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지금의 관심, 신뢰로 보답할게요
2013-01-29
글 : 이화정
사진 : 백종헌
<피에타>의 권율

2007 영화 <달려라 고등어> 2008 드라마 <대왕 세종> 2008 영화 <비스티 보이즈> 2010 영화 <내 깡패같은 애인> 2011 드라마 <브레인> 2011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2011 드라마 <내게 거짓말을 해봐> 2012 영화 <피에타> 2013 영화 <명량-회오리바다>

반전

생활고에 결국 사채업자에게 두 손목을 내주는 <피에타>의 ‘기타남’. 편파적인 발언이지만, 청계천에 다시 없을 것 같은 꽃미남이다. 그렇다고 드라마 <브레인>에서 꾸벅꾸벅 조는 모습도 예쁘다고 ‘꽃봉구’라는 애칭까지 생긴 의사 여봉구와는 영 동일인으로 보이지 않는다. “반전을 좋아한다. 작품이나 배우에게서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모습을 볼 때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매 작품 예상치 못했던 반전의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이고 싶다.”

카오스

중앙대학교에서 연기를 전공했고, 하정우, 윤계상, 윤종빈 감독과 막역한 선후배 사이, 현빈과도 동기다. 서른살이라는 나이로 보면 믿을 수 없는 동안이지만, 경력이 꽤 된다. 그동안 그의 얼굴을 알릴 기회가 적었다. “늘 첫사랑 오빠, 철없는 막내 역할이 많이 들어왔다. 보이는 이미지를 따라 타협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다. 그러나 결국 그보다 일차원적인 이미지를 깨고 싶은 욕심이 더 크더라. 한때는 혼돈이 오기도 했다.” 지금의 그는 진정성만 가지고 있다면 결이 다르지 않다는 해답을 얻었다. “내 이미지를 깨려고 자꾸 반대로 가던 때와 달리 이제 절충선을 찾은 것 같다.”

하정우

“내 이십대에 가장 영향을 준 사람이 (하)정우 형이다. 물이 스펀지를 적시듯, 스며들듯, 그렇게 형을 따랐다.” 권율은 대학 때 하정우와 함께 살았다. 하정우의 집에 얹혀살면서 자취비로 오토바이를 사고, 함께 전자상가를 다니며 로버트 드 니로, 알 파치노의 전작을 수집하러 다니는 게 일상이었다. “형을 보면서 배우라면 어떤 연구와 노력으로 다가가야 하는지 접근방법을 알게 됐다. 그때부터 연기를 감성적으로 체계화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가문의 영광

“<피에타>가 수상한 황금사자상이 그렇게 큰 상인 줄 몰랐다. (웃음) 정말 축하를 많이 받았다.” 지난 한해는 권율에게 뜻깊은 해다. 베니스국제영화제의 후광이 있었고, 새로운 소속사를 찾게 됐고, 본명인 권세인 대신 새 이름을 얻었다. 김한민 감독의 <명량-회오리바다>의 캐스팅은 더할 나위 없는 배우로서의 도약이다. 이순신의 아들 이회로, 그는 대선배 최민식과 호흡을 맞춰 이순신을 재조명할 촉매제 역할을 도맡는다. “모두 가문의 영광이다. (웃음) 지금의 관심을 이어나가 신뢰로 바꾸고 싶다.”

도약

그사이 두 작품을 찍었다. 그중 한편이 김기덕 감독이 제작한 <신의 선물>이다. 임신한 여자친구의 아이를 팔려고 하는 나쁜 남자, 양아치로 나온다. 전재홍 감독이 <풍산개> 때 캐스팅을 고려하다 곱상한 외모를 염려했다고 한다. “그때 눈여겨보시고 <피에타>까지 연결시켜주셨다. 이번 작품도 그 인연이 이어졌다. 또 다른 모습으로 기대를 주고 싶다.”

김한민 감독이 본 권율

눈빛에 아우라가 살아 있네

“신인답지 않은 당당함이 돋보이는 친구다. <명량-회오리바다>에서의 그의 역할은 이순신을 바라보고 그 역시 그 인물을 통해 변해가는, 호흡이 긴 어려운 역할이다. 도드라지지 않으면서 호흡을 같이 가져가야 하니, 신인으로서 해내기 어려운 역할일 수 있다. 그런데 최민식, 류승룡 같은 포스가 막강한 배우들 사이에서도 밀리지 않더라. 담대한 면모에 더해 신선한 마스크도 장점이다. 눈빛에서 느껴지는 차분한 아우라가 그의 외모를 다른 배우들과 차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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