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이재명 대선후보, “영화산업 지원정책의 대전환을 구상하고 있다.”
2022-02-23
글 : 김성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문화의 힘으로 한류 코리아 프리미엄을 창출하겠다.” 한달 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문화예술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문화예술 분야 공약을 내놓았다. 그가 발표한 공약은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조직위원장을 역임했던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영화를 포함한 문화예술 산업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드러내온 것과 긴밀하게 연결된다. 이재명 대선 후보는 6대 공약을 내세웠다. 문화 예산을 2.5%까지 확대하고, 문화예술인 기본소득 지급, 국민 창작 플랫폼 운영, 문화마을 조성, 청년 문화예술인 1만 시간 지원 프로젝트를 포함해 문화 외교 강화, 콘텐츠 투자와 일자리 창출 등이 그것이다. 그중에서 눈에 띄는 건 복지와 성장을 동시에 잡는 성장 전략인 이재명표 기본소득 정책이 차기 정부에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거라는 사실이다. 경기도지사 시절 ‘예술인 창작수당제도’라는 이름의 기본소득 정책을 시도한 바 있는 문화예술인 기본소득 정책은 예술 분야가 사회적으로 모두가 향유하는 공공 자산임에도 이를 창작하는 예술인 대부분은 소득이 규칙적이지 않는 등 불안정한 경제적 상황으로 인해 지속적인 창작 활동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는 취지로 예술활동증명 예술인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지원한다는 제도다. 이 후보는 미국과 견주는 ‘문화 콘텐츠 세계 2강’으로 설 수 있도록 “공공과 민간의 투·융자 보증을 5년간 최소 50조원 이상 규모로 늘려 영화, 드라마, 게임 등 콘텐츠 산업 육성에 힘쓰겠다”고 밝히면서도 “대기업 독과점, 계약 관계의 불평등 등 불공정한 거래를 시정해 문화예술 분야에 공정한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때문에 아직까지 고통받고 있는 문화예술인들의 피해 치유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일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 이재명 후보와 영화 및 문화예술 산업, 침체기에 빠진 극장산업에 대한 대비책, 급성장하는 OTT 산업에 대한 시선 등 여러 주제로 나눈 긴 대화를 전한다.

후보가 내세운 이번 대선 공약 중에서 ‘디지털 대전환 시기’라는 시대인식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이재명 후보는 “대한민국의 디지털 영토를 전방위적으로 개척해 무한한 기회를 창출하는 디지털 확장 시대를 열겠다”고 공약했다.-편집자). 디지털 대전환이야말로 영화를 포함한 콘텐츠 산업과 깊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 영화산업에서 디지털 대전환이 의미하는 건 무엇인가.

디지털 대전환을 문화 콘텐츠 측면에서 본다면,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다는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한류, K드라마, ‘치맥’, ‘먹방’, 대박, 김밥 같은 한국어 단어가 26개나 올라가 있을 정도다. 문제는 콘텐츠를 담아낼 도구, 하드웨어의 발전 속도가 아직은 더디다는 거다. 글로벌 OTT에 비해 국내 OTT는 걸음마 수준이다. 35mm, 16mm 필름으로 찍던 영화를 디지털로 찍을 수 있게 된 것이 이미 10여년 전 얘기다. 지금은 OTT와 메타버스까지 나아갔다. 속도가 매우 빠르다. 그런데 법과 제도가 이런 산업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본다. 한국 영화산업의 디지털 대전환이 원활하게 이뤄지려면 쏟아져 나오는 양질의 콘텐츠를 충분히 담아내고 전파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디지털 플랫폼이 구축되는 토양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리고 그 플랫폼 안에서 상상력과 창의성을 무한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그것이 우리 영화의 디지털 대전환을 위한 국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발표한 공약 중 하나로 문화예산을 2배 이상 늘리겠다고 한 것도 디지털 대전환 맥락에서 나온 판단으로 보인다. ‘문화예산을 2.5%까지 확대하겠다’고 했는데 2.5%의 의미는 무엇인가. 문화예산 증액이 국내 콘텐츠 산업에 어떤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

임기 중에 문화예산을 2.5%까지 늘리겠다는 공약은 문화 콘텐츠 세계 2강과 문화국가로의 도약을 위한 것이다. 디지털 대전환기에 문화 콘텐츠 산업은 미래 신성장동력 중 하나다. 특히 디지털 문화 소비를 자연스럽게 경험하며 성장한 청년 세대가 주역으로 나아가도록 뒷받침해주고 그 흐름을 지속적으로 주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적 장치를 만들고 또 필요한 지원도 해야 한다. 우리는 경제적으로 선진국이 됐지만 양극화에 따른 빈부 격차, 세대 불균형, 높은 자살률 등 아직 국민들의 삶의 만족도는 낮은 편이다. 이런 다양한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고 동시에 질 높은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문화국가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문화예산을 2배 이상 늘려서 2.5%로 확대하게 되면 우리 영화산업의 뿌리를 튼튼하게 하고 체질을 개선하는 데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다수의 이익이 되는 실용의 실천

‘코리아 콘텐츠 메타버스’ 플랫폼과 K콘텐츠밸리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 둘 또한 디지털 대전환과 관련 있어 보인다.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일까.

