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딩크족' 김승민, '안아줘, 독바로 안아줘!' 이지안…메타버스 참여 감독 인터뷰
2021-08-24
글 : 배동미
소통이 달라진 점, 관객과의 대화 때 느꼈다
김승민, 이지안(왼쪽부터).

-메타버스 상영회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이지안 부천영화제측에서 메일로 메타버스 상영회 때 상영하겠냐고 물어왔다. 메타버스가 무엇인지 몰라 ‘심야버스처럼 버스에서 소규모로 관객을 모아 상영하는 걸까’ 하고 생각했다. (웃음)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메타버스에서 영화를 튼다면 재밌을 것 같았다. 곧바로 한다고 답했다.

김승민 웨이브를 통해 온라인 상영하듯이 메타버스 상영회도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됐다.

-OTT 플랫폼인 웨이브 온라인 상영과 더불어 한번에 결정된 건가.

김승민 OTT 상영과 메타버스 상영회에 각각 따로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지안 웨이브 온라인 상영과 비슷한 시기에 메타버스 상영 여부도 결정했다. 온라인 상영을 위해 웨이브에 제출한 영상과 같은 버전을 메타버스 상영회 때 틀었다.

-메타버스에서 이뤄진 GV는 기존 GV와 어떻게 달랐나.

김승민 관객이 질문할 때 오프라인 GV보다 어떤 면에서는 유용하고 편리해 보였다. 혹은 더 거리낌없이 질문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지안 10년 전 아시아단편영화제에서 GV를 경험했는데, 당시 너무 떨어서 말을 제대로 못했다. 메타버스 상영회 때도 떨리긴 했지만 오프라인 GV와 달리 관객이 직접 얼굴을 마주하는 건 아니니까 조금 더 용기가 났다.

-김승민 감독은 씨네리 아바타가 질문하자 갑자기 씨네리 앞으로 뛰어와서 답했다. 깜짝 놀랐다.

김승민 메타버스 상영회만의 재미인 것 같다. 씨네리 아바타뿐만 아니라 모든 질문자에게 그런 방식으로 답했다. 앞에서 보면 질문자가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다가가서 답변했다.

-극장에서처럼 사운드 체크도 했나.

이지안 극장의 빵빵한 사운드는 못 따라가지만 아바타와 화려한 스크린 등 눈이 즐거운 미끼가 많아서 청각적 측면이 덜하다는 점에서 관심을 덜 썼고 사운드 체크도 하지 않았다.

김승민 극장이랑 비교하자면 사운드가 나쁘지만, OTT 플랫폼으로 영화를 보는 것과 메타버스 상영회에서 영화를 보는 건 똑같았다.

-GV 때 이런저런 얘기가 나왔는데 감독으로서 어땠나.

김승민 한국의 극장 문화는 영화가 맘에 안 들더라도 중간에 나가지 않는 게 기본이다. 그러나 메타버스 상영회에서는 아바타가 자유롭게 들어왔다가 나가는데, 감독에 따라서 상처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그날 상영회 때 남은 관객이 차분하게 좋은 이야기를 해주셔서 좋았고 힘이 됐다. 질문이 더 날카롭거나 공격적일 경우, 관객과 감독이 얼굴을 직접 보지 않는다는 게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지안 오프라인 GV 현장에서는 질문자와 질문자간에 마이크를 옮기고 마이크를 따라서 그를 담는 카메라도 따라가거나 사람들의 시선이 모아지니까 다른 관객이 부담스러워하고 침묵하는 경우가 있다. 메타버스 상영회는 익명인 데다 귀여운 아바타인 채로 질문을 던지고 감상을 나누다보니까 관객도 어색함이 덜해 자유로운 것 같고, 감독도 마음에 여유를 갖고 대화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스탭들이 메타버스 상영회에 참석해서 정말 좋았다. 영화제 기간 동안 극장에서 영화를 틀 때 코로나19로 좌석 제한이 있어 배우 두명을 제외한 스탭들이 영화를 보지 못했다. 날을 잡고 스탭들과 모이고 싶어도 코로나19 때문에 불가능한 상황인데, 스탭들이 한껏 꾸미고 와서 다 함께 영화를 봤다. 여운이 많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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