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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세 여자의 일상 '술꾼도시여자들' 外
2021-11-05
글 : 임수연

<술꾼도시여자들>

감독 김정식 | 티빙

일 때문에 늘 정신줄을 놓고 사는 방송 작가 소희, 첫인상은 차분한 미인이지만 갑자기 폭발하는 텐션에 남다른 주량을 자랑하는 요가 강사 지연, 술에 대한 남다른 철학이 있고 전투적으로 마시길 강요하는 유튜버 지구, 세 여자의 이야기가 ‘저세상 텐션’으로 펼쳐진다. 숏폼 드라마 포맷에 걸맞게 다소 과장된 연출로 이들의 남다른 술 취미를 보여주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미깡 작가의 원작 웹툰 <술꾼도시처녀들>을 떠올려보면 술보다, 아니, 물론 술도 매우 중요하지만 그들의 일상 역시 다채롭게 담길 듯하다.

<올리브 키터리지>

감독 리사 촐로덴코 | 왓챠, 웨이브

올리브 키터리지는 왜 자살을 하려고 했을까? 작은 바닷가 마을에서 수학 선생님으로 일하다가 정년 퇴임한 올리브는 남편,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괴팍하고 자기중심적이며 감정 기복이 심한 중년 여성을 드라마 주인공으로 응원할 수 있을까 의구심을 품은 것도 잠시, 올리브를 연기하는 프랜시스 맥도먼드의 연기에 빠르게 승복할 수밖에 없다. <올리브 키터리지>는 노인 올리브의 25년 전으로 돌아가 마을 사람들의 이면에 있는 이야기를 쓸쓸히 풀어내며 고통과 극복, 어쨌든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따뜻하게 풀어낸다.

<스크림>

감독 웨스 크레이븐 | 웨이브

원년 멤버들이 참여한 새로운 <스크림> 시리즈가 2022년 1월 개봉을 확정했다. 시리즈를 관통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배우들이 이번에 출연한다고 하니, 역시 원조를 다시 복습할 때다. 지금까지 여러 속편이 나왔지만 역시 드루 배리모어가 오프닝 장면에서 바로 참혹하게 죽는 1996년의 <스크림>을 뛰어넘는 작품은 없었다. 공포영화에 관한 공포영화로서 <스크림>은 극중 호러영화 팬의 대사(처녀성과 술·마약, 생존의 관계 등)를 통해 장르법칙을 직접 나열하곤 이를 보란 듯이 깨는 변주로 신선한 재미를 줬다.

<펭귄 타운>

제작 레드 락 필름스 | 넷플릭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사이먼스 타운에 사는 펭귄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멸종 위기의 아프리카 펭귄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VIP 통행권을 갖고 사람들과 어우러져 함께 살아간다. 보다 보면 다큐멘터리 제작진이 이름까지 붙인 펭귄들에게 감정이입해서 5인 펭귄 가족이 보금자리를 제대로 찾을 수 있을지, 저렇게 소심한 성격을 가진 펭귄이 펭귄 사회에서 친구들을 만나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왜 암컷의 선택을 받지 못한 수컷들의 심술은 종을 가리지 않고 똑같은 모습을 보이는지 궁금해하며 진지하게 감상하게 된다.

<조인성을 좋아하세요>

감독 정가영 | 왓챠

11월 개봉하는 <연애 빠진 로맨스>의 예고편을 보고 모두가 “역시 정가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본인이 직접 연기하지 않아도 어디서든 선명한 정가영 감독만의 DNA는 단편을 만들 때부터 확고했다. <조인성을 좋아하세요>는 배우 조인성을 너무 좋아해서 캐스팅하고 싶어 하는, 정가영 감독의 실제인지 허구인지 헷갈리는 실감나는 연서다. 결국 전화 통화에 성공하고 조인성과의 통화가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것도 놀랍다. 좋아하는 대상 때문에 설렘을 감추지 못하는 정가영 감독의 풋풋한 연기를 만날 수 있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 | 왓챠

<타이타닉>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이후로 할리우드 젊은 남자배우의 ‘미모’가 이렇게 화제에 오른 것은 오랜만인 듯하다. 모두가 티모시 샬라메에 빠져 있는 지금, 안 봤다면 당장 봐야만 하고 봤어도 한번 더 봐야 할 그의 대표작이다. 어느 뜨거운 여름, 첫사랑을 통과하는 소년 엘리오의 감정을 탁월하게 연기하며 아카데미 시상식 역대 최연소 남우주연상 후보로 노미네이트됐다. 상대 배우와 함께 있을 때 더욱 부각되는 깡마른 몸, 소년의 예민함과 치기와 에로티시즘을 원작 소설보다 더 인상적으로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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