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특수철인 여름 시즌이 지났다고 슬퍼할 필요는 없다.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속편과 스핀오프, 혹은 여름 내내 절치부심해 만들었을 신작들이 올 겨울 시장을 겨냥해 잔뜩 장전되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영화들은 모두 3D다. 가을 내내 당신의 서랍장에 처박혀 있었을 3D 안경을 머지않아 꺼내놓아야 한다는 뜻이다.
<장화신은 고양이> Puss in Boots
크리스 밀러 | 안토니오 반데라스, 샐마 헤이엑 | 2012년 1월 개봉예정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하고 슈렉 일행을 주물럭거릴 때부터 알아봤다. 이 고양이, 과거가 심상지 않으리라는 걸. <장화신은 고양이>는 <슈렉> 시리즈의 첫 스핀오프 작품이다. 장화신은 고양이가 슈렉을 만나기 이전의 이야기를 담은 이 애니메이션은 지구 정복을 꿈꾸는 무법자 잭 앤드 질에 맞서 싸우는 고양이의 모험담이 주요 내용이다. 앞서 공개된 티저 예고편에서는 뭇 여인들에게 추파를 날리며 말을 타고 황야를 달리는 ‘한량 무사’ 고양이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구 최강으로 음흉하다가도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릴 정도로 청순하게 돌변하는 고양이의 매력과 더불어 그의 동료 험프티 덤프티, 도둑왕 키티의 등장도 기대해볼 만하다. <슈렉3>의 감독 크리스 밀러가 연출한다.
<해피 피트2> Happy Feet2
조지 밀러 | 엘리야 우드, 핑크, 로빈 윌리엄스, 브래드 피트, 맷 데이먼 | 2012년 2월 개봉예정
둘이 셋이 되어 돌아왔다. <해피 피트> 1편으로 맺어진 탭댄스의 달인 멈블과 아름다운 목소리의 소유자 글로리아 커플 사이에 아들이 생긴다. 귀여운 아기 펭귄의 이름은 에릭. 소년은 1편의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재능을 찾기 위해 방황한다. <해피 피트> 1편은 2006년 겨울, 미국 영화계의 ‘의외의 적시타’였다. 애니메이션에 뮤지컬 형식을 결합한 이 작품은 펭귄들의 가느다란 목소리로 퀸의 <Somebody to Love>, 비틀스의 <Golden Slumbers> 등 유명 노래를 소화해 관객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2편의 예고편 또한 대규모 댄스신과 노래를 맛보기로 보여주며 1편의 장점을 이어나가겠다는 제작진의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끝내주는 볼거리와 더불어 새롭게 목소리 출연진에 합류한 맷 데이먼, 브래드 피트, 핑크의 활약이 관전 포인트.
<앨빈과 슈퍼밴드3> Alvin and the Chipmunks: Chip-Wrecked
마이크 미첼 | 매튜 그레이 구블러, 제시 매카트니 | 12월15일
사고뭉치 다람쥐 앨빈이 가는 곳엔 바람 잘 날 없다. 1편 데이브의 집, 2편의 고등학교에 이어 <앨빈과 슈퍼밴드3>의 배경은 바다 한복판 크루즈 선박이다. 3편은 앨빈과 슈퍼밴드의 후견인 데이브가 그들을 데리고 크루즈 여행을 떠나면서 시작된다. 드넓은 선박 안에서 앨빈이 가만있을 리 없다. 크루즈를 온통 휘젓고 다니는 앨빈과 친구들 때문에 배는 급기야 시칠리아 섬 근처에서 난파하고, 데이브는 실종된 앨빈 일행을 찾아나선다. <앨빈과 슈퍼밴드> 시리즈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편안한 줄거리로, 실사영화와 애니메이션의 적절한 결합으로 사랑받아왔다. 이번 3편에서는 <캐스트 어웨이>를 연상케 하는, 이국적이고 한층 모험성이 가미된 시리즈의 모습을 기대해봐도 좋을 듯하다.
<아더 크리스마스> Arthur Christmas
베리 쿡, 사라 스미스 | 빌 나이, 제임스 맥어보이, 휴 로리, 짐 브로드벤트 | 12월1일 개봉예정
미국에 <폴라 익스프레스>와 <크리스마스 캐롤>이 있다면 <아더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 시장을 공략하는 2011년 영국의 대답이다.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북극의 산타 기지, 실수로 한 소녀의 선물이 배달되지 않는 대형 사고가 발생한다. 산타의 아들 아더는 크리스마스 아침 이전에 소녀의 집으로 선물을 전달하는 임무를 맡고 여행을 떠난다. 이 작품은 <월레스와 그로밋> <치킨 런> 등의 클레이애니메이션 제작으로 명성을 떨친 영국의 아드만 스튜디오가 제작한 3D애니메이션이다. 인물과 환경을 단순하게 표현하면서도 예리한 관찰에 기반한 디테일 또한 놓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아드만 특유의 기법을 이번 작품에서도 기대해볼 만하다. 아더 역을 맡은 제임스 맥어보이를 비롯해 휴 로리, 빌 나이 등 영국 A급 스타들이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