼 각광받았으나, 스푸트니크호 발사 이후 우주장난감들이 쏟아지면서 초야에 묻혔다. 등에 달린 끈을 당기면 “내 장화에 뱀 있다!” “누가 우물에 독 풀었다!” 같은 대사를 외친다. 겁은 많지만 이상주의자의 면모가 있어 옳다고 믿는 일은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추진한다. 계획의 귀재로 위기가 닥칠 때마다 좋은 머리를 굴려 작전을 짜낸다. 동료들의 근무환경과 복지에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 앤디는 모르고 있지만 그의 애견 버스터는 우디를 실질적 주인으로 모시고 있다. 좋아하는 장난은 버즈의 헬멧에 낙서하기다. 카우보이 모자를 쓴 키는 39.83cm, 벗으면 37.95cm다.
Q. <토이 스토리> 연작과 DVD에는 우디가 주도한 두 차례의 장난감 세미나가 언급된다. 안건은?
2. 햄(존 라첸버거)
분홍빛 플라스틱 돼지 저금통. 마개를 분실해 와인코르크로 배의 구멍을 막고 있는데 이것이 빠질 때 남들이 뱃속을 들여다보는 걸 싫어한다. 앤디가 은행 강도놀이를 할 때면 금고 역할을 하지만 활극 놀이에서는 악의 괴수 폭찹 박사가 된다. 창가 선반이 평소 자리인 덕분에 매일 거리풍경을 내다보고 있어서 세상 물정에 두루 밝다. 다른 장난감을 면박주는 버릇이 있고 우디가 자리를 비울 때면 버즈와 더불어 친구들을 이끌기도 한다. 액션신에서는 족발당수를 구사한다.
Q. 2편에서 납치된 우디를 구출하러 가던 길에 햄은 일행의 한심한 모습을 무엇에 비유했나?
3. 버즈 라이트이어(팀 앨런)
스위스 군용 나이프만큼 기능이 많은 액션 피겨다. 장난감의 정체성을 부인하는 장난감으로 등장했지만 <블레이드 러너>의 리플리칸트나 <A.I.>의 로봇과 달리 실존적 고민이 깊었다기보다, 그냥 몰라서 그랬다. 악당 조그 대왕의 무기를 파괴한다는 사명을 안고 동분서주했는데 “내가 네 아비다”라는 한마디에 김이 샌 뒤 성실한 장난감으로 살아간다(<토이 스토리>는 버즈를 통해 여러 차례 <스타워즈>에 오마주를 바친다). 삼부작에 일관된 버즈의 특징은 다중인격. 1편에서 정체성 혼란을 겪은 우리의 버즈는 2편에는 대량생산된 다른 버즈와 혼동됐고 3편에 이르면 기억이 리셋되는가 하면 언어모드가 스페인어로 바뀐다. 같은 일도 폼나게 하는 성격으로 이를테면 곧장 가도 될 길을 삼단뛰기와 공중 3회전을 결합해서 날아가는 식이다. 카우걸 제시에게 은근한 호감을 품고 있다. 유리 헬멧을 쓰면 신장 29.5cm, 벗으면 28.58 cm다.
Q. 팀 앨런 이전에 버즈 라이트이어의 성우로 섭외됐던 배우는?
4. 제시(조앤 쿠색)
주인이었던 소녀의 관심사가 화장품으로 옮겨가자 버려진 카우걸 인형. 우디의 조끼와 쌍을 이루는 얼룩무늬 바지를 입었다. 과묵하고 충성스런 말 불스아이가 둘도 없는 친구다. 천성이 쾌활하지만 오랜 시간 상자에 갇혀 있었던 후유증으로 약간의 폐소공포증을 앓는다. 그래도 흥이 나면 “히이하아” 하는 특유의 탄성을 지르며 요들송을 부른다. <토이 스토리2>에는 강한 여성 캐릭터가 필요하다는, 존 래세터 감독의 부인 낸시의 제안으로 탄생했다. 제시가 우디에게 던지는 “그 애가 대학에 가거나 신혼여행 갈 때 널 데려갈 것 같니?”라는 질문은 <토이 스토리> 연작 전체의 무게중심이다.
