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새만금에서 라트비아까지 전장에서 보낸 두 계절 (1)
2011-12-27
글 :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8개월간 156회 차 촬영… <마이웨이> 제작진이 들려주는 그 장면, 그 순간

<마이웨이>는 280억원짜리 전쟁영화이며 2010년 10월15일부터 2011년 6월12일까지 8개월간 156회차의 촬영을 했다. 1939년 노몬한 전투(일본군 대 몽골·소련의 전투), 1941년 독일 대 소련의 전투, 1944년 노르망디 전투(독일군 대 연합군) 등이 영화에서 재현되고 있다. 제작 당시의 현장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하는 사진들을 추렸고, 송민규 프로듀서, 이모개 촬영감독, 조근현 미술감독, 강제규 감독의 제작기를 듣고 모았다.

장동건, 인력거를 몰다

영화 초반부 경성장면은 합천 세트장에서 촬영됐다. 물론 경성을 재현한 기존 영화의 세트가 이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판을 전부 교체하고 색을 다시 칠하고 일본인 거리와 조선인 거리로 나눴다. ‘활명수’ 같은 당시의 브랜드도 살렸다(조근현).” 인력거꾼 준식(장동건)이 위대한 마라토너 손기정을 손님으로 태우고 경성 시내를 질주하는 장면 등에서는 “핸드헬드 느낌으로 따라갈 수 있도록 인력거 하나를 슈팅 카로 개조했다. 일반적으로 슈팅 카는 한쪽만 뚫려 있는데 그걸 360도 다 촬영할 수 있도록 바꾼 거다. <마이웨이>는 주인공이 달리는 장면이 많은 영화다. 그 밖에도 많은 장면을 그 장비로 촬영했다(이모개)”.

새만금의 혹독한 겨울

<마이웨이>는 예상외로 국내에서 많은 촬영을 했다. 특히 새만금이 주가 됐다. “원래는 중국과 유럽, 두 팀이 나눠져 있었다. 하지만 계절이나 예산문제 등으로 국내에서 마땅한 장소들을 찾게 됐다. 새만금이 최적의 장소였다.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넓은 땅이어서 전투신을 촬영하기에도, CG를 그려넣기에도 용이했다. 시간으로만 보면 영화 촬영 기간의 반을 거기서 보냈다(송민규).” 하지만 난관도 헤쳐야만 했다. “거기가 펄이었다. 여름에 헌팅을 갔을 때는 땅이 굳어 있었고 마치 사막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나서 만족스러웠는데, 장마가 지나고 나니 진흙탕이 되고 게다가 겨울에는 눈이 많이 왔다. 대자연의 풍광을 담기에는 더없이 좋았으나 작업 차량들이 땅속으로 빠지거나 세트를 짓는 데 어려움이 따랐다(조근현).”

위험하고 격렬했던 노몬한 전투

전장으로 끌려간 준식 일행이 맞는 첫 번째 전투는 노몬한 1차전이다. 1차전은 계획대로 7회차에 마쳤다. 노몬한 2차전이 문제였다. “가장 큰 규모의 촬영이었다. 소련군 탱크들이 일본군 숙영지쪽으로 언덕을 넘어오는 장면이 있다. 그래서 언덕도 만들었다. 언덕과 숙영지간의 거리만 120m다. 12월에 시작해서 1월 중순까지 35회 차, 한달 반 동안 이 장면을 찍었다. 어떤 날은 한컷 찍고 숙소로 돌아간 적도 있다. 일본군 자살 특공대원들이 폭약을 실은 트럭을 몰고 소련군 탱크와 부딪치는 장면이다(송민규).” 이 장면에서 실제로 탱크 엔진을 장착한 탱크 3대가 쓰였다. 그중 1대는 한국에서 만들었지만 나머지 2대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탱크를 만든 제조자에게 특별히 주문했다. 그 밖에 폭파용으로 쓰인 모형 탱크는 여섯대였다. 복잡하고 위험한 장면이 많았기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탱크와 사람들이 싸우는 전투였다. 찍어야 하는 컷의 난이도가 높았다. CG와 특수효과가 많이 들어간다고 해도 일단은 전부 리얼 액션으로 찍어야 했다(이모개).”

총알이 날아가는 느낌을 아날로그적으로?

“모든 전투신은 디지털 카메라 2대(RED ONE), 필름 카메라 1대, 동영상 가능한 DSLR 카메라 2대로 촬영했다. 일반적으로는 디지털 카메라를 쓰되, 고속촬영 장면은 필름으로, 위험도가 높아 사람이 근접할 수 없는 위치는 DSLR 카메라를 적절한 곳에 무인으로 장착하여 촬영했다(이모개).” 전투신의 재현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많은 촬영 기술들이 동원됐는데, 그중 유압 촬영 시스템이란 것도 개발됐다. 레일 위에 카메라를 장착한 다음 공기의 힘으로 그 레일을 빠르게 밀어서 카메라가 총탄의 시점에서 움직임을 전달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총알이 날아가는 느낌을 아날로그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썼다. 특수효과팀하고 논의해서 만든 것인데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표현됐다(이모개).” 저격수가 등장하는 장면을 눈여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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