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유]
[WHO ARE YOU] '라이스보이 슬립스' 최승윤
2023-04-20
글 : 조현나
사진 : 최성열

<라이스보이 슬립스>로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하기 전 최승윤은 다큐멘터리 <아이 바이 유 바이 에브리바디>의 연출자로 먼저 부산에 발을 디뎠다. “안무가로서 수많은 공연을 올렸는데 어느 순간 힘이 다 소진됐다고 느꼈다. 생산적인 결과물을 남기고 싶어 영화를 만들었고 영화제에 초청됐는데, 그때 수킴 캐스팅 디렉터를 만났다.” 당시엔 배우 제의를 거절했지만 몇년 후 경험 삼아 참여한 <라이스보이 슬립스> 오디션을 통해 처음으로 장편영화의 주인공이 됐다. 그가 연기한 소영은 캐나다에서 홀로 동현(황이든)을 키우는 1세대 이민자다. “소영은 주로 ‘희생하는 엄마’로 해석되는데 나는 그의 모든 선택이 자신을 위해 내린 것이기도 하다고 여겼다.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 욕망을 명확히 표현할 줄 아는 멋있는 사람이었다.” 영어 대사에 감정을 싣는 게 쉽지 않았으나 그렇다고 영어를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었다. “독일에서 1년을 살았는데 실수가 걱정돼 말을 안 하면 삶을 이어갈 수 없었다. 그래서 매번 당당하게 말했고, 소영도 그런 마음이었을 거라 짐작했다.”

동현이 학교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억울함을 담아 항의하고, 시한부 선고를 받은 뒤 애인 사이먼(앤서니 심)에게 고려장 우화를 들려줄 때, 그의 감정이 오롯이 전달되는 건 그런 연유에서일 것이다. <아이 바이 유 바이 에브리바디>에서 ‘무용은 자기 안으로 들어가는 반면, 연기는 자기 바깥으로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으나, 현재는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연기 역시 자기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예술이고, 그렇게 한 인간으로서 솔직해질 때 맡은 인물을 잘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 웹드라마 <두 여자> 시리즈에 출연할 때만 해도 연기를 업으로 여기지 않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젠 ‘배우도 하고 무용도 하는 최승윤입니다’라고 스스로를 소개할 것이다. 시트콤, 액션물 등 기회가 닿는 한 많은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 아, 호러영화만 빼고! (웃음)”

FILMOGRAPHY

영화 2022 <라이스보이 슬립스>

드라마 2018 <두 여자> 시즌1(웹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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