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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곡을 사이에 둔 리바이와 드라사의 관계성이 흥미롭다. 호흡을 맞추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마일스 텔러 촬영 전부터 우리는 이미 친구였다. 함께 아는 공통의 친구들도 있고 다 같이 몇번 만난 적도 있다. 아내와 애니아는 친한 사이이고 지난 몇년 동안에는 더욱 가까워졌다. 그래서 촬영을 시작할 때 애니아와 함께 연기하는 것도 기대됐지만 편안한 동료 배우와 함께 어울리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도 정말 기대됐다. 촬영장에서 아주 편안함을 느꼈다.
애니아 테일러조이 스크린에 보이는 케미스트리는 예측할 수 없어서 내가 누구와 잘 맞을지 앞서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마일스와 잘 맞을 거라 생각했고 촬영장에 와보니 정말 연기하기 편하다고 느꼈다. 함께 연기할 때 상대가 어디로든 가면 내가 그걸 잘 따라가고, 또 상대배우도 나를 잘 받아줄 거라는 믿음과 느낌이 중요하지 않나. 마일스와는 그게 딱 맞았다.
- 최근 필모그래피를 보면 특히 액션과 블록버스터 영화에 관심이 깊어 보이는데.
애니아 테일러조이 영화가 그때그때 나를 찾아와 내가 있는 곳에서 영화와 만나게 되는 것 같다. <더 캐니언> 출연은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를 촬영하던 중에 결정됐다. 그때 이미 드라사 역을 소화할 수 있도록 신체적으로 준비가 되어 있었다. 굳이 의식적으로 예술영화와 상업영화 사이에서 방향을 바꿔가며 작품을 고르지는 않는다. 액션영화에서 신체를 한계로 밀어붙이는 작업도 좋지만 독립영화 정신을 가진 작품을 하는 것도 즐겁다.
- 드라사는 아버지와의 돈독한 관계가 드러나지만 리바이에게는 아무도 없다. 각자 맡은 인물의 배경을 어떻게 쌓아올렸나.
마일스 텔러 내가 생각하는 리바이는 자신의 감정을 ‘한번 쓰고 버리는’ 게 가능한 인물이다. 그 덕분에 고립된 환경에서도 편안하게 이 일을 수행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군 경력을 가진 캐릭터를 연기한 적 있는데 이런 무던함이 중요하다. 물론 부대나 전문성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저격수로 오래 일한 분에게 기술 자문을 구하는 것도 중요했다.
애니아 테일러조이 드라사는 어두운 세상을 살아가면서도 굉장히 밝은 인물이다. 그의 명랑함은 분명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드라사에게는 무슨 일이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항상 곁에 있다. 또 스스로를 표현하는 데 거리낌이 없고 자신감을 가진 드라사로 인해 리바이도 점차 자신을 더 드러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두 사람이 잘 맞지 않았을까.
- <더 캐니언>의 로맨스와 액션 중에서 어떤 장면의 연기를 더 선호하나.
애니아 테일러조이 러브 스토리가 잘 표현되어야 한다는 사실은 우리뿐만 아니라 감독과 모든 제작진이 알고 있다. 우리는 관객이 두 인물을 각각 좋아하게 만들고,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방식을 좋아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보통 액션은 캐릭터가 살아남기 위한 것 아닌가. 하지만 이 영화의 액션은 서로를 지켜주려 해서 액션에 로맨스적인 요소가 더해진 것 같다.
마일스 텔러 완성된 영화를 처음 봤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두 캐릭터가 처음으로 소통하기 시작하는 장면이었다. 정말 친밀하고 아늑하면서 사적인 순간을 엿보는 기분이 들었다. 매일매일 다른 장면을 촬영하니 촬영은 어느 장면이든 즐거웠다. 하지만 관객으로서 로맨스 장면을 볼 때가 가장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