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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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화 (1958)
120분 멜로·로맨스, 드라마
전후 미군정기의 한국사회를 사실주의적 기법으로 표현한 수작. 신상옥 감독은 경제적인 궁핍함이 극에 달하고 물질적인 가치만이 숭상되는 전후한국사회의 황폐함을
표현하기 위해 양공주와 밀수꾼들, 주한미군이 뒤엉켜 있는 기지촌으로 찾아간다. 1950년대 기지촌은 전쟁이 끝난 뒤 물밀 듯이 밀려들어온 서구의 소비상품문화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양공주라 불리는 여성들은 미군들을 상대로 몸을 팔고 그 대가로 서구 문물을 향유한다. 부패한 듯하면서도 매혹적인 이 공간에 대한 묘사는 당시
한국사회가 기지촌문화를 바라보는 시각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미군정에 의해 강요된 왜곡된 근대화과정 바라보는 시각을 드러낸다.
장르영화의 대가라고 평가되는 신상옥 감독은 이 영화에서 필름 누아르적인 분위기를 주조로 해서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 갱스터와 같은 다양한 장르를 완벽하게 조화시킨다.
지적이면서 강인한 여성의 이미지를 지니고있던 최은희가 획기적인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 소냐는 필름 누아르 장르 에서 전형화된 팜므 파탈형 여성 이미지를 재현한다. 영화
속에서 단죄받아 마땅할 사악한 요부로 묘사되지만 내러티브를 지배하는 강한 힘을 가 진 이 새로운 유형의 여성 이미지는 여러 가지 흥미로운 쟁점들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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