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2010년 명예의 전당 이들 덕분에 행복하였네
2010-12-23
사진 : 씨네21 사진팀
올해의 배우 10인- 강동원, 고현정, 류승범, 문성근, 문소리, 서영희, 송새벽, 유해진, 원빈, 정유미

“영화에 대해 생각하려 하지 말고, 여자를 생각하도록 해요. 당신은 영화와 입맞출 수 없으니까.” 장 뤽 고다르가 말했습니다. 현실에 발붙인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의 은유였겠지요. 그러나 이 코멘트엔 설명이 필요합니다. 영화와 여자 사이엔 배우가 있습니다. 영화에서 여자를 여자로 보이게 하고, 입맞추고 싶게 만드는 건 단연 배우의 역할입니다. 화면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진짜처럼 믿게 하고 마음을 흔드는 건 배우의 역량입니다. 매년 새롭고 익숙한 배우에 홀려 울고 웃으며, 우리는 학습했습니다. 이제는 ‘레전드’가 되어버린 어느 배우의 수상소감처럼 배우는 “스탭들이 차려놓은 밥상을 그저 맛있게 먹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씨네21>은 매년 연말마다 올해의 영화인을 선정합니다. 치열한 투표를 통해 선정되는 배우들은 모두 네명. 이마저도 성별구분을 제외하면 주·조연배우라는 방대하고 모호한 카테고리에 갇혀버리게 됩니다. 그게 가혹하고도 안타까웠습니다. 언젠가는 한해 동안 마음속에 고이 넣어놓았던 이름들을 한꺼번에 굽이굽이 펼쳐놓고 돌아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선정했습니다. <아저씨>의 원빈부터 <방자전>의 송새벽까지, 2010년 관객의 가슴에 ‘티오피’ 같은 존재로 성큼 다가왔던 열명의 배우들을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한해 동안 그들을 눈여겨보았던 열명의 필자들도 섭외했습니다. 배우를 향한 필자들의 애정어린 글을 풍경처럼 스쳐읽으며 2010년 정리를 시작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