쉽게 말해서 우리나라가 디지털 대전환을 통해 문화 콘텐츠 세계 2강 반열에 오르기 위한 ‘공간’을 만들어내는 정책이라고 보면 된다. 코리아 콘텐츠 메타버스는 K버전의 차세대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만들어 이후 디지털 플랫폼을 선점하려는 노력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경제와 여가가 비대면 온라인 공간에서 이뤄지고 있다. 정부 지원으로 안정적인 인프라를 구축하고, 문화, 예술, 관광, 체육 등의 공공 콘텐츠를 제공해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선도하고자 한다. K콘텐츠밸리는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의 융합을 물리적으로 증폭하기 위한 오프라인 거점이다. 투자, 융자, 보증 방식으로 5년간 50조원 이상 지원해서 콘텐츠 분야의 일자리 50만개를 창출하는 구심점이 될 것이다. 초광역 메가시티 구상과 함께 전국 10개 지역에 조성하려고 한다. 지역의 청년 K콘텐츠의 창의적인 인재들이 모여 만족한 삶을 꾸려나가서 지방 균형 발전의 토대가 되도록 할 생각이다.

이번 대선 공약은 크게 실용, 통합, 개혁의 가치를 주장한다. 이 가치가 콘텐츠 산업에서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까.

우리 사회는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다. 양극화와 불공정이 원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에 ‘실용’의 가치가 있다. 다수의 이익이 되는 실용, 이를 실천하는 과정 그 자체가 개혁이다. 그 결과가 대다수에게 이익으로 돌아가고, 궁극적으로 사회통합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불공정을 바로잡기 위한 합리적인 규제로 영화시장의 건강성과 지속 가능성을 회복하고자 한다. 영화산업의 주요 주체들이 각자의 역할과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고, 성과와 보상이 공정하게 돌아가야 영화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이 가능할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필요로 하는 상생의 관계가 만들어지면 통합의 가치는 자연스럽게 실현될 거라고 확신한다.

문화예술 분야 6대 공약으로 문화예술인 기본소득 지급, 청년 문화예술인 1만 시간 지원 프로젝트 등이 눈에 띈다. 문화예술 분야 공약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가치와 방향은 무엇인가.

문화예술을 하려고 하는 청년들이 맞닥뜨리는 첫 번째 문제는 시작 단계에 큰 진입장벽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완만한 오르막으로 만들어줘야 청년 문화예술인들이 꿈을 좇을 수 있다. 이 장벽을 넘고 나면 이제는 시간과 싸워야 한다. 생계가 보장되는 창작 활동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다. 이 두 가지를 해소해줘야 최소한의 창작 활동을 하기 위한 토대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사실 이재명표 기본소득 정책은 복지와 성장을 동시에 잡는 성장 전략이라 볼 수 있다.

문화예술인 기본소득은 창작 활동을 하기 위한 최소한의 토대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경기도지사 시절 예술인 창작수당제를 시행했는데, 이를 정부 차원으로 확대할 것이다. 재정당국의 반대가 있겠지만 본인의 계산으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청년 문화예술인 성장을 위한 ‘1만 시간 지원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청년 문화예술인들에게 5년간 창작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서 스스로 창작의 경로를 찾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단계별 창작 활동 비용, 문화기관 이용권, 예술인 멘토 지원, 사업화 컨설팅과 같은 분야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문화예술 공약은 문화예술인 삶의 질 개선과 위상 제고, 창작자 중심의 콘텐츠 생태계 조성, 문화 콘텐츠 산업 인프라 구축으로 창의적인 청년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두고 있다.

