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제25회 <씨네21> 영화평론상] - 최우수상 수상자 김철홍 · 우수상 수상자 오진우
2020-07-23
글 : 씨네21 취재팀

제25회 <씨네21> 영화평론상 공모를 개최한 2020년은 수상작을 선정하기 유독 힘들었던 한해로 기억될 듯하다. 117편이 접수된 올해의 공모에는 최근 몇년간을 통틀어 가장 많은 참가자들이 지원했으며 전반적인 수준 또한 예년에 비해 높아 심사위원들의 의견을 모으는 과정이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본심 심사위원으로 장영엽 <씨네21> 편집장, 김혜리 편집위원, 김소희·장병원 평론가가 참여했다. 외부 심사위원을 초청했다는 것 또한 6년 만의 변화다. 심사위원들은 최종적으로 김철홍, 오진우, 윤전영, 김혜림씨의 글에 주목했으며 고심 끝에 최우수상 수상자로 김철홍씨를, 우수상 수상자로 오진우씨를 선정했다. 먼저 김철홍씨의 이론비평 ‘영화가 지연함으로써 지키려는 것’은 <아이리시맨>의 마지막 장면으로 시작해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포드 v 페라리> <언컷 젬스>를 경유하며 이들 영화에 등장하는 문의 의미를 묻는다. <아워 바디>에 주목한 작품비평까지, 김철홍씨의 글은 논리의 비약이 아쉽게 느껴지는 대목도 있으나 참신한 의제 설정이 돋보였으며 서두에 던진 질문을 마지막 순간까지 성실하고 밀도 있게 탐구해나간다는 점에서 심사위원 모두의 지지를 얻었다. <파산의 기술記述>과 <얼굴들>을 중심으로 이강현의 얼굴(들)을 다룬 오진우씨의 이론비평,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를 소재로 한 작품비평은 심사과정에서 논쟁의 대상이었다. 독특한 문체와 분석틀을 갖췄으나 다른 후보작들과 비교했을 때 글의 완결성이 떨어지고 다소 산만하다는 명확한 결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의 심사위원들은 안정감보다 미지의 가능성을 지지한다는 의미로 오진우씨의 글을 우수상 수상작으로 선택했다. 이는 “허점이 많아도 응답하고 싶어지는 글, 어떤 식으로든 다음 대답을 이어나가고 싶게 만드는 글, 좋은 의미에서 싸우고 싶은, 구경거리가 많은 글을 쓰겠다”는 김철홍씨의 수상 소감과도 일맥상통하는 취지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론과 <경계선> 작품비평을 쓴 윤전영씨, 작품비평으로 <작은 빛>을, 이론비평으로 <이지 라이더>와 코언 형제의 서부극을 다룬 김혜림씨의 글은 이론적 지식을 기반으로 성실하게 논거를 쌓아올린 완결성 있는 글이었으나 동시대적인 의미에 대한 고찰, 필자 고유의 인사이트와 개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선택은 하나의 취향일 뿐 정답이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영화평론상에 응모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씨네21>은 앞으로도 영화에 대한 당신의 질문과 응답을 기다릴 것임을 전한다.

<아워 바디>
<얼굴들>

심사위원 장영엽·김혜리·김소희·장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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