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신인배우] 전채은 - 빛나는 가능성
2017-08-30
글 : 정지혜 (객원기자)

오디션 최종 합격자인 성인배우 다섯명의 호명이 끝난 뒤 마지막으로 특별언급된 배우가 있다. 올해 13살, 초등학교 6학년의 전채은양이다. 전채은양의 가능성을 미리 알아본 심사위원 전원이 만장일치로 지지의 손을 들어줬다. 인터뷰와 촬영 내내 전채은양은 긴장한 기색 하나 없이 호기심 어린 눈을 반짝인다. 그 누구보다도 편안하고 자연스러워 보인다. 포즈를 취하는 것만 봐도 아역배우가 범할 수 있는 우, 학습한 대로 만들어낸 것을 덧대는 쪽이 아니다. 만들어진 적 없는 본연의 자기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데 그것만으로도 상대만을 집중하게 만든다. 작은 체구, 길쭉한 팔다리, 오밀조밀한 이목구비도 인상적이다. 무구한 가능성이라는 말을 이럴 때 꺼내본다.

오디션 우연히 알게 돼 지원한 오디션인데 합격해 정말로 뿌듯하고 기분 좋다. 그저 오디션에 붙었을 뿐인데 배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마구 생긴다. 합격 소식을 알게 된 친구들이 ‘벌써 꿈을 이뤄서 좋겠다’고 축하해줬다. (웃음) 반듯하고 개성 있는 배우가 돼야지! 책도 많이 읽고 역사 공부도 열심히 하겠다.

연기의 시작 연기라는 걸 배워본 적이 단 한번도 없다. 그저 엄마랑 집에서 연습해보는 정도다. 4학년 때부터 남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 활동을 하고 있다. 합창단에서 한 뮤지컬 <빨강머리 앤>의 앤 역으로 무대에 오른 게 내가 한 첫 연기다. 앤은 겉으로는 되게 밝은 척하지만 내면에는 상처가 있는 친구 같았다. <빨강머리 앤>의 앤처럼 엉뚱 발랄한 매력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캐릭터나, 말수는 적지만 눈빛만으로도 감정을 표현하는 역할을 꼭 맡아보고 싶다. 영화배우 못지않게 뮤지컬 배우도 하고 싶은데 사실 내가 음치다! (웃음) 노래 부르는 건 즐겁다. <배고픈 호랑이>처럼 민요풍의 동요가 좋다. TV를 잘 보지 않아 가요는 많이 모르지만 아이유의 <잔소리>나 악동뮤지션의 노래도 즐겨 듣는다.

전채은은 ‘그릇에 담긴 물’이다. 어떤 그릇에 담기느냐에 따라 그 모양이 바뀌는 물처럼 나도 연기 연습을 열심히 해서 좋은 그릇에 담길 수 있도록 해야지. 그릇으로 치자면 겉모습보다는 사람들이 편하게 많이 쓸 수 있는 실용적인 그릇이 되게끔 해야지.

함께 작업하고 싶은 감독 또는 배우 아직은 연기를 해본 경험이 없어서, 또 아역배우다 보니 연기해보고 싶은 감독님이나 배우분을 꼽기가 어렵다. 그래도 인상적이었던 분이 있다. <씨네21> 창간 22주년 행사 때 변요한 배우를 실제로 처음 봤는데 정말 잘생겼더라.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2016)를 봤을 때 연기도 정말 잘한다고 생각했다. (웃음)

올해의 목표는 일단 밥을 많이 먹고 키가 커야 한다. 반에서 키 작은 순으로 치면 앞에서 세 번째다. 중학교에 들어가서도 연기 공부를 계속해야지.

전채은에게 연기란 자유로움 같다. 어떤 대본이 어떤 배우와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도 연기의 자유로움의 일부 아닐까. 평소 내가 가장 자유롭다고 느낄 때는 책을 읽을 때다. 수학 문제를 풀 땐 문제 생각만 해야 하지만 책을 읽을 때만큼은 ‘나였으면 어떻게 했을까?’라며 인물들을 생각해본다. 최근엔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라는 책을 3권까지 정말 재밌게 읽었다. 도서관에 가도 4권이 항상 없다. 빨리 읽어야지!

심사위원 추천사

전채은양은 아직 어리지만 오디션 참가자들 가운데 지지도 면에서 압도적인 1등이었다고 해도 좋을 만큼 굉장한 자질을 보여줬다. 이 배우가 잘 자랄 수 있게 마음껏 응원해주고 싶다. _이소영 사람엔터테인먼트 대표

2015~17 남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 활동(뮤지컬 <빨강머리 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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