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홍콩, 아시아영화의 허브를 꿈꾸다
2015-04-16
글·사진 : 윤혜지
아시아 영화산업의 새로운 실크로드를 선언한 홍콩인터내셔널필름&TV마켓 참관기

3월23일부터 26일까지 열린 홍콩인터내셔널필름&TV마켓(이하 홍콩필름마트)에 다녀왔다. 23일 제39회 홍콩국제영화제(HKIFF)도 개막했고, 홍콩필름마트 기간 중인 25일엔 아시안필름어워즈와 홍콩-아시아필름파이낸싱포럼(HAF)의 시상식이 열렸다. 인파로 꽉꽉 들어찬 부스마다 호시탐탐 ‘건질 것’을 찾아다니는 각국 바이어간의 밀고 당기기,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긴 줄을 기다리는 영화인들의 열정이 서늘한 전시장의 온도를 뜨겁게 달궈놓았다. 그러나 홍콩필름마트 폐장 직후인 4월1일부터 중국 광파전영전시총국의 인터넷미디어 콘텐츠 규제 정책이 시행됐다. 다음 장에서 홍콩필름마트의 활력과 그 후의 여러 소식을 함께 전한다.

“One Belt, One Road.” 렁춘잉 홍콩 행정수반은 지난 3월28일 보아오 포럼에 참석해 중국 시진핑 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 계획을 홍콩에서 실현할 것을 선언했다. 아시아판 다보스 포럼인 보아오 포럼의 올해 주제는 ‘아시아의 새로운 미래, 운명 공동체를 향하여’였다. 시진핑 주석의 ‘일대일로’는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하나로 잇는 새로운 실크로드를 중국 주도로 이뤄보자는 계획안이다.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에 따르면, 렁춘잉 행정수반은 “여러 지리적 강점을 가진 홍콩이 중국, 유럽,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실크로드의 실현에 주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보아오 포럼에 조금 앞서 3월23일부터 26일까지 열린 올해 홍콩필름마트는 이러한 ‘연결로’로서의 홍콩의 야심과 의지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자리였다. 캐나다의 영화제작사 크리에이티브BC의 최고경영자 리처드 브라운시는 “우린 아시아로 통하는 관문을 홍콩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일례로 테마 컨퍼런스 중 하나로 ‘아시아 영화산업의 새로운 실크로드-도전, 기회, 파트너십’이 열려 각국의 영화제 관계자들을 불러모은 자리가 마련됐다. <차이나 데일리> 아•태지역 고문인 알렉산더 왕이 사회자로, 부산국제영화제 이용관 집행위원장, 도쿄국제영화제 시이나 야스시 집행위원장, 홍콩국제영화제와 아시안필름어워즈아카데미의 윌프레드 웡 집행위원장, <차이나 데일리> 발행인 저우 리가 초청돼 각국 영화산업의 현재를 이야기하고 아시아 주요 영화제간의 긴밀한 교류 협력을 다짐했다.

역대 최대 규모인 30여개국의 780개 부스

그 밖에 홍콩필름마트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었다. 달라진 점이라면 처음 참여하는 아시아 미디어업체의 부스가 일부 늘어났다는 것이다. 광둥영화산업협회(Guangdong Motion Picture Industry Association)가 광둥성 지역 미디어를 소개했고, 말레이시아 멀티미디어 개발공사(Malaysia Multimedia Development Corporation, MDeC), 베트남영화협회(Vietnam Cinema Association)도 첫 부스를 마련했다. ‘트랜스 미디어’를 키워드로 하여 새로 등장한 플랫폼과 경향을 소개하는 컨퍼런스도 여럿 개최됐다. 홍콩필름마트를 찾은 바이어 수는 지난해에 비해 6%가량 늘어난 7100여명에 육박했다. 30여개국에서 날아온 방문객이 역대 최대 규모인 780여개의 부스를 차렸다.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의 바이어는 두 자릿수 이상의 증가세를 보였다. 중화권 영화시장이 무섭게 성장하면서 전세계의 미디어산업 관계자들이 홍콩을 업무협력의 요충지로서 크게 의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수치다.

