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신인배우] 문동혁 - 진짜의 연기
2017-08-30
글 : 이화정

“<파파로티>(2012) 개봉 때 친구들이 그러더라. 동혁이 너, 그 영화 찍었냐? (웃음)” 배우 이제훈의 모습이 얼핏 보인다고 하자, 평소 너무 따르고 싶은 배우라며 ‘영광’이라고 웃어 보인다. 보조개가 들어간 웃음이 해맑은 인상을 부각시킨다. 제출한 포트폴리오 영상에서 ‘내가 솔직히 잘생기지는 않았잖아. 연기로 승부 보는 거지’라는 ‘연기 아닌 연기’로 자부심을 드러낼 정도였던 그는 안정적인 연기로 심사위원들의 지지를 얻었다. 27살, 상명대학교 영화과 졸업반인 그는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연기 공부에 도움이 된다면 뭐든 했다. 20여편의 단편작업은 물론, 연기를 공부하기 위해 연극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꾸준히 연극 작업에도 참여하는 등 기본기가 탄탄한 배우임에 틀림없다.

오디션 아는 형이 오디션 지원서를 보내주면서 내자고 했다. 준비하면서 친구들과 배우 류준열씨 이야기를 많이 했다. ‘혼자 잘나가서 주변에서 질투를 많이 했다는데, 우리는 그러지 말자’고. 그런데 같이 오디션 본 친구들 중 나만 합격했다. 친구들이 많이 축하해주더라. 내가 먼저 잘됐다기보다 모두 같이 오래 이 일을 할 거라 서로 격려하고 응원해주며 지내고 싶다.

연기의 시작 고3 때 친한 친구가 연기학원을 등록했다는 말에, ‘네가 하면 나도 한다!’는 생각에 그길로 따라 등록했다. (웃음) 원래는 지리교육학과를 가려고 했는데 극적으로 진로를 바꾼 거다. 막상 시작은 했는데, 연기자의 길을 걷기가 쉽지 않더라. 당장의 수익도 그렇고. 연기가 아니더라도 일단 ‘최대한 현장에 붙어 있자’는 마음으로 일했다. CF, 영화제작부, 연출부, 촬영부, 미술부 뭐든 가리지 않고 참여했다. 연기를 위해 일단 경험을 쌓자는 마음을 다졌다.

문동혁은 ‘형용사’ 같은 사람이라고 해야 할까. 언제 어떤 자리, 어떤 상황에서도 수식할 수 있는 그런 존재다. 대체 불가의 문동혁이기도 하지만 뭐든 수식할 수 있는 그런 존재.

내 인생의 영화 <어바웃 타임>(2013). 인생을 통틀어 가장 행복한 기분이 든 영화였다. 주인공 팀(돔놀 글리슨)부터 비중이 적은 인물들까지 한명 한명 다 착하고 그들이 나와서 행복한 일상을 만들어낸다. 과장되지 않은 진짜 상황, 진짜 연기를 하는 것 같더라.

함께 작업하고 싶은 감독 오디션을 볼 때만 해도 박찬욱, 봉준호 감독님이라고 대답했다. 물론 지금도 그분들과 작업하고 싶은 마음은 마찬가지지만, 이번에 오디션을 보면서 한분이 더 생겼다. 김성훈 감독님! <끝까지 간다>(2013)도 <터널>(2016)도 너무 좋아했는데, 인간적으로도 너무 좋은 분이더라. 다른 오디션에 가면 아무래도 분위기가 삼엄해 주눅이 들게 마련인데, 이번엔 김성훈 감독님을 비롯해 심사위원들 모두 너무 신경 써주시고 코멘트도 해주시고 그랬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함께 작업하고 싶다.

롤모델 이제훈 배우. 또래 배우들 모두 <파수꾼>(2010)을 한번씩 연기해봤을 거다. 그만큼 배우들에게 파급력 있는 영화다. 또 이제훈 배우는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선하면서도 날카로운 이미지, 열심히 하는 모습과 재능. 그런 여러 느낌들이 한 배우에게서 나온다. 최민식 배우도 존경한다. 그분의 연기철학은 굳이 말로 듣지 않고 눈만 봐도 알 수 있다. 진짜의 연기를 하고 계신다. 정말 닮고 싶다.

문동혁이 생각하는 연기란 연기를 가르쳐준 선생님께서 연기는 ‘완벽한 거짓말’이라고 하셨다. 진짜 그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면 진짜 그 사람이 된 것처럼 완벽한 거짓말을 해야 한다고. 내가 얼마나 깊게 그 인물을 이해할 수 있는지, 그 질문을 계속 고민 중이다. 아직까진 잘 모르겠지만 그래서 더 공부하려고 욕심을 부리고 있다.

심사위원 추천사

가장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준 배우다. 탁월한 외모라기보다는 유머러스한 면과 인간적인 매력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연기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다양한 인물을 연기할 수 있는 깊이와 너비를 키워가길 바란다. _심재명 명필름 대표

영화 2013 <백프로> 단편영화 2017 <오병오고> 2017 <자화상> 2016 <달팽이집> 2016 <베이비> 2014 <카페로망스> 2011 <쉽지않아> 2010 <인투포커스> 연극 2017 <화염> 2014 <시간을 삽니다> 2013 <임대 아파트> 2013 <남자충동> 2012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광고 부산관광공사 ‘가을’ CJ 푸드빌 뮤직비디오 한음파 타이틀곡 <재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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