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죄와 벌> 김향기 - 선한 기운을 물들이다
2017-12-12
글 : 김현수| 사진 : 최성열|
<신과 함께-죄와 벌> 김향기 - 선한 기운을 물들이다

“내가 진짜 열심히 해야겠구나, 원작을 읽자마자 긍정적인 부담이 밀려왔다.” 내년이면 고3 수험생이 되는 배우 김향기는 <신과 함께-죄와 벌> 캐스팅 소식을 기사로 접한 주변 친구들 반응을 듣고서야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실감했다. 그런 주변 반응 때문에 더욱 이 영화에 참여하는 것이 부담됐을 법도 하지만 삼촌뻘인 선배 배우들 앞에서도 그녀는 전혀 주눅들지 않고 자기의 역할을 다 해냈다. 김용화 감독이 배우 김향기에게서 찾아낸 긍정의 에너지는 바로 이 영화에 꼭 필요했던 부분일터다. 김향기가 연기하는 덕춘은 망자의 곁에서 그들을 대변하는 저승사자다. 저승에서의 그의 임무가 막중하듯 생애 첫 대작 영화에 참여한 김향기의 심정도 남달랐다.



-처음 캐스팅 제안을 받고 기분이 어땠나.



=지난해에 고등학교 입학과 함께 <신과 함께> 캐스팅 제안을 받았다. 원작 웹툰을 보지는 못했지만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웃음) 그래서인지 소식을 접한 친구들이 “대박이다!”라면서 난리가 났다. 이후 나는 시나리오 읽기 전에 웹툰을 보면서 속으로 ‘주호민 작가님 천재!’를 외쳤다.



-배우 김향기가 바라본 덕춘은 어떤 사람이던가.



=덕춘은 감성적이고 누구보다 감정이입을 잘하며 표정을 숨기지 못하는 성격이기에 그런 솔직하고 귀여운 면이 영화에서도 잘 살아난 것 같다. 감독님도 자기 감정에 솔직한 아이를 요구하셨다.



-원작의 덕춘과 시나리오상의 덕춘과는 무엇이 다르던가.



=원작 캐릭터가 거의 그대로 반영됐다. 바가지 머리도 그대로 가져왔다. (웃음) 그런 면에서 삼촌들보다는 연기하기가 수월했던 것 같다. 한 가지 다른 점은 웹툰에서는 강림과 해원맥 사이에서 두 사람 모두를 믿고 따르지만 영화에서는 해원맥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새롭다. ‘이 사람은 대체 왜 이러지?’ 같은 신선한 감정을 첨가했다.



-김용화 감독에게 듣기로는 김병서 촬영감독이 덕춘 역으로 적극 추천했다고.



=나도 들었다. (웃음) 캐스팅 회의를 할 때 김병서 감독님께서 내가 잘 어울릴 것 같다고 말씀을 하셨단다. 그래서 김용화 감독님도 드라마 <여왕의 교실>을 보고 고맙게도 동의해주셨다. 병서 감독님은 부끄러우신지 현장에서 나한테 아무 말씀도 않으셨다. (웃음)



-덕춘을 연기하기 위해서 주변에 조언을 구하거나 참고한 영화도 있나.



=가장 많이 참고한 것은 원작이다. 나는 대본 연습을 할 때 주로 집에서 혼자 한다. 어릴 때는 엄마의 도움을 받았는데 지금은 혼자 한다. 덕춘이라는 캐릭터가 망자를 변호하는 법정 장면에서 대사도 길고 일상적인 대사 톤과는 다른 새로운 톤으로 대사를 해야 해서 처음 해보는 장면이 많았다. 시나리오상에서는 웅변학원 톤이라고 쓰여 있어서 인터넷의 웅변하는 학생들 영상을 참고했다.



-본인 캐릭터 연기하기도 쉽지 않았을 텐데 현장에서 다른 배우 대사도 다 외워줬다고.



=평소에 대사가 길다보니 시나리오를 계속 보게 되는데 연기는 혼자 하는게 아니기도 하고 혼자 잘하려고 오버해도 잘 안 되는 경우가 있더라. 그래서 전체적으로 읽다보니 조금 외워지는 게 있었는데, 그냥 그 정도다. 다들 내게 자기 대사를 물어보는 정도는 아니었다. (웃음)



-등장하는 거의 대부분의 장면에 CG가 입혀질 텐데 아무것도 없는 세트장에서 연기하기가 어렵지는 않았나.



=촬영 전에는 아무것도 없는 그린매트에서 연기하겠구나, 상상하며 갔는데 정말로 지옥 세트를 지어놓아서 깜짝 놀랐다. (웃음) 배경 빼고는 다 지어진 세트가 있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나는 이리저리 뭐가 날아들면 피하는 덕춘만의 액션이 조금 있는 정도인데, 다른 삼촌들이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대고 칼을 휘두르고 옷을 휘날리는 모습이 멋있었다.



-망자와 저승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보니 평소 종교나 내세에 대해 갖고 있던 생각도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엄마랑 그 이야기를 정말 많이 했다. 인간이 살면서 대부분 죄를 짓고 사는데 죄의 크기가 모두 다르다는 것을 생각했다. 그중에서 불효에 관한 죄가 가장 와닿았다. 부모님께 잘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엄마랑 친구처럼 친하게 지내다가도 화나고 스트레스 쌓이면 막 엄마한테 풀고 짜증내던 나를 돌아보게 됐다.



-이제 곧 2018년인데 새해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가장 중요한 <신과 함께-죄와 벌> 개봉 홍보 일정을 무사히 마쳐야겠고 내년에는 고3이 되니 긍정적인 마음으로 새로 시작하고 싶다. 학교 공부를 아예 포기할 수는 없고. (웃음) 좋아하는 국어 과목 위주로 열심히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