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작가의 표절은 우리 사회 전반에 파문을 남기고 있다. 침묵의 카르텔을 깨고 자성의 목소리를 촉구하는 건 문단만이 아니다. 창작 전반에 걸쳐 자기반성과 시스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영화계 역시 오랜 시간 표절 관련한 문제 자체를 덮어두고 지나왔다. 매해 거르지 않고 의혹이 불거져도 잠시만 침묵하면 뒤이어 밀려오는 파도에 묻혀 어느덧 잊혀져가는 관행은 좀처럼 깨지지 않는다. 표절 자체보다 두려운 건 점차 무뎌져가는 수치심과 좌절된 도덕이다. 지금이야말로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이 필요한 시점이라 믿으며 아직 부끄러워할 줄 아는 마음이 남아 있을 때, 한국영화계가 묻어온 표절 논란을 다시 살펴보려 한다. 우선 마녀재판식의 감정적 과열을 경계한 채 영화에서 표절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를 살펴봤다. 이어 안시환 평론가가 표절과 오마주의 경계를 넘나드는 창조적 모방의 사례를 살폈다. 2000년 이후 한국영화계에 어떤 표절 논란이 있었는지도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판례를 통해 표절과 저작권 침해 사례를 덧붙인다. 답이 있는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답을 찾기 위해서라도 좀더 많이 알고, 많이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표절에 대한 기억이자 어느덧 화석이 되어가고 있는 용기와 양심을 위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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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표절 논란과 창조적 모방 사례, 저작권 침해 판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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