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나의 사랑 독립예술영화관③] 임대형 감독, 정하담 배우의 대전아트시네마
2020-12-02
사진 : 씨네21 사진팀

젊은 여자 영사기사도 고양이도 함께하는

대전아트시네마

임대형 감독

<윤희에게>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대전은 노잼의 도시가 아닙니다. 명소 대전아트시네마가 있기 때문입니다. 대전아트시네마는 대전의 명물 베이커리 성심당 본점에서 도보로 몇분 내에 이동 가능한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뜨거운 위치이죠. 그런데 막상 이곳을 찾아가려고 하면 저처럼 길눈이 어두운 머글들은 반드시 길을 헤매게 됩니다. 매번 9번과 10번 승강장 사이의 벽에 몸을 부딪혀야 하죠. 그래서인지 몰라도 인터넷 카페에 길 안내 관련 공지글이 두개씩이나 올라와 있습니다. 힙 플레이스다운 면모입니다. 제가 대전아트시네마를 처음 방문한 것은 2011년 무렵이었습니다. 2010년에 타계한 에릭 로메르 감독의 추모전을 하고 있을 때였죠. 당시의 저는 서울의 낙원상가가 아닌 곳, 심지어 저의 고향집에서 자동차로 40분도 걸리지 않는 곳에서 로메르의 영화들을 볼 수 있다는 것에 전율하고 감격했습니다. 그때 대전아트시네마에서 만났던 로메르 영화들에 대한 기억은 아직도 저에게 소중한 자산입니다. 참, 가장 중요한 기억을 빼놓을 뻔했네요. 대전아트시네마를 지키고 계시던 턱시도 고양이 한분. 지금도 잘 계시는지, 건강하신지요?

정하담 배우

<항거: 유관순 이야기> <재꽃> <스틸 플라워> <들꽃>

<재꽃> GV.

2017년 <재꽃>을 개봉했을 때다. 대전아트시네마 옥상에서 열리는 GV 행사가 있었다. 8월의 여름밤, 달빛 아래 바깥공기를 느끼며 돗자리 깔고 오손도손 모여 앉아 영화를 보고 감독과 배우들을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다. 표정 하나하나가 다 보일 정도로 조명이 밝아서 꼭 내가 공연하고 관객과 얘기하는 것 같은, 또 다른 느낌의 GV였다. 그래서 정해진 시간이 끝나고도 계속 대화를 나누고…. 일종의 작은 파티 같았다고 해야 하나. (웃음)

<재꽃> GV.

원래 독립영화 GV가 친근한 느낌으로 진행되지만 이날은 더더욱 가깝게 느껴졌다. 모든 일정이 끝난 후 대전아트시네마에서 일하는 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있었다. 나와 몇살 차이 안 나는 젊은 여성이 극장에서 영사기사로 일하고 계셨다. 자격증을 따고 이 일을 시작해 대전아트시네마에서 필름을 영사하기도 한다는 말이 되게 인상 깊었다. 대전아트시네마에서 일하는 사람들끼리 극장을 배경으로 영화를 찍기도 한다는 얘기도 전해 들었다. 독립예술영화관에 있는 분들에게 공간에 대한 이야기도 디테일하게 들으며 정말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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