현재 한국 영화산업은 심각한 위치에 처했다. 특히 극장산업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기에 빠졌고, 그로 인해 많은 극장 영화가 개봉을 연기하고 있으며, 많은 영화인이 OTT로 이동했다. 이러한 한국영화의 위기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영화가 우리 문화산업의 핵, 총합의 자리에 있다고 생각한다. 문화산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기도 하고, ‘원 소스 멀티 유즈’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영화의 위기는 문화산업 전반의 위기로 확장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본다. 우선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추진할 것이다. 다음은 국내 OTT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게 법 제도를 정비하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 것이다. 그리고 글로벌 OTT에 진출한 우리 제작자들과 영화인들이 합당한 이익과 공정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과 제도를 개선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독과점을 완화하고 불공정을 시정할 것이다.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 속에서 혁신과 창의가 발현될 수 있도록 정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 합리적 규제로 시장의 건강성을 회복시켜 플랫폼 대기업과 창작자들이 공생하고 영화시장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

좀더 구체적으로 영화산업이 재도약할 수 있도록 어떤 지원과 정책을 고민하는지 궁금하다.

영화산업 지원정책의 대전환을 구상하고 있다. 영화산업 육성을 위한 지난 20여년의 노력이 <기생충>으로 대변되는 큰 성과로 나타났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영화산업이 큰 어려움에 처했다. 영화 창작이 위축되고 영화 생태계가 크게 훼손됐다. 영화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영화산업의 공정성 회복과 자유로운 경쟁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국의 지방 정부에 도서관과 함께 작은 영화관을 만들어 영화가 국민의 삶 속에 더 가깝게 다가가도록 하겠다. 투·융자 방식의 영화 제작 지원을 확대하고 콘텐츠 저작권 침해와 불법 서비스 근절을 위해 전담기구와 인력을 확충해 창작자가 존중받도록 하겠다.

정치의 본질은 민생에 있다

코로나 19의 장기화는 국내 콘텐츠 산업을 극장 중심에서 글로벌 OTT로 재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기자 주변에 혹시 넷플릭스를 안 보는 지인이 얼마나 되나. 아마 드물 것이다. 사실 코로나19 시절에 극장 안 가는 게 당연하다. 게다가 집에 70~80인치 풀 HD 텔레비전이 있고, 개봉작들도 넷플릭스, 디즈니 같은 글로벌 OTT에서 조금만 기다리면 볼 수 있으니까 사실 극장 갈 필요성을 못 느낄 수밖에 없다. 국내 OTT들도 지금은 걸음마 단계지만 곧 일상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이 흐름을 막을 수는 없다. 인정해야 한다. 다만 지금의 법과 제도가 플랫폼의 진화를 따라가지 못한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 문화 콘텐츠 산업에 초융복합 시대가 열렸는데 국내 문화 콘텐츠 법과 제도는 여전히 장르별 체계에 머물러 있다. 유기적이고 체계적인 법과 제도 개선, 정책 전환을 통한 대응과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가입해 이용하고 있는 OTT 플랫폼이 있나. 있다면 어느 플랫폼에 가입했나. 얼마나 자주 OTT에서 콘텐츠를 감상하나.

많은 분들이 이용하고 있는 것처럼 넷플릭스를 이용하고 있다. 쉬는 날이면 집에서 즐겨보곤 하는데, 최근에는 선거 일정이 워낙 바빠 거의 보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오징어 게임> <D.P.> 등과 같이 전 세대로부터 공감을 받고 있는 작품들은 꼭 챙겨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가 제작한 문화 콘텐츠가 전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보면서 뿌듯함을 많이 느낀다. 줄거리나 구성, 완성도 등 모든 면에서 세계 어느 나라 콘텐츠와 비교해도 손색없을 만큼 수준이 높아졌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세계 속에서 더욱 빛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년 시절 문화예술 경험은 어떠했나. 추억에 남는 영화가 있나.

작은 산골 마을에서 태어나 넉넉지 못한 환경에서 자라다 보니 문화예술 경험과는 거리가 먼 유년 시절을 보냈다. 근처 산을 벗 삼아 뛰노는 것이 전부였다고 할 만큼 영화, 공연 같은 문화예술 콘텐츠를 접할 기회가 없었다. 학교에 있는 작은 도서관이 ‘문화 체험의 장’이었던 것 같다. 도서관에 비치된 거의 모든 책을 읽으며 앎의 즐거움과 독서의 참맛을 체험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해저 2만리> <암굴왕>(일본의 구로이와 루이코가 알렉상드로 뒤마의 소설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번역할 때 지은 이름.-편집자) 등 명작 동화들은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아 있다. 문화예술 정책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그때 누리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마음 한켠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더 다양한 문화예술 영역에 관심을 가지고, 더 나은 창작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계획이다.

좋아하는 감독과 배우가 누군지 궁금하다.

