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생존이다. 당연하고 지당하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엄연한 사실을 잊고 있었다. 밥이 생존이라고 여기는 대신 밥이 비용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배고픔 앞에서 모두 배고프니 그런 엄살 부리지 말라고 했던 적은 없던가. 시나리오작가이자 장편영화 감독을 꿈꿨던 최고은씨의 죽음을 둘러싼 말들이 많다. 사인을 놓고 독설과 비난이 오간다. 사실은 무엇이고 진실은 무엇일까.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진실인가. 누군가는 고인의 죽음이 가리키는 밥의 의미를 찾고 싶어 했고, 누군가는 밥의 온기로 고인의 삶을 가려서는 안된다고 침묵했다. 누가 옳고 누가 그른가. 죽음 앞에서 사실과 진실, 옳고 그름의 기준은 허망하고 무용할 뿐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다시 묻기로 한다. 삼키려 해도 삼켜지지 않는, 뻔뻔한 질문을 다시 꺼낸다. 2007년 여름, 영화계는 밥을 나눠 먹는 최소한의 예의에 대해 약속한 적이 있다. 영화인들이 약속한 그 시기는 모두 배고프다고 아우성친 시점이기도 했다. 4년이 지난 지금 그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지고 있는가. 배고픔은 이미 지나간 일인가. 아니 배고픔이 더욱 극심해진 것은 아닌가. 최소한의 약속조차 지켜지지 않는다면, 그건 무슨 이유 때문인가. 아직 첫술조차 제대로 뜨지 못한 예비 영화인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들의 불안과 미래는 그들 스스로 져야 할 불행한 운명에 불과한가. 문득 밥이 떠올랐고, 비용의 밥, 생존의 밥에 대해서 묻는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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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한국영화 스탭 생태보고서-11가지 피해 사례·시스템 문제 점검·젊은 영화인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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