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헬로 시드니? 10년 만이군
2011-06-02
글 : 김도훈
<스크림 4G> SCRE4M

감독: 웨스 크레이븐 /출연: 니브 캠벨, 커트니 콕스, 데이비드 아퀘트, 에마 로버츠 /수입: 마스엔터테인먼트, 롤링픽쳐스 /배급: 시너지 / 개봉: 6월9일

대체 왜 또 <스크림>인가? <스크림3>는 지난 2000년 개봉했다. 팬의 입장에서야 여전히 흥겨운 영화였지만 시리즈 중 가장 허약한 작품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새로운 각본가 에린 크루거는 <스크림> 1, 2편의 작가 케빈 윌리엄슨의 활기를 시리즈에 되돌리지 못했고 흥행 성적도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사람들은 그걸로 시리즈가 끝났다고 생각했다. 만약 10년 만에 웨인스타인 컴퍼니와 웨스 크레이븐이 죽어버린 시리즈를 되살리기로 마음먹었다면 거기에는 합당한 이유가 있을 거다.

<스크림 4G>의 무대는 여전히 우즈보로 마을이다. 촉망받는 작가가 된 시드니(니브 캠밸)는 출판기념 투어의 마지막 일정으로 고향 우즈보로를 방문한다. 그리고 전화가 걸려온다. “헬로 시드니?” 이 한통의 전화는 오랜 친구인 게일(커트니 콕스)과 듀이(데이비드 아퀘트)는 물론 사촌 질(에마 로버츠)과 젊은 친구들까지 위험에 몰아넣는다. 여기까지야 익숙한 이야기다. 정말 중요한 건 <스크림 4G>가 지난 시리즈로부터 얼마나 새롭게 진화했냐는 것이다. 웨스 크레이븐의 대답을 들어보자. “모두가 페이스북과 트윗을 하는 시대다. 영화도 바뀌었다. 더이상 극장에서만 영화를 보진 않는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도 영화를 관람하는 시대다. 팬들이 영화를 추종하는 방식도 바뀌었다. 그들은 좋아하는 영화를 본 뒤 그걸 흉내내어 자신들만의 영화를 만든다. 이런 새로운 시대적 경향을 모두 반영할 만한 각본이 나왔다.” 문제는 각본가 케빈 윌리엄슨이 도중 하차하고 <스크림3>의 에린 크루거가 들어왔다는 점인데, 이에 대해서는 “그렇거나 말거나 이건 케빈 윌리엄슨의 각본”이라는 크레이븐의 말을 신뢰해도 좋겠다.

그렇다면 <스크림> 시리즈를 관통하던 ‘장르 법칙을 배배 꼬는 재미’는 얼마나 업그레이드가 됐을까. <스크림> 시리즈는 ‘섹스하고 마약하면 죽는다’는 80년대 슬래셔 법칙을 따르는 영화였다. 그러나 그건 10년 전 이야기다. 시드니와 게일, 듀이는 이미 고리타분한 세대다. 호러영화의 경향도 완전히 바뀌었다. 지금은 <쏘우> <호스텔> 같은 ‘고문 포르노’와 새롭게 리메이크된 고전 슬래셔의 시대다. 당연히 살아남기 위해 숙지해야 할 ‘호러영화 규칙’도 바뀌었다. 살짝 팁을 하나 흘리자면 <스크림 4G>의 새로운 법칙 중 하나는 ‘처녀도 이젠 죽을 수 있다’는 것이다(맙소사! 시드니, 이거 알고 있습니까?).

수입사에 따르면 한국 제목인 <스크림 4G>의 G는 “새로운 제너레이션(Generation)이라는 의미”로 붙인 거란다. 만약 웨스 크레이븐의 계획대로 <스크림 4G>가 새로운 트릴로지의 시작이라면 한국 제목은 꽤 어울리는 오지랖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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