의심할 여지없이 전세계의 많은 프로덕션들은 중화권 프로덕션들과의 공동제작 및 협력을 원하고 있었다. 화책미디어그룹에선 왕징 바이두 부사장, 첸통 베이징 샤오미 테크놀로지 부사장, 공유 아이치이최고경영자 등 중화권의 온라인 플랫폼 관계자들을 초청해 ‘중국 문화에 도래한 디지털 시대-모바일 영역의 디지털 콘텐츠’라는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화이브러더스는 북미 영화제작사 STX엔터테인먼트와 업무협약을 맺고 2017년 연말까지 대부분의 영화를 공동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STX엔터테인먼트 최고경영자 로버트 시먼스는 “아시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풍경을 바꿔 온 화이브러더스의 두 회장 데니스 왕, 제임스 왕과 일하게 된 것을 대단히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8~10편가량의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진행하지만 2016년까지는 12~15편으로 늘어나게 될 전망이다. 정해진 프로젝트로는 남북전쟁이 배경이고 매튜 매커너헤이가 출연하는 게리 로스의 전쟁영화 <프리 스테이트 오브 존스>, 현재 촬영 중인 조엘 에저턴의 <기프트>와 윌리엄 브렌트 벨의 <더 보이> 등이 있다. 프로듀서 제프 로비노프의 스튜디오8은 중국의 보나필름그룹과 제휴를 맺었고, 후난TV도 라이온스게이트와 3억7500만달러를 약정한 협약을 체결했다.

홍콩필름마트에서 마련된 주요 행사 중 <몽키킹2> 컨퍼런스는 중화권 매체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전편인 <몽키킹: 손오공의 탄생>(2014)은 월드와이드 수익 1억8200만달러를 벌어들이며 개봉 당시 중국 현지에서도 박스오피스 역사를 갈아치울 정도로 흥행했기 때문에 후속편 제작 소식을 고대하던 상황이었다. 한국의 특수효과 업체 덱스터가 전편에 이어 참여한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전시장 입구엔 영화에 등장하는 커다란 동굴 모형이 설치됐고, 부스 규모도 상당했다. 홍콩 시내 곳곳에서는 <몽키킹2>를 홍보하는 옥외 광고를 만날 수 있었다. 컨퍼런스가 진행된 스튜디오 내부가 인파로 꽉 찰 정도로 컨퍼런스 자체도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컨퍼런스가 베이징어로만 진행된 탓에 외신기자들의 참석은 드물었다. 감독 정바오루이가 참석해 <몽키킹2> 제작에 관해 간단히 보고하고, 질의를 받았다. <몽키킹2>에서는 손오공이었던 견자단이 이 프로젝트에서 하차하고, 전편에서 우마왕을 연기한 곽부성이 손오공 역을 맡게 된다. 공리가 백골정을, 풍소봉이 당삼장을 연기하며 내년 2월8일 중국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또한 제작사인 필름코엔터테인먼트는 중국 내 3대 게임업체 중 하나인 37게임스와 협력해 <몽키킹2>를 게임으로 만든다고도 발표했다. 게임 버전은 올해 11월 런칭한다.