날카로운 주제 의식을 가진 봉준호 감독을 좋아한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 중 하나인 양극화, 불평등 같은 문제를 굉장히 극적으로 연출해내는 역량이 탁월한 것 같다. <기생충>에서 억수같이 퍼붓는 빗속에서 하염없이 계단을 뛰어내려가는 가족의 모습에서 열심히 살아도 벗어나지 못하는 가난한 삶이 강렬하게 다가왔다. 좋아하는 배우로는 김혜수와 정우성을 꼽고 싶다. 다른 배우들에게서 느낄 수 없는 두 배우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외모도 훌륭하지만 자신만의 뚜렷한 소신과 신념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환경 캠페인이나 난민 지원 등과 같은 사회 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인 모습에서 존경심이 느껴지기도 한다.

경기도지사 시절 <씨네21>과의 인터뷰(<씨네21> 1273호 ‘복지와 성장은 상호보완적 관계… 기본소득 통해 영화산업 성장 가속화될 것’)에서 내 인생의 영화로 <명량>과 더불어 <기생충>을 꼽았다. 내 인생의 영화를 다시 꼽는다면 어떤 영화를 선택하겠나.

<웰컴 투 동막골>(감독 박광현, 2005)을 정말 재미있게 봤다. 오락적인 측면에서도 훌륭하지만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다. 여러 명장면 중에서도 “고함 한번 치지 않고 부락민들을 휘어잡을 수 있는 위대한 영도력의 비결이 뭐요”라는 북한군 장교(정재영)의 질문에 “뭐를 많이 멕여이지 뭐”라고 촌장(정재진)이 답변하는 장면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촌장의 대사야말로 “정치의 본질이 민생에 있으며,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최우선 해결해야 한다”라는 진리를 매우 정확하게 짚은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 위기로 많은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정치가 민생에 가장 집중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지난 2월22일 인천 유세에서 “문화가 아주 강한 나라를 만들고 싶다. 문화 강국, 문화가 높은 나라를 만드는 것이 내 꿈이다”라는 김구 선생의 말씀을 인용했는데.

김구 선생께서는 ‘한없이 갖고 싶은 것은 문화의 힘’이라고 하셨다. 문화의 힘을 튼튼하게 길러 대한민국이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나라로 도약하는 것이다. 한 나라의 미래는 경제적 부와 군사적 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튼튼한 안보와 풍요로운 경제가 한 나라의 힘을 결정하는 필수조건이라면 문화는 충분조건이다. 문화 없이 그릴 수 있는 국가의 미래는 있을 수 없다. ‘문화의 힘’을 강조함으로써 국가의 참된 미래를 도모한 김구 선생의 혜안과 꿈을 이어가고 싶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문화국가의 초석을 다졌다. 김구 선생의 꿈과 김대중 대통령의 뜻을 잇는 문화강국을 다져나가겠다. 이 나라의 문화예술인들이 자유로운 상상력과 창의력을 마음껏 펼치고, 온 국민이 그것을 누리는 나라. 더 나아가 문화로 세계를 선도하는 문화강국 대한민국에 동력이 되는 꿈을 꾼다.

이재명 후보가 인상적으로 본 작품 <오징어 게임>과 <D.P.>

“<오징어 게임>에선 일남을 연기한 배우 오영수의 대사가 가장 인상 깊었다. ‘제발, 그만해! 이러다가는 다 죽어, 다 죽는단 말이야.’ 굉장히 함축적이고 상징적이었다. <오징어게임>이 옆에 있는 사람을 밟고 죽여야 내가 살 수 있는 게임에 내몰린 현대 사회를 풍자한 것이라면, 일남의 그 대사는 극한의 생존경쟁에 내몰린 사람들에게 던진 감독의 메시지가 아니었나 싶다. 세계적으로 신자유주의와 금융위기 등을 거치며 내가 살기 위해 누군가가 희생돼야 하고, 실패한 사람들은 영영 재도전할 기회를 얻기 어려운 시대, 패자부활전이 힘든 시대가 돼버리지 않았나. 이런 시대적인 상황을 잘 풀어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흥행하지 않았나 싶다. <D.P.>는 주변의 추천으로 바쁜 일정을 마치고 단숨에 봤다. 잘 알다시피 산재로 군에 가지 못했다. 하지만 수십년 전 공장에서 매일같이 겪었던 일과 다르지 않았다. 그때의 경험과 겹쳐지니 마음이 아팠다. ‘뭐라도 해야지.’ 이 대사 한마디가 저릿하게 다가왔다. 사실 정치를 시작한 것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뭐라도 하자는 마음에서 출발한 거라서 더 마음에 와닿은 것 같다. 나만 살고 다 ‘죽는’ 게임이 아니라, 모두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

사진제공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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