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2023 시리즈②] 박은경 CP, 김겨레 PD ‘이로운 사기’, “소시오패스와 변호사의 공조”
2023-01-19
글 : 김소미
사진 : 백종헌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 감독 이수현 / 극본 한우주 / 출연 천우희, 김동욱, 윤박, 박소진, 이연 / 채널 tvN, 티빙 / 공개 5월

<스위트홈>을 기획, 제작한 박은경 스튜디오드래곤 책임프로듀서(이하 CP)는 2019년 모집한 제2회 스튜디오드래곤 극본 공모전에서 유독 애착이 가는 한 작품을 끝까지 붙들었다. 90년대생 신인 한우주 작가가 쓴 독특한 사기극 드라마 <이로운 사기>였다. <이로운 사기>는 공감 불능 사기꾼과 과공감 변호사의 수상한 공조를 다루면서 이해받지 못하는 관계 안에 깃든 구원의 다채로운 빛깔을 선보이는 이야기다. 연예인 매니저의 세계를 그린 드라마 <별똥별>로 데뷔한 이수현 감독, 김겨레 PD가 합류해 단단한 팀워크가 형성됐고, 담백한 인상 아래 뾰족한 예각의 뉘앙스를 품은 두 배우 천우희와 김동욱이 가세하면서 기대감은 더욱 고조됐다. 이제 막 촬영 초입에 들어선 <이로운 사기> 현장을 오가고 있는 박은경 CP와 김겨레 PD를 함께 만났다.

<이로운 사기>가 가작 수상한 극본 공모전의 담당 PD였다. 당시 극본의 어떤 점에 주목했나.

박은경 무거울 수 있는 주제와 장르를 위트 있게 풀어낸 점, 보통 드라마에서는 하지 않는 과감한 시도를 전개한 패기를 높이 샀다. 특히 캐릭터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결과적으로 <이로운 사기>는 배우 천우희와 김동욱이라는 캐스팅이 강점인데, 성공적인 캐스팅은 연출자의 안목뿐 아니라 적역이 맡을 수밖에 없도록 하는 구체적인 대본에 힘입은 결과가 아닌가 싶다.

공감 불능의 사기꾼과 과공감으로 고통받는 변호사, 각각 어떤 특징과 관계 구도를 보여줄까.

박은경 성격도 가치관도 완전히 다른 두 인물이 서로를 전복시켜나간다. 이로움(천우희)은 교도소에서 소시오패스로 불렸던 인물로 특히 암기에 천재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머리가 너무 좋아서 사람을 이용하는 재주도 뛰어나다. 매력적인 부분은 내면에 깊은 상처와 자기만의 드라마를 품고 있어 매우 복합적인 캐릭터라는 점이다. 한무영(김동욱)은 과공감 증후군의 소유자다. 사람들의 감정에 아주 예민하게 반응하고 쉽게 동화되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아픔을 겪는 변호사다. 이 둘의 공조는 과거의 서사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과거와 현재가 맞물려서 진행되는 구조라고 보면 된다.

리딩 때부터 촬영 초반인 현재까지 지켜본 천우희, 김동욱 배우의 조화는 어떤가.

김겨례 서로 속일 때도 있고 공감할 때도 있고 얼굴을 붉힐 때도 묘한 기류를 나눌 때도 있는데, 워낙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정서의 스펙트럼이 다양하다보니 대사가 아닌 제스처와 표정에서 많은 정보가 오간다. 두 배우가 유독 이 지점에 특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촬영 전까지 현장에서 굉장히 치열하게 움직이고 여러 가지 질문이 많은 타입의 배우들이어서 그런 면모가 닮은 점도 재미있다.

후반부로 갈수록 멜로드라마로 흐를지, 범죄·사기극 드라마의 밀도를 유지할지가 관건으로 보이는 컨셉이다.

박은경 정서 자체가 건조하다고 할 순 없지만 전형적인 멜로드라마적 표현은 <이로운 사기>에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이로움과 한무영의 관계가 구원을 암시한다는 점에서, 둘의 교감은 사랑일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에겐 우정일 수도 있고 더 초월적인 감정일 수도 있다.

<별똥별> 연출을 맡았던 이수현 감독이 연출한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함께 상의하며 특히 고심한 부분이 있다면.

박은경 캐릭터도 메시지도 많은 작품이라 초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더라. 이수현 감독이 이야기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이로움이 주인공으로서 선한 행동이 아닌 사기 행각, 범죄에 해당하는 행동을 하지만 그럼에도 시청자들이 “그가 성공하기를 응원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무영이 그렇듯 이로움에게 공감할 수 있도록 캐릭터의 이야기와 감정을 담백하고 직관적으로 담아내고자 했다. 범죄물이지만 어둡지만은 않게, 각자의 상처를 가지고 세상에 맞서며 서로를 구원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 사건보다는 캐릭터 각자의 사연과 관계성이 최상의 시너지를 내는 것이 목표다.

케이퍼 장르의 재미가 강조된다면 이로움과 힘을 합치는 조연들의 면면도 기대되는데.

김겨례 이로움과 유년 시절을 함께 보낸 그룹홈 친구들에게도 각각의 서사가 있다. 구원의 코드는 두 주인공뿐만 아니라 이들 친구들 사이에서도 적용해볼 수 있다. <이로운 사기> 대본을 제3자 입장에서 봤을 때 개인적으로 이들이 감정적으로 와닿았다. 이연 배우가 이중 한명을 맡는다.

2022년에 강세를 보인 여타 검사·변호사물과의 차별점은.

박은경 야외로 나간다. (웃음) 법정, 사무실에 갇혀 있기보다는 카지노, 병원 등 다양하고 흥미로운 로케이션 장소를 이로움의 범죄 무대로 삼는다. 장소별 컨셉에 따라 연극적인 세팅을 넣는다든지 꽤 키치한 비주얼을 연출하는 등 장면화에 예산을 투여했다. 또 사기꾼인 이로움이 전면에 나서면서 윤리적 딜레마도 더욱 강조될 예정이다. 사회 질서를 유지시키고 약자를 보호하는 법을 믿는 변호사가 범죄자이자 사기꾼인 이로움에게 공감한다면? 결국 누가 움직이게 될 것인가, 질문하며 볼 수 있는 드라마다. 변호사가 사기를 칠지, 사기꾼이 법을 따라갈지. (웃음)

김겨례 제작 규모나 완성도 있는 비주얼의 구현이란 측면에서 스튜디오드래곤 시스템의 역량도 작동하고 있다. 기획, 대본, 촬영, 후반, 마케팅까지 총괄할 수 있기 때문에 최초의 기획을 정확하게 구현하는 데 용이하다.

현재 프로덕션 진행 상황과 계획은 어떤가.

박은경 3분의 1 정도 촬영했다. 5월 말에서 6월 초에 촬영을 종료하게 될 것 같다. 3월부터 후반작업을 시작해 편성은 5월 말 정도로 예상 중이다.

박은경 CP, 김겨레 PD가 꼽은 <이로운 사기>의 관전 포인트

“멀리서 보면 볼거리가 많은 오락 사기극, 가까이서 보면 짠한 감정 서사극.” (김겨레 PD) “사기 공조극의 화려한 기교 안에 구원에 대한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하는 작품.”(박은경 CP) <이로운 사기> 제작진은 장르물의 시원 통쾌한 쾌감과 인물의 깊이가 어우러진 각본에 대해 자부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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