중화권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암살> <베테랑> 등 한국영화

영화진흥위원회 부스엔 해외 세일즈사와 VFX, 3D 등 기술서비스업체, 제작사, 부산국제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비롯한 19개 업체가 참가했다. 국내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하는 외국 영상물의 제작비 일부를 지원하는 ‘외국 영상물 로케이션 인센티브 사업’에 관한 사업 설명회도 있었다. 외국 자본이 순제작비의 80% 이상을 투자하는 장편 극영화, TV시리즈를 만드는 해외 제작사가 1억원 이상의 제작 비용을 한국에서 집행하면 지원 대상이 될 수 있으며, 그 규모에 따라 최대 30%까지 제작비를 현금으로 환급받을 수 있는 제도다. 4월23일 국내 개봉을 앞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도 이 사업과 관련돼 한국 촬영을 진행한 바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국제사업부 국제공동제작팀 김영구 과장은 “2011년 사업을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로 진행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촬영 뒤 해외 관계자들의 문의가 크게 늘었다. 지난 3월 북미에서 열린 세계영상위원회 로케이션 쇼(AFCI Locations Show)에서도 사업에 관한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논의가 활발히 오갔다”고 밝혔다. 이어 김영구 과장은 “현재 이 사업과 관련해 화이브러더스의 <나쁜놈은 반드시 죽는다>가 제주도에서 촬영을 진행하고 있고, 10월에 한편의 중국영화가 새로 국내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 영화산업의 새로운 실크로드’ 컨퍼런스에서 발언 중인 이용관(왼쪽에서 네 번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급격하게 성장하는 중국 영화시장 진출을 목표로 한 중화권 프로덕션과의 교류도 훨씬 적극적이었다. 지난 3월25일 화이브러더스와 3년간의 독점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쇼박스도 <암살>의 해외 티저 포스터를 홍콩필름마트에서 최초 공개하는 등 중화권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태세를 갖췄다. 배우 전지현이 출연한 TV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지난해 중화권에서 대단한 인기를 끌어서인지 <암살>의 해외 티저 포스터에선 전지현의 이름을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었다. <암살>에 대한 해외 바이어들의 반응에 관해 쇼박스 해외사업팀 정수진 차장은 “주목도가 높은 작품이라 꽤 많은 규모로 선판매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쇼박스 부스를 찾은 인도네시아의 한 매체 관계자 역시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과 <도둑들>의 최동훈이 협업한 작품이니 당연히 <암살>에 가장 먼저 눈이 갈 수밖에 없다”라며 <암살>에 큰 관심을 보였다. 홍콩필름마트에서 첫 해외 프리미어를 연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은 일본의 Twin Co., 중국의 Binci Media, 대만의 AV-JET를 포함해 아시아 14개국 이상에 선판매됐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펀치> 등을 제작한 HB엔터테인먼트도 “콘텐츠를 소개하고 새로운 배급망을 모색하기 위해” 홍콩필름마트에 처음으로 부스를 열었다. <별에서 온 그대>의 포스터가 붙어 있기 때문인지 중화권 바이어들이 HB엔터테인먼트의 부스를 자주 들르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CJ엔터테인먼트에서 배급하는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은 이미 지난 베를린국제영화제 마켓을 통해 대만 쪽 배급사와 계약을 완료한 바 있다. CJ엔터테인먼트 아시아세일즈 담당 이진희 과장은 “류승완 감독은 <베를린>을 통해 해외에서도 남다른 액션 연출과 상업적인 감각이 뛰어나게 결합된 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차기작 <베테랑> 역시 아시아 바이어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수상회>의 경우 “다른 배급사들의 출품작과 비교해 타깃, 캐릭터, 스토리, 배우의 인지도 면에서 차별화”되어 역시 큰 관심을 받았다. 주연배우 박근형과 윤여정이 익숙한 한류 스타들에 비해 해외엔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라는 점이 오히려 바이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CGV아트하우스에서 배급하는 영화들에도 이목이 쏠렸다. 특히 “<소셜포비아>는 독립영화 카테고리 안에선 유례없는 매출을 기록”했을 정도로 관심도가 높았다. 변요한이 출연한 드라마 <미생>의 인기가 해외에도 큰 파장을 미친 덕이다. “변요한의 출연작인 <들개>도 뒤늦게 배급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로맨틱 코미디나 치정극, 가족극이 아닌 형태의 드라마가 한국에서 인기 있다는 것 자체가 아시아 미디어 시장의 뉴스 거리 중 하나였다”고 이진희 과장은 밝혔다.

아시안필름어워즈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배두나.

