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땡의 모험>은 언제부터 한국에 소개됐나.
=1982년 만화잡지 <보물섬>에 <땡땡: 모험 시리즈>라는 제목으로 연재된 것이 시작이다. 이는 <보물섬>을 창간한 육영재단의 박근혜가 어린 시절부터 프랑스어판 원작을 즐겨본 팬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후문이 있다. 이후 <땡땡의 모험>은 투니버스와 대교방송, MBC에서 TV애니메이션 버전으로 소개됐고, 본격적인 전집 출간은 21세기에 들어서 실현됐다. ‘솔 출판사’는 마지막권 <땡땡과 알파-아트> 대신 72년작 애니메이션을 만화 버전으로 가공한 <땡땡과 상어 호수>를 수록한 24권 전집을 지난 2000년에 출간했고, 올해 개정판을 다시 내놓았다.
-마지막권 <땡땡과 알파-아트>는 왜 나오지 않은 것인가.
=원작자 에르제의 타계로 밑그림에 가까운 거친 초안만 남아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어권 출판사 가스테르망이 에르제 사후에 초안 그대로의 <땡땡과 알파-아트>를 출간한 바 있지만, 누구도 자신의 뒤를 이어 땡땡을 그려서는 안된다는 에르제의 유언 때문에 이 마지막권은 영원히 미완성으로 남을 운명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후배 만화가들이 일종의 오마주로서 이 책의 완성본을 내놓은 바 있다). 땡땡의 열혈팬들에게 이 책은 엄청난 논쟁거리다. 마지막 장면에서 땡땡은 악당에게 얼려져 일종의 등신불(等身佛) 같은 예술작품이 될 위기에 빠진다. 그러나 에르제는 땡땡의 생사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채 타계했다.
-파시스트적이고 인종차별적인 만화라는 논쟁도 있던데.
=몇년 전엔 아프리카계 벨기에인이 <콩고에 간 땡땡>이 인종차별적이라며 벨기에 법원에 판매금지 소송을 냈다. 유럽 여러 국가에서 <땡땡의 모험>은 성인만화 코너에 밀봉되어 전시되거나, 내용이 다소 불쾌할 수 있다는 경고문이 붙어 있다.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땡땡의 모험> 시리즈에서 특히 문제시되는 <콩고에 간 땡땡>이 1930년대 출간된 책이라는 점이다. 30년대 유럽인에게 아프리카 원주민에 대한 인종적 편견은 대단히 일반적이었고, 에르제의 책 역시 당대 유럽의 윤리적 기준을 따랐다. 이후 에르제는 인종차별적인 초창기 시리즈를 반성하며 개정판에서는 문제가 된 컷들을 수정한 바 있다.
-이미 극장판으로 만들어진 적이 있다던데.
=흑백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황금 집게발 달린 게>(1947), 오리지널 대본으로 만들어진 두편의 실사영화(<땡땡과 트와존도르 호의 비밀>(1961), <땡땡과 푸른 오렌지>(1964)), 에르제의 원작을 각색한 애니메이션 <태양의 신전>(1969)과 오리지널 대본으로 만든 애니메이션 <땡땡과 상어 호수>(1972) 등 모두 다섯편이 만들어진 바 있다.
-<틴틴: 유니콘의 비밀>에 이은 두 번째 극장판은 원작의 어떤 작품을 각색하는 건가.
=두편의 영화가 더 만들어진다. 원래 피터 잭슨이 연출하는 속편은 원작 중 페루를 무대로 한 <7개의 수정구슬>(1948)과 <태양의 사원>(1949)을 기반으로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각본가 앤서니 호로위츠는 최근 인터뷰에서 “다른 원작을 각색한 영화가 두 번째 속편이 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7개의 수정구슬>과 <태양의 사원>은 3편의 원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2편이 어떻게 되든 간에 마지막 작품은 스필버그와 피터 잭슨이 공동으로 연출한다.
TIP. 당신이 <땡땡의 모험> 초보자라면 24권에 달하는 전집을 구입해서 읽는 것은 힘에 부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입문서로 추천하는 책은 다음과 같다. 영화의 원작이 된 <황금 집게발 달린 게> <유니콘 호의 비밀> <라캄의 보물>과 피터 잭슨이 연출할 차기작의 원작이 될지도 모르는 <일곱 개의 수정구슬> <태양의 신전>이 일단 기본이다. 그걸 다 읽고 나면 초기 걸작 <푸른 연꽃>과 아폴로 13호의 달 착륙이 실현되기도 전에 나온 <달 탐험 계획>, <달나라에 간 땡땡> 연작을 보시라. 많은 땡땡주의자들이 에르제의 최고 걸작으로 꼽는 <티베트에 간 땡땡>도 놓쳐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