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큰 그림은 이제 시작이다
2013-01-29
글 : 남민영 (객원기자)
사진 : 백종헌
< SNL 코리아 >의 김슬기

2012 연극 <리턴 투 햄릿> 연극 <서툰 사람들> 2012~2013 예능 <SNL 코리아> 2013 드라마 스페셜 <또 한번의 웨딩> 드라마 <이웃집 꽃미남>

<여의도 텔레토비>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지난 제18대 대통령 선거의 힐링 포인트 중 하나는 <SNL 코리아 시즌3>의 작은 콩트 ‘여의도 텔레토비’였다. 또, 문제니, 안쳤어 등 대선 후보와 대통령을 묘사하는 텔레토비 캐릭터를 앞세워 욕설도 불사한 정치 풍자를 선보인 ‘여의도 텔레토비’를 보면 박하사탕 하나를 입에 문 것처럼 속이 다 시원했었다. 특히 이렇게까지 표현해도 괜찮을까 싶을 정도의 수위를 오가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묘사한 캐릭터 ‘또’를 맡았던 김슬기의 활약이 눈부셨다. “우리 아빠가 뭐!”라며 눈을 부릅뜨고 소리를 지르는 김슬기의 당돌함이 불쾌하지 않고 오히려 귀여워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더불어 거침없는 표현 수위 때문에 욕설 논란에 시달리면서도 이토록 과감하게 표현할 수 있는 신인 여배우의 강단은 어딘가 예사롭지 않게 여겨진다. 한편으론 부담이 될 수도 있었던 캐릭터 또에 대해 김슬기는 “부담보다는 즐거움으로 임했던 캐릭터예요. 저와 성격이 비슷하지 않은 면도 있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었어요. ‘또’가 돼서 소리를 지를 땐 스트레스까지 풀리더라고요”라며 웃어 보인다. 귀여움 속의 대범함, 김슬기의 매력은 거기에 있었다.

온화

<SNL 코리아> 시즌1부터 시즌3까지, 이 프로그램의 크루로 활약하며 김슬기는 더없이 즐거웠던 한편 고민거리도 하나 생겼다고 했다. “프로그램의 성격때문인지 저를 배우가 아니라 예능인이라 오해하는 분들이 있어요. 아직까지는 여러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서겠죠. 그래서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며 내실을 다지고 싶어요. 웃음을 주는 것도 좋지만 제 안에 다른 모습들이 더 많기 때문에 언젠가는 온화한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거든요.”

뮤지컬

차분하고 낯도 많이 가리는 성격이지만 춤과 노래, 연기가 좋아서 뮤지컬 배우를 꿈꿨다는 김슬기에게 무대는 색다른 에너지를 주는 곳이다. “무대, <SNL 코리아>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드라마 <이웃집 꽃미남>까지 오면서 여러 생각을 많이 했어요. 무대는 무대대로 방송은 방송대로 각자 다른 매력을 지닌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무엇 하나만 딱 사랑할 수가 없어요. (웃음) 예전에 뮤지컬과 방송, 영화까지 점차 발전해나가는 큰 그림을 그렸었는데 이제 시작인 것 같아요.”

장진 감독이 본 김슬기

욕심 숨기고 더 무심해지길

“언젠가 김슬기에게 배우가 경험할 수 있는 화려함은 화려함대로, 신인 배우가 겪는 어려움은 어려움대로 모두 체험하되 겸손한 배우가 되라고 말한 적이 있다. 배우의 아름다움은 외모의 치장과 협찬 의상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배우가 만들어낸 개성과 소양에서 나온다. 함께 연극과 <SNL 코리아>를 해오면서 느낀 것이지만 김슬기는 그 나이대에서 오랜만에 나타난 연기파 배우다. 그러니 부디 욕심을 들키지 마시고 더 무심해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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