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한국영화를 빛낸 영화 30편⑤] <최후의 증인> <투캅스>
2019-04-10
글 : 김현수
<씨네21> 창간 24주년, 한국영화 탄생 100주년 스페셜... 한국영화를 빛낸 영화 30편과 그 감독들 이야기

● 이두용의 <최후의 증인>

개봉 1980년 11월 15일 / 출연 하명중, 정윤희, 최불암, 현길수, 한혜숙, 이대근

살인사건을 조사하던 오병호 형사(하명중)는 수사 도중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단순한 원한이나 강도 이상의 다른 사건이 있음을 눈치채고 주변을 샅샅이 탐문한다. 그러던 중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 아버지를 따라 지리산 빨치산에 가담했던 지혜(정윤희)를 둘러싸고 잔인한 사건이 벌어졌다는 걸 알게 된 오 형사는 분노한다. <최후의 증인>은 사극이나 태권액션영화 등 다양한 장르영화를 만들던 이두용 감독의 영화 세계가 민족의 비극과 부조리한 현실을 배경으로 한 하드보일드 세계로 확장해 나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영화다. 호스티스 멜로드라마가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이장호와 배창호 등 새로운 감독들이 충무로에 진입하던 시기, 그는 장르 영화와 현대사의 비극을 접목시키며 한국영화의 외연을 한뼘 더 넓혔다. 심지어 영화의 오프닝에 “80년대엔 이러한 어둠이 사라졌으면 한다”라는 자막을 등장시키는데 1970년대와의 단절을 선언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부정한 시대를 향한 오 형사의 울분에 찬 포효와 이를 전달하는 박력 넘치는 편집은 이 영화를 휘감고 도는 에너지다.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서라면 폭력도 서슴지 않다가도 끝내 잔인한 현실에 괴로워하던 오 형사의 모습은 이후 한국 스릴러영화 속 형사 캐릭터의 어떤 전형으로도 읽을 수 있다. 개봉 당시 40여분가량 잘려나가며 기억 속에 사라졌다가 훗날 복원을 거쳐 2017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도 상영되며 한국영화사의 중요한 걸작이 되었다.

이 영화도 주목! <내시>(1986)_ 내시와 후궁, 비극적인 러브 스토리를 둘러싸고 탐욕에 눈이 먼 권력자와 진실에 눈을 뜨게 되는 이들이 맞서는 이야기. 이두용 감독 사극 특유의 박력 넘치는 편집과 미장센을 볼 수 있다. 1968년 개봉한 신상옥 감독의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영화.

● 강우석의 <투캅스>

개봉 1993년 12월 28일 / 출연 안성기, 박중훈, 지수원, 강신범

지금도 끊임없이 관객의 사랑을 받으며 문화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소위 한국 경찰영화의 계보에서 <투캅스>가 차지하는 위치는 독보적이다. 강우석 감독은 30대 때 제작사 ‘강우석 프로덕션’을 차려 이 영화를 창립작으로 내놓았는데 관객을 노골적으로 불편하게 웃기는, 즉 풍자와 해학을 담은 코미디영화는 당시로서는 선뜻 만들 수 없었던 도전적인 기획이었다. 유흥가에서 뒷돈을 받아가며 부를 축적하는 조 형사(안성기)는 비리 경찰이지만 원칙을 중시하는 강 형사(박중훈)를 파트너로 맞이해 경찰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는다. 경찰이 ‘깍두기’ 세계 사람들과 인연을 맺는 디테일한 설정, 그럼에도 범죄 소탕이라는 본분을 잊지 않고 관객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는 방식 등은 <넘버.3>(1997)와 더불어 이후 한국영화계를 가득 채웠던 이른바 ‘조폭 코미디’는 물론 최근의 <극한직업>에까지 그 영향을 미쳤다 할 수 있다. 서울 관객만 무려 87만여명(피카디리 극장 단관 개봉)이 화답했고, 강우석 감독이 이후 한국영화계를 대표하는 영화사 시네마서비스를 창립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충무로에는 본격적인 강우석 시대가 열렸는데, 한국 영화산업의 지형도 변화를 한눈에 알 수 있었던 <씨네21>의 ‘충무로 파워50’ 설문에서 그는 1997년부터 2004년까지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언제나 정면돌파하는 충무로의 승부사로 불렸던 강우석을 만들어낸 작품이 바로 <투캅스>다.

이 영화도 주목! <공공의 적>(2002)_ ‘강동서 강력반 강철중 형사’. <베테랑>(2015)의 서도철(황정민), <범죄도시>(2017)의 마석도(마동석) 등 이후 등장한 수많은 ‘강력반 형사’ 캐릭터의 원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후 <공공의 적2>(2005), <강철중: 공공의 적1-1>(2008) 등으로 시리즈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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