Q. 제시가 카메오 출연한 픽사의 다른 장편애니메이션은?
5. 슬링키(짐 바니 1, 2편·블레이크 클락 3편)
몸통 부분이 철제 스프링으로 이루어진 강아지 인형. 장난감들이 탈출 및 구출 작전에 나설 때마다 허리를 늘여 사다리나 밧줄을 대신하는 살신성인형 캐릭터다. 가끔 탄성 한계를 훌쩍 넘는 지경까지 허리를 늘이는 그의 모습은 ‘요절’(腰切)을 염려하게 만든다. 우디에 대한 신뢰가 누구보다 깊어, 1편에서 다른 장난감들이 우디를 배척할 때에도 친구를 옹호했다. 말수 적고 침착한 성격으로 급박한 상황에서도 이성을 잃는 법이 없 다. <토이 스토리3>에서 보듯, 이 차분한 개가 화를 낼 때는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 앤디의 강아지 버스터와 의사소통이 된다.
Q. 슬링키와 버스터는 같은 종의 개다. 종의 이름은?
6. 렉스(월레스 숀)
플라스틱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는 바비의 제조사인 마텔의 제품이다. “세상에서 제일 포악한 공룡”이라는 주인 앤디의 믿음과 달리, 렉스는 마음은 비단결 같고 간은 콩알만 한 공룡. 상대에게 겁을 주려고 할수록 짜증만 불러일으킨다는 점이 고민이다. 짧은 두팔 탓에 비디오 게임의 발사 버튼과 점프 버튼을 한꺼번에 못 누르는 짤막한 두팔도 고민거리. 신경이 예민하고 비위와 소화기능도 좋지 않다. 장난감들의 모험에서 렉스가 세우는 공적은 주로 소 뒷걸음질치다 쥐 잡는 식. 머리 쓰는 데에는 자신이 없지만 그의 머리를 충차 삼아 환기구 뚜껑을 부순 적이 있다. 쿵쿵 달리거나 굵은 꼬리를 서툴게 휘젓기만 하면 <고질라>나 <쥬라기 공원> 패러디가 쉽게 완성된다. 3편에서 드디어 공룡 친구 트리세라톱스를 만난다.
Q. 렉스가 심취한 비디오 게임의 제목은?
7. 포테이토 부부(돈 릭클스, 에스텔 해리스)
이목구비와 팔다리를 뗐다 붙였다 하는 하스브로사의 완구. 얼굴에서 떨어져도 각 기관이 감각 기능을 유지하므로 원거리 정보 수집에 유용하다. 특히 <토이 스토리3>에서는 이야기 전개에 혁혁한 공을 세운다. 부품이 잘 사라지는 장난감 특유의 습성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이 금슬 좋은 부부 인형이 서로를 부르는 애칭은, 물론 고구마(Sweet Potato)다. 위기를 모면하자 성호를 긋는 장면으로 미루어볼 때 포테이토씨의 종교는 가톨릭으로 추정된다. 마구잡이로 눈, 코, 입을 바꿔 끼우는 ‘피카소 놀이를 하며 무료함을 달랜다.
Q. 차들이 쌩쌩 달리는 도로를 횡단하기 직전 미스터 포테이토가 남긴 말은?
8. 초록 병사들
양동이를 내무반 삼아 공동생활을 하는 200명의 플라스틱 병사들이다. 제품 특성상 성형 거푸집의 이음매 자리에는 약간의 플라스틱 찌꺼기가 붙어 있다. 두발이 받침대에 고정된 이들을 제대로 그리기 위해 담당 애니메이터도 널빤지를 달고 걸어다녔다고 한다. 우디의 지시를 받은 군인들이 앤디의 생일선물을 정탐하는 <토이 스토리> 초반 장면은, 픽사가 관객을 사로잡은 최초의 순간. 전우애도 투철해서 자신을 버리고 가라는 부상병에게 상사가 외친 “진정한 군인은 전우를 버리지 않는다”는 말은 명대사로 남아 있다. 부대를 이끄는 상사 캐릭터는 <풀 메탈 자켓>의 신병훈련교관을 모델로 삼았다. 어느 장난감보다 먼저 버려지는 운명을 담담히 받아들인다.
Q. <토이 스토리>에서 1층으로 정찰 나가는 군인들이 통신장비로 사용하는 물건은?
정답
1. 플라스틱 부식 문제에 관한 인식 제고, 아이들이 한쪽 팔을 삼켰을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2. 언해피 밀 세트(프렌치 프라이+햄샌드위치+핫도그+사은품 공룡인형).
3. 빌리 크리스털.
4. <몬스터 주식회사>.
5. 닥스훈트.
6. <버즈 라이트이어: 조그 습격>.
7. “누굴 매시드 포테이토로 만들려고!”
8. 베이비 모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