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죄와 벌> 차태현 - 가장 인간다운 어떤 것
2017-12-12
글 : 장영엽 | 사진 : 최성열 |
<신과 함께-죄와 벌> 차태현 - 가장 인간다운 어떤 것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신과 함께-죄와 벌>의 김자홍을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은 표현이 적절할 듯싶다. 이승에서 내 한몸의 위기보다 다른 사람의 안전이 더 중요한 소방수였던 김자홍은, 저승차사들이 19년만에 마주한 ‘귀인’인 동시에 비밀스러운 사연을 간직한 인물이다. “굵은 눈물 한 방울로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 김용화 감독의 답안은 배우 차태현이었다. 왜 아니겠는가. 불이 솟구치고 땅이 꺼지는 요지경의 지옥 속에서도 여전히 인간다울 누군가의 얼굴을 떠올렸을 때, 차태현만큼의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 배우는 많지 않다.



-솔직히 김용화 감독과 배우 차태현이 왜 지금에서야 만났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예전부터 잘 어울릴 것 같은 조합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랬나? 김용화 감독과는 몇년 전 부산국제영화제 때 해운대 포장마차에서 만난 게 전부다. 이번에 직접 만나보니 호흡도 잘 맞고,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연출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굉장히 프로페셔널한 사람이더라. 배우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고, 어떤 것이 필요한지 정확히 알고 있어서 작업이 수월했다.



-<신과 함께-죄와 벌> 같은 블록버스터영화 출연은 처음이다.



=맞다. 사실 자홍이란 역할은 배우 입장에서 고민이 많이 되는 캐릭터였다. 1부에만 등장하는데 2부까지 스케줄을 빼야 하고(<신과 함께>는 1, 2부를 병행 촬영했다.-편집자) 본인이 보여줄 수 있는 게 많다기보다 주어지는 상황에 끊임없이 반응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흔쾌히 출연을 결심한 건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한국에서 처음 시도하는 제작 시스템을 직접 경험하고 싶었고, 이 이야기가 어떻게 영화로 구현될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거의 모든 배경이 CG로 구현되는 전무후무한 영화인데, 첫 촬영날 풍경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일단 신기하다는 생각? 한편으로는 코믹하기도 했다. 사방이 녹색 천으로 덮여 있는 공간에서, 감독님이 “자! 이제 뭐가 나타납니다!” 하고 소리를 지르는 풍경이. (웃음) 마치 말로만 듣던 1980년대 영화 현장에 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



-감독과 배우들이 입을 모아 말하더라. 그런 현장에서 감정 신이 많았던 차태현의 집중력이 어마어마했다고.



=도저히 집중하기 힘든 상황이었던 건 맞다. 하지만 시나리오의 덕을 많이 봤다. 평소 아무리 슬픈 내용의 대본을 보아도 진심으로 공감되지 않으면 감정이입이 어려울 정도로 시나리오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인데, 이 영화에서는 억지로 연기를 해야 하는 경우가 단 한번도 없었다. 그리고 다들 연기를 너무너무 잘했다. 확실히 잘하는 배우들만 모아놔서 그런지 집중력이 대단했다. 그렇게 서로를 믿으며 연기를 했기에 감정을 잡는 데 특별히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자홍의 가족사는 이번 영화에서 이야기의 중요한 한축을 담당한다. 실제 가족과의 관계가 이번 영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는 동생 수홍과의 관계를 표현하기가 어려웠다. 내가 둘째 아들이기 때문에(그의 형은 영화 제작사 AD406의 차지현 대표다) 형으로서의 마음을 헤아리기가 쉽지 않더라. 어머니에게는 자홍이 그런 것처럼 늘 죄송한 마음이 크다. 아이를 낳으면 부모를 더 생각하게 된다고 하는데 부족한 점이 많은 건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 아내와도 평소 자식들에게 너무 많은 걸 바라지 말자는 이야기를 나눈다. 나도 부모에게 이렇게밖에 못하는데 아이에게 무엇을 바랄 수 있을까 싶었다.



-전작을 돌아보니 악역을 맡은 적이 한번도 없더라. 보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역할에 대한 갈증은 없나.



=새로움에 대한 필요는 느끼는데, 솔직히 말하면 이제까지 제안받은 악역들이 그리 매력적이지 않았다. ‘착하게 생긴 애가 알고 보면…’ 식의 이야기가 많았다. 누구나 예측 가능한 이야기 속의 전형적인 악역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모습에서 새로움을 발견하는 감독들의 영화에 더 끌렸던 것 같다. 내겐 김영탁 감독의 <슬로우 비디오>(2014)와 김용화 감독의 <신과 함께-죄와 벌>이 그런 작품이었다. 앞으로도 그렇게 가능한 변화를 시도해보고 싶다.



-올해는 KBS2 예능 프로그램 <용띠클럽: 철부지 브로망스>를 통해 ‘가장’ 차태현다운 모습을 대중에게 선보인 한해였다. <신과 함께-죄와 벌>에 대한 가족의 반응은 어떻게 예상하나.



=이 영화는 수찬이(차태현의 첫째 아들)가 처음으로 극장에서 보는 내 영화가 될 것 같다. 12세 관람가라 2호(태은), 3호(수진)는 아직 못 보겠지만. 평소 마블 영화를 좋아하는 수찬이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정말 궁금하다. 영화를 보고 부모에게 잘했으면 좋겠는데.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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