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스페셜] 믿고 보는 감독들 - 신카이 마코토의 <너의 이름은> 이상일의 <분노> 등
2016-09-27
글 : 이주현
<너의 이름은>

페드로 알모도바르, 드니 빌뇌브, 구로사와 기요시, 신카이 마코토 등 이름만으로 우리를 설레게 하는 감독들이 있다. 이들의 믿고 보는 신작을 올해 부산에서 만날 수 있다. 우선 동시대 거장들의 신작 및 화제작을 소개하는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초청된 세편의 영화, 신카이 마코토의 <너의 이름은>, 구로사와 기요시의 <은판 위의 여인>, 이상일 감독의 <분노>를 놓칠 수 없다. <초속5센티미터>(2007), <별을 쫓는 아이>(2011) 등 섬세하고 투명하게 일상의 순간을 담아내온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장편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을 들고 한국을 찾는다. 도시와 산골 마을에 사는 청소년 타키와 미츠하의 몸이 뒤바뀌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이내 사라진 것들에 대한 그리움을 소환한다. 신카이 마코토 영화 세계의 확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은판 위의 여인>은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프랑스 배우 및 스탭들과 협업한 결과물이다. 19세기 사진 촬영방식인 ‘다게레오타입’을 고수하는 파리의 사진작가 스테판과 그의 모델이자 딸인 마리, 스테판의 조수 장의 관계를 그리는 이 작품은 인간과 유령, 현실과 비현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었던 호러 마스터 구로사와 기요시의 인장이 선명하게 박혀 있는 판타지 스릴러다. 재일동포 3세 감독 이상일은 요시다 슈이치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분노>를 선보인다. 와타나베 겐, 미야자키 아오이, 쓰마부키 사토시, 아야노 고, 히로세 스즈 등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는 <분노>는 살인사건의 용의자들과 그들을 의심하는 주변인을 통해 인간의 믿음이 얼마나 허약한지를 보여준다.

<줄리에타>
<컨택트>

<위플래쉬>(2014)를 통해 동시대 가장 촉망받는 젊은 감독이 된 데이미언 셔젤의 신작 <라라랜드>를 기대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라이언 고슬링과 에마 스톤이 배우 지망생과 재즈 뮤지션으로 열연한 <라라랜드>는 두 인물의 사랑 이야기를 황홀하게 풀어낸 뮤지컬영화다. 9월18일 폐막한 제41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했다. <그을린 사랑>(2010),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2015) 등 매번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드니 빌뇌브 감독의 신작은 무려 SF다. 드니 빌뇌브의 철학적 사유가 담긴 SF영화 <컨택트>는 유능한 언어학자와 이론 물리학자가 외계 생명체의 언어를 해독하는 이야기로, 드니 빌뇌브의 치밀한 연출력이 돋보인다. 스페인의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은 <줄리에타>에서 다시금 모녀관계를 탐구한다. 갑작스런 사고로 남편을 잃고 어린 딸에게 의지하며 살아온 줄리에타와 열여덟살이 되자 훌쩍 가출해버린 딸 아니타를 통해 불가해한 인간의 심리와 관계를 추적한다. 안노 히데아키와 히구치 신지가 공동 연출을 맡으면서 더욱 화제가 된 <신 고질라>는 일본의 대표적인 괴수 캐릭터 고질라를 부활시켜 무능한 정부와 광란에 빠진 일본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시도한다. 안노 히데아키 감독과 히구치 신지는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신세기 에반게리온>(1995)의 감독과 각본가로 협업한 사이다. 배우 네이트 파커의 장편 연출 데뷔작 <국가의 탄생>은 올해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과 관객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다. 19세기 미국에서 흑인 노예들의 반란을 이끌었던 흑인 네트 터너의 실화를 영화화했다.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자비에 돌란의 <단지 세상의 끝>은 논란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작가 루이스가 가족들에게 자신의 죽음을 알리기 위해 12년 만에 고향을 찾으면서 벌어지는 이 영화는 칸에서 공개됐을 당시 평단의 혹평을 받았다. 칸의 선택에 지지를 보낼 수 있을지 부산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치열한 예매전쟁을 예고하는 화제작들이 이만큼이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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