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마이클 케인은 카리스마, 엘레강스, 유머 다 갖췄다”
2015-06-09
글 : 김성훈
<유스>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
<유스>

파올로 소렌티노는 전작 <그레이트 뷰티>(2013)를 통해 삶과 죽음, 젊음과 나이 듦, 예술과 미학을 여러 영화적 장치를 통해 은유했다. 올해 칸 경쟁부문에서 첫 공개된 그의 신작 <유스>는 전작의 여러 주제 중 젊음과 나이듦을 뚝 떼내어 이야기한 작품이라 할 만하다. 오랜 친구 프레드(마이클 케인)와 믹(하비 카이틀)은 80살을 앞두고 스위스 알프스에 있는 고급 호텔에 휴가를 간다. 프레드는 은퇴한 음악 작곡가 겸 지휘자로, 최고의 무대인 ‘퀸’에 컴백하라는 제안을 시큰둥하게 거절한 반면, 믹은 신작 시나리오를 빨리 끝내려는 백전노장 영화감독이다. 둘은 얼마 남지 않은 미래를 마주하며 휴가를 보내고 있는데, 그들이 호텔에서 만난 그 누구도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을 걱정하지 않는다. 첫 공개된 뒤 썩 좋은 평가를 받진 못했지만, 파올로 소렌티노는 그게 뭐가 대수냐는 듯 전작부터 이어져 온 나이 듦이라는 일관된 주제에 관해 여러 얘기를 들려주었다.

-오래전부터 구상해온 얘기라고 들었다. 어떻게 구상하게 됐나.

=세계 최고의 권위를 가진 소프라노 ‘퀸’의 무대에서 지휘를 거부한 한 이탈리아인이 있었다. 그의 선택은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 나폴리 출신인 나로선 이해할 수 없었던 동시에 호기심을 자극했다.

-영화는 80살을 눈앞에 둔 두 노인, 프레드와 믹이 주인공이다. 두 사람을 통해 늙어가는 것을 반추하고, 젊음을 찬사한다. 아직 45살인 당신이 노인 얘기를 하는 이유가 뭔가.

=나이 든 사람들이 가진 삶에 대한 태도와 생각에 큰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다.

-당신이 노인이 된다면 프레드처럼 시간을 여유롭게 보내고 싶나, 아니면 믹처럼 젊은 사람 못지않게 열정적으로 도전하고 싶나.

=프레드 같은 스타일이 좋은 것 같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젊은 열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 역시 환상일 수 있다. 나이가 들면 현명해지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기에, 나이에 맞지 않는 열정은 멀리하는 게 좋은 것 같다. 분명한 건 젊었을 때보다 더 현명하고 매력적이고 싶다.

-둘 중 실제 모습과 가까운 캐릭터는 누구인가.

=영화 속 마이클 케인과 가깝길 바라지만, 솔직히 하비 카이틀이 실제 모습과 닮았다. 그와 나는 세대가 다르지만 삶을 계속 도전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것 같다.

-마이클 케인과의 작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를 캐스팅한 이유가 뭔가.

=프레드 역할은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마이클 케인을 염두에 뒀다. 카리스마, 엘레강스, 유머, 이 세 가지를 모두 갖췄기 때문이다.

-주인공인 두 노인이 고급 호텔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나이 먹는 것을 아쉬워한다.

=믹과 프레드, 심지어 영화에 깜짝 등장하는 축구선수 마라도나까지 저마다 각기 다른 삶을 살아왔다. 자신의 과거를 통해 앞으로 어떤 삶을 그려나갈지 같은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 삶에서 중요한 건 과거와 현재가 아니라 미래다.

-로케이션 촬영이 많고 화려했던 전작 <그레이트 뷰티>와 달리 이번 영화는 한 호텔 안에서만 이야기가 진행된다.

=전작보다 단순한 이야기이길 바랐다.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그레이트 뷰티>는 무척 힘들었다. 스탭이랑 배우가 많았고, 세트도 많이 지어야 했다. 그래서 한정된 공간에 있는 몇명의 인물에만 집중할 수 있는 규모였으면 좋겠다 싶었다.

-주드 로와 함께 드라마 <더 영 포프>를 만든다고 들었다.

=그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아직 말할 수 없다. 이탈리아계 미국인 최초로 교황이 된 가상인물이 주인공인데 내 아이디어다. 처음에는 이탈리아에서 진행할 계획이었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HBO> <카날플뤼스> <스카이채널>이 관심을 보여 미국에서 제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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