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협곡을 사이에 둔 양쪽 감시탑에 두명의 최정예 요원이 배치된다. 외부와 연락할 수단 없이 완벽하게 고립된 채로. 2월14일 Apple TV+에서 <더 캐니언>이 공개됐다. 연출은 전작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살인소설> <블랙폰> 등을 통해 미지의 존재가 가져오는 섬뜩한 공포를 능란하게 다뤘던 스콧 데릭슨 감독이 맡았다. 여기에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의 애니아 테일러조이와 <탑건: 매버릭>의 마일스 텔러가 최정예 요원으로 분한다. 증강현실 시스템으로 구현된 협곡의 장엄한 풍광 속에서 액션과 로맨스, 호러와 SF가 숨 가쁘게 펼쳐진다. <더 캐니언>의 스콧 데릭슨 감독과 두 배우 애니아 테일러조이, 마일스 텔러와 진행한 화상 인터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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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션과 로맨스, 호러와 SF의 장르 복합적인 영화 연출에서 가장 큰 도전은.
관객이 기대하는 요소를 충족하는 게 가장 큰 도전이었다. 관객은 환상적인 비주얼과 역동적인 촬영, 서스펜스,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장면을 원한다. 그런 요소를 전부 담아내면서 영화의 중심이 되는 리바이(마일스 텔러)와 드라사(애니아 테일러조이)간의 감정을 유지하는 게 과제였다. 후반에 SF, 액션, 호러 요소가 강해지더라도 두 인물의 연결이 흐릿해지지 않도록 고민했고 이 점이 가장 어려웠다.
- 협곡의 양쪽을 지키는 요원 역으로 마일스 텔러와 애니아 테일러조이를 선택한 이유는.
두 배우에게는 저격수로 보일 만한 뭔가가 있다. 저격수라는 직업은 극한의 지구력과 인내심, 뛰어난 신체 능력에 더해 다양한 기술까지 갖춰야 했는데 두 배우 역시 그러했다. 마일스와 애니아는 커리어에서 흥미로운 선택을 해온 배우들이고 둘의 연기력을 높이 평가해왔다. 또 둘의 호흡이 잘 맞을 거라는 직감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내 감이 맞았다고 생각한다.
- 시고니 위버와도 함께 작업했다.내 또래의 감독이라면 누구나 <에이리언> 시리즈와 시고니 위버의 출연작을 보면서 자랐을 거다. 어릴 때부터 그의 연기를 봐왔는데 함께 일해보니 놀라울 정도로 프로페셔널했다. 성실하고 누구보다 준비가 철저한 데다 질문도 많이 했다. 스태프들과도 친해지려 촬영장에 늘 일찍 왔고 우리가 어떻게 촬영을 준비하는지 지켜봤다.
- <더 캐니언>에 사이클롭스 AR 시스템을 사용했다.우선 촬영 전에 가상의 세계를 먼저 구축해야 한다. 그게 이 작업의 매력이다. 협곡의 가상 세계를 만드는 과정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우리는 타워 꼭대기의 3분의 1 정도를 실제 세트로 제작했다. 배우들이 발코니 위에 있을 때 실제로 지상에서 약 10m 높이에 서 있는 거였으니 엄청난 규모였다. 협곡 주변 환경은 실제 촬영한 영상을 활용했다. 노르웨이에 가서 거대한 암벽과 숲, 협곡을 직접 촬영하고 그 영상을 바탕으로 내가 원하는 협곡을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실사 촬영된 요소를 하나로 결합해 증강현실 시스템에 적용했다.
- 사이클롭스 AR 시스템을 활용한 연출에 이점이 있다면.
이 방식이 좋은 이유는 그린스크린에서 촬영하고 나중에 협곡 이미지를 합성하는 방식보다 훨씬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촬영 환경이 일관적으로 유지된다. 특정 앵글로 촬영하면 같은 앵글에서는 언제든 동일한 배경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점이 감독에게 굉장히 자유로운 작업 환경을 제공한다. 촬영하는 순간부터 최종 결과물이 어떤 모습일지 정확히 알 수 있다는 게 정말 환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