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라이징 스타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김동휘 - 맑고 조용한 뚝심
2020-03-12
글 : 김소미
사진 : 최성열

데뷔작에서 배우 최민식의 상대역을 꿰찬 생짜 신인. 김동휘의 등장은 신인 발굴에 목마른 한국영화계에 맑은 기대감을 불어넣는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탈북하고 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는 천재 수학자(최민식)와 ‘수포자’ 고등학생 지우(김동휘)의 교류를 그리는 영화다. 웹드라마 <게임회사 여직원들>에서 트렌디한 감수성을 증명한 박동훈 감독이 데뷔작의 메가폰을 잡아, 소속사 없이 홀로 오디션에 지원한 배우 김동휘의 재능을 단번에 알아봤다. 김동휘는 지우 캐릭터를 “빠른 토끼들 사이에 껴 있는 거북이 같다”고 설명한다. “얼핏 느려 보이지만 자기 나름의 페이스대로 열심히 공부해나가는 친구다. 가정 형편을 비롯해 여건이 어려운 와중에도 묵묵하게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좋았고, 나와 닮았다고도 생각했다.” 올해 26살인 김동휘가 지우를 연기하면서 가장 신경 쓴 건 “동세대 ‘현직’ 고등학생들이 봐도 자연스러운 모습”을 재현하는 것이었다. 실제 고등학생들을 만나 요즘 10대들은 어떤지 물어보기도 했다. 사실 김동휘는 “어렸을 때부터 애늙은이 소리를 많이 들은” 조숙한 학생이었다고. 그래서일까, 대선배인 배우 최민식과도 금세 가까워졌다. 최종 오디션에 참관해 김동휘와 직접 대사를 주고받으며 그를 미리 눈여겨봤던 최민식은 김동휘의 첫 촬영날 혼자 전주에 내려와 모니터링을 도왔다. “부담될 줄 알지만 이럴 때일수록 더 편하게 해야 한다고, 네가 영화의 주인공이다, 라고 말씀해주셨다. 세심한 분이리라 예상했지만 직접 겪어보니 아직도 매번 놀란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선배님의 말씀에 일희일비하게 되고. (웃음)”

10대 시절 시작된 배우의 꿈은 의외의 계기로 생겨났다. 친구들과 스트리트 댄스팀을 결성해 대회에 참가하는 등 끼가 넘치는 아들을 보고 아버지가 먼저 배우의 길을 권유했다. 김동휘는 “사람들과 팀을 이뤄 긴 시간 협동하는 즐거움”을 연극무대를 통해 경험하면서 금세 배우 생활의 희열에 빠져들었다. “실전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마음에 19살에 <상의원>(2014) 오디션에 지원해 단역으로 선발됐고, 김동휘의 용기를 눈여겨 본 제작사 비단길에서 이후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2016) 등의 단역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오디션 당시 최종 명단의 후보들이 모두 소속사가 있는 걸 보고 “주눅이 들었지만 당락에 좌우되지 말고 경험에 집중하자”고 되뇌었다. 겁 없이 뛰어드는 과감함과 집중력, 그리고 결과 앞에서 겸허하려는 태도에서 드물게 단단한 뚝심이 느껴졌던 배우다. 최동훈 감독의 모든 영화를 사랑한다는 김동휘는 스무살 때 <타짜>를 보면서 “이런 영화를 만든 감독, 배우는 어떤 사람일까” 하고 처음으로 열렬히 궁금해하며 일원이 되고 싶다고 꿈꿨다. “최동훈 감독님 특유의 박진감 넘치는 내러티브” 속에서 언젠가 꼭 한번은 직접 녹아들고 싶은 것이 신인 김동휘의 빛나는 목표다.

●박동훈 감독이 말하는 김동휘

“내일이 기대되는 배우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오디션 당시, 지정 대본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하고 자기 연기를 자신감 있게 설명하던 김동휘의 모습이 생각난다. 개성 있는 방식이 무엇일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시도하는, 끈질긴 배우다.”

●필모그래피

영화 2020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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