아시안필름어워즈 작품상, 로우예 감독 <블라인드 마사지>

지난해 마카오로 무대를 옮긴 제9회 아시안필름어워즈 후보작 리스트에선 오랜만에 한국영화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후보작 리스트의 모든 부문에 한두명의 국내 영화인들의 이름이 쓰였고 CJ엔터테인먼트 배급작인 <GROW: 인피니트의 리얼 청춘 라이프>에 출연한 인피니트가 직접 아시안필름어워즈 무대에 올라 축하 공연을 펼쳤다. 배두나는 <도희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5일의 마중>의 공리, <디어리스트>의 조미, <황금시대>의 탕웨이, <종이달>의 미야자와 리에, <내 생애 첫 번째 마가리타>의 칼키 코이클린 등 올해 그 어떤 부문보다도 여우주연상 후보들이 특히 강력했던 만큼 배두나의 수상은 무척 고무적이다.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시상대에 오른 배두나는 벅찬 얼굴로 “수상을 전혀 예상치 못했다. 무척 기쁘고 앞으로도 국경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배우로 활동하겠다”는 소감을 남겼다. 4월9일 개봉을 앞둔 <화장>의 임권택 감독도 공로상을 수상했다.

대단히 아쉽게도 대다수의 작품은 노미네이트에 그쳤다. 최우수 작품상엔 홍상수 감독의 <자유의 언덕>, 윤제균 감독의 <국제시장> 등 두편의 한국영화가 노미네이트됐으나 상은 로우예 감독의 <블라인드 마사지>에 돌아갔다. 뿐만 아니라 <자유의 언덕>은 감독상(홍상수), 남우주연상(가세 료) 후보작이기도 했다. <명량>의 최민식 역시 남우주연상 후보였다. 하지만 감독상은 <황금시대>의 허안화 감독이, 남우주연상은 <백일염화>의 리아오판이 거머쥐었다. <카트>의 도경수는 신인상 후보에 들었으나 수상을 하진 못했다. 그 밖에 <끝까지 간다>의 김성훈 감독이 각본상, 조진웅이 남우조연상, 김창주 편집감독이 편집상, <해무>의 한예리가 여우조연상, <군도: 민란의 시대>의 최찬민 촬영감독이 촬영상, 박일현 미술감독이 미술상, <역린>의 모그가 음악상, 정경희 디자이너가 의상상,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의 강종익 디자이너가 시각효과상에 후보로 올랐으나 수상에 이르지는 못했다. 많은 후보가 있었음에도 대부분의 상이 중국영화에 돌아간 것으로 미루어 관계자들 사이에선 홍콩이 현재 중국을 지나치게 의식하면서 여타의 아시아 국가들을 슬쩍 견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아시아 감독들의 신작 제작을 지원하는 홍콩-아시아필름파이낸싱포럼(HAF)에서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한국 감독의 이름을 찾을 수가 없었다. 다만 스탭상 부문 후보에 한국영화는 빠지지 않아 아시아 영화시장에서 여전히 국내 기술팀의 실력만은 높이 사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시안필름어워즈 공로상을 수상한 임권택 감독.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 단속 법률 시행

홍콩필름마트가 무사히 폐장했지만 4월이 되면서 중화권 미디어 시장의 분위기는 사뭇 무거워졌다. 4월1일부터 온라인 비디오 사이트 스트리밍 업체를 단속하는 새로운 정책이 시행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앞으로는 사전에 허가를 받지 않은 외화와 해외 TV프로그램의 온라인 비디오 사이트 스트리밍이 강력하게 제재된다. 중국의 미디어 정책 규제를 담당하는 광파전영전시총국(The State Administration of Press, Publication, Radio, Film and Television, SARFT)은 폭력의 강도가 세거나 음란한 콘텐츠를 유통하는 업체도 강력 처벌하겠다고 밝혀 업체들 사이에 무거운 긴장이 감돌고 있다. 사실상 ‘사전검열’과 다르지 않으나 더욱 문제인 것은 업체들이 겪을 당장의 피해다. 요쿠투더우, 텅쉰, 아이치이와 같은 온라인 비디오사이트 스트리밍 업체들은 라인업을 확보하기 위해 이미 아시아 각국의 콘텐츠를 잔뜩 사들인 상태다. 얼핏 생각하기론 해적 콘텐츠의 피해를 받지 않고 공식 스트리밍으로 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 같지만 대부분의 업체가 해외 콘텐츠를 대량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스트리밍에 차질이 생길 경우 오히려 막대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국가들과의 활발한 공동 제작은 콘텐츠를 모으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이러한 피해를 일부 예방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정부의 여전한 검열과 제재 속에서 중화권 영화산업은 무사히 “One Belt, One Road”를 뚫고 전진할 수 있을 것인가. 중화권 영화산업은 홍콩이라는 무대에서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며 여전히 미래를 위한 성장통을 겪고 있는 중이다.

