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영화제는 멈추지 않는다②] 한국 사회의 모순이 다 담겨 있다
2020-10-08
글 : 배동미
사진 : 백종헌
제12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최우수한국다큐멘터리상 <총을 들지 않는 사람들2: 금기에 도전> 김환태 감독

18년간 양심적 병역거부 운동을 기록한 김환태 감독의 <총을 들지 않는 사람들2: 금기에 도전>(이하 <총을 들지 않는 사람들2>)이 제12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최우수 한국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다. <총을 들지 않는 사람들2>는 평화주의자·반군사주의자로 구성된 시민 단체 ‘전쟁없는세상’을 중심으로 펼쳐진 양심적 병역거부 운동이 한국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담은 작품이다. 다큐에 등장하는 임재성 변호사와 임태훈 군인권센터소장은 어느새 한국 사회에서 자신들만의 목소리를 내는 사회운동가로 성장했다.

-18년 동안 양심적 병역거부란 주제에 대해 오랫동안 천착했다.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를 처음 알게 된 게 2002년 1월3일이다. 2001년 11월에 불교신자로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한 오태양씨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됐는데, 태양이 친구가 다큐 이야기 멤버 중 한명이었다. 2003년 <총을 들지 않는 사람들>은 그렇게 탄생했다. 이후 2003년 12월 즈음 현역군인으로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며 병역거부를 선언한 이등병 강철민씨가 농성했던 과정을 담은 <708호 이등병의 편지>를 만들었고, 같은 주제로 두편의 단편을 더 만들었다.

-2018년 헌재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지 않은 병역법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대체복무제도가 도입됐다. 운동의 초반부터 기록해온 입장에서 헌재 발표가 있던 날 느꼈을 소회가 남달랐을 것 같다.

=운동은 이제 한 고비를 넘기고 큰 전환점을 맞이했고 끝이자 시작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2018년까지의 과정을 담은 <총을 들지 않는 사람들2>를 완성하면서 짐을 내려놓은 것 같다.

<총을 들지 않는 사람들2: 금기에 도전> 감독 김환태 / 상영시간 101분 / 제작연도 2020년

-제목을 전작에 이어 <총을 들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붙이고 ‘금기에 도전’이란 부제를 붙였다. 여기서 금기란 군대인가.

=부제가 말하는 금기란 표면적으로는 군대고, 넓게는 국가주의나 군사주의라고 생각한다. 한국 사회에서 군대는 신화처럼 되어 있다. 군대를 갔다 오는 게 일종의 자존심이고, 반대로 군대에 대해 균열을 내는 행위를 하면 ‘빨갱이’ 취급을 받는다. 그런 것들에 균열을 내는 발걸음을 기록하고 싶었다. 병역거부 운동이 갖고 있는 가치는 소수자의 가치이고 평화주의적인 가치인 동시에 삶 안에서의 일상적인 평화를 고민하는 가치다.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한 한 사람 한 사람의 소견서를 보면 한국 사회가 앞으로 지향해야 할 가치, 한국 사회가 담고 있는 모순이 다 담겨 있다. 그런 걸 하나하나 다 펼쳐 보면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보인다고 생각했다.

-다큐의 마지막까지 등장하는 세 사람, 임재성 변호사, 최정민 활동가, 용석 활동가를 처음부터 좇는다. 다큐를 보고 뭐라고 하던가.

=정민씨는 오래된 기억들을 보게 돼 좋았다고 얘기했고, 용석 활동가는 뒤풀이 자리에서 재성이 결혼한 장면은 왜 넣었냐고 했다. (웃음) 재성씨는 내가 운동 과정에 대해 목격자로, 기록자로서 역할을 해준 데에 고마워했다. 군대를 거부하는 운동을 좇는 게 내게 의미 있는 일이었듯, 당사자인 그들도 건강히 잘 성장해서 시민사회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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