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친구처럼
아트하우스 모모
장항준 감독
드라마 <싸인>, 영화 <기억의 밤> <불어라 봄바람> <라이터를 켜라>
예전에 스크립터했던 친구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일을 할 때 제안을 해줘서 김은희 작가와 <어 퍼펙트 데이> GV를 하러 간 적이 있다. 전에도 몇번 간 적이 있는데 아트하우스모모 때문에 이화여대가 대대적으로 리모델링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학교 안에 극장이 있는 것도, 편의점과 문구점, 식당 같은 게 한 건물에 모여 있는 구조도 독특한 곳이다. 상업적인 행사라면 개런티도 따졌을 텐데 김은희 작가와 함께 ‘공짜로 영화도 볼 수 있고 좋지, 뭐’ 하는 생각으로 책정된 금액만 받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독립예술영화 상영작을 볼 수 있는 상영관, 관련 행사를 한번에 볼 수 있는 통합 애플리케이션 같은 게 있으면 어떨까, 그렇다면 이런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상상을 해봤다.
최근에 <남매의 여름밤>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내가 꼽는 올해 최고의 영화다. 요즘 여자감독들은 우리가 상상도 못한 감성과 디테일로 영화를 만든다. 원래도 득을 보던 남자감독이 그런 감성을 가졌다면 큰일 날 뻔했다, 혼자 다 해먹을 테니까 하는 생각까지 했다. 아트하우스 모모를 비롯해 이런 작품들을 볼 수 있는 독립예술영화관들이 참 좋다. 작은 독채 건물에 있는 독립영화관이라든지, 다양한 극장들이 생겼으면 좋겠다.
이민지 배우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영화 <1승> <꿈의 제인> <짐승의 끝>
그게 2010년이었던가, 단편 <부서진 밤>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갔다. 그때 우연히 <무산일기>라는 작품을 아무 정보 없이 봤는데 영화가 너무 좋았다. 이 감독님과 언제 한번 작품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계속 안고 있다가, 그다음 해 <무산일기>의 개봉 소식을 들었다. 마침 GV를 한다고 해서 그날 처음으로 아트하우스 모모에 갔다. 단차가 커서 사람 정수리만 보이는, 시선을 내리꽂듯이 봐야 겨우 사람이 보였던 기억이 아주 강렬하게 남아 있다. GV가 끝난 후 박정범 감독님에게 내 마음을 어필한 편지와 <부서진 밤> DVD를 드렸고…. 지금까지 아는 사이로 지내고 있다.
아트하우스 모모가 우리의 만남을 주선해준 장소, 소소한 소개팅 같은 자리가 된 것이다. 그런데 아직 작품에 출연시켜주진 않는다. 박정범 감독님과는 ‘소개팅은 망했지만 좋은 친구 사이가 됐다’라는 느낌으로, 약간 쓰라린 기억으로 남아있다. 혹시 앞으로 인연이 닿을 수도 있지 않겠냐고? 9년 동안 없었으면 앞으로도 가능성이 없다고 봐야 한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