광둥영화산업협회 비즈니스 어시스턴트 마르퀴즈 구오.

유럽, 북미에선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다

광둥영화산업협회 비즈니스 어시스턴트 마르퀴즈 구오

-홍콩필름마트엔 처음으로 참여한 것이라고 들었다.

=그렇다. 중국 광둥성 정부도 이번 참여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영화 프로덕션뿐 아니라 TV 프로덕션, 애니메이션산업체까지 광둥성의 41개 업체가 참여했다.

-가장 기대하고 있는 지점은 무엇인가.

=첫 참여이니 일단은 이 콘텐츠가 우리의 콘텐츠임을 홍보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영화나 TV 비즈니스쪽으로 문의를 해오는 건 주로 아시아 바이어들이다. 유럽과 북미 바이어들은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다.

-유럽과 북미 바이어들은 어째서 광둥성의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가지는 것인가.

=음… 꼭 광둥성의 애니메이션이어서가 아니다. 아시아 특유의 정서가 느껴지는 데 호기심을 느끼는 것 같다. 우리가 홍보하고 있는 <부니 베어: 롤라 구출 대모험>(2014)은 지난해 개봉 당시 중국 박스오피스에서 크게 흥행한 작품이다. 현재도 곳곳에서 배급 문의가 오고 있다. 잠시 뒤에 우리 부스에서 <부니 베어: 롤라 구출 대모험>의 카툰쇼도 선보일 예정이니 꼭 방문해보길 바란다. (웃음)

젊은 영화인을 지원하겠다

제39회 홍콩국제영화제 이모저모

홍콩필름마트 개장일에 맞춰 제39회 홍콩국제영화제도 성대하게 개막했다. 50여개국에서 모인 280여편의 영화가 소개되었으며 개막작으로는 대만 감독 장애가의 <마음의 속삭임>(Murmur of the Hearts)이, 폐막작으로는 중국 감독 옹자광의 <기항지>(Port of Call)가 선정됐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중국 박스오피스를 강타한 서극 감독의 첫 3D영화 <지취위호산>도 갈라 섹션으로 상영됐다. 홍콩국제영화제 총괄감독 로저 가르시아는 “젊은 세대의 관객과 영화가 원활하게 이어질 수 있기를 원한다”며 “올해는 11번의 무료 단체상영을 계획했고, 더 많은 영화에 중국어 자막을 붙이려고 노력했다. 지난해에 중국어 자막이 있는 영화가 25%에 불과했다면 올해는 그 두배인 50%로 늘려 더 많은 관객을 유치하려 했다. 학생용 티켓도 만들었는데 가격은 3달러로 책정했다. 영화산업에 젊은 영화인들이 지속적으로 뛰어들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홍콩 행정부도 로컬영화 제작을 지원하기 위해 두 가지 펀드를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일시적인 프로젝트였던 장편영화 제작 펀드는 지속적으로 이어지게 됐다. 지원대상이 된 학생과 젊은 영화인들에겐 각각 325만홍콩달러와 550만홍콩달러가 지원된다. 홍콩영화발전기금은 앞으로 10만홍콩달러 미만의 저예산영화 제작을 지원하는 제도를 만들 예정이다. 지원금은 영화당 20만홍콩달러에서 200만홍콩달러 사이에서 집행될 예정이다. 올해의 홍콩필름마트와 홍콩국제영화제에선 중화권 영화산업의 미래를 향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태도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지난해처럼 개막작과 폐막작을 나란히 중화권 영화로 선정한 것 역시 중화권 영화에 대한 꾸준한 지지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