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영화부터 드라마까지,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할리우드의 다양한 아시안 콘텐츠들
2021-02-23
글 : 조현나
미국의 아시안 커뮤니티에서 생긴 일

아시안 콘텐츠의 파급력이 심상치 않다. 현재 여러 OTT 플랫폼에서 관람할 수 있는 다수의 아시안 콘텐츠 작품들이 이를 방증한다. 앞서 주요하게 언급된 <미나리> <페어웰>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시리즈 외에도, 할리우드발 아시안 콘텐츠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들을 함께 소개한다. 아니시 차칸티 감독의 <서치>는 전자기기를 기반으로 딸의 실종 단서를 찾아가는 데이빗 킴(존 조)을 면밀히 따라가는 영화다. 인도계 미국인인 아니시 차칸티 감독은 아버지의 회사 동료였던 실리콘밸리의 한국계 엔지니어들을 만난 경험과 미국의 아시안 커뮤니티가 영화에 주요하게 작용했음을 밝힌 바 있다.

샌드라 오가 영국 정보부 요원 이브를 연기한 <킬링 이브>에서도 아시아계 캐릭터의 정체성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 등장한다. 시즌2 말미에 남편과 집 등 모든 것을 잃은 이브는, 시즌3에서 한인 마켓에서 신라면을 구입하고 한인 식당에서 만두를 빚는 직원으로 등장한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시즌3의 작가는 평범한 공장에서 일하는 이브의 모습을 제안했지만, 도리어 자신은 음식의 중요성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모든 것을 잃은 상황에서 이브가 자신이 어릴 때 먹고 자란 음식, 모국의 정수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시아계 감독과 배우의 경험이 녹아든 <서치>와 <킬링 이브> 시리즈는 모두 왓챠에서 관람 가능하다.

넷플릭스에 공개된 작품들도 주목할 만하다. 먼저 <블링블링 엠파이어>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이다. 출연진은 전부 미국의 고급 주택가 베벌리힐스에 거주하는 아시아계 재력가들이다. 미국에서 어마어마한 부를 누리면서도 남자아이를 낳아 대를 이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고, 불교문화의 영향 아래 놓여 있는 등 여전히 건재한 아시아 문화의 뿌리를 확인할 수 있다.

앨런 양 감독의 <타이거테일>은 대만 이민자 가정의 삶을 담았다. 극중 아메리칸드림을 좇아 미국으로 간 판쥐이(티지 마)는 경제적 안정을 취한 후에도 잔재하는 정서적인 결핍을 채우기 위해 다시 대만으로 향한다. ‘타이거테일’은 판쥐이가 살던 대만 옛 도시의 도로명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네버 해브 아이 에버>는 인도계 미국인 고등학생 데비의 생활을 조명한다. 인도의 전통문화를 철저히 지키는 가족과 갈등을 빚고, 학교에서 크고 작은 차별을 마주해야 하는 데비의 삶을 가감 없이 묘사했다. 넷플릭스 뮤지컬 애니메이션 <오버 더 문>은 중국 설화에 등장하는 달의 여신 항아를 찾기 위해 로켓을 타고 떠나는 페이페이의 여행을 따라간다.

<원 차일드 네이션>은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산아제한정책의 이면을 고발하는 다큐멘터리다. 중국의 한 자녀 정책이 자행되던 시절 태어난 왕난푸 감독은, 미국으로 이주해 한 아이의 엄마가 된 뒤 중국과 미국의 보육정책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중국산아제한정책의 명암을 낱낱이 파헤친 이 다큐멘터리는 제35회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제30회 스톡홀름영화제에서 최우수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에서 버나드로 활약한 지미 O. 양은 스탠드업 코미디 쇼 <지미 O. 양의 굿딜>에서 홍콩계 미국인인 자신의 삶을 유쾌하게 전달한다. 두 작품 모두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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