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영화평을 남기고, 별점을 매기고, 리뷰를 남길 수 있는 1인 미디어의 시대. 모두가 쓰기에 매일 범람하는 활자들 속에서 영화 글쓰기는 이제 영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만큼 혼란 속에 남겨져 있다. 이는 관객의 다양한 의견이 권력을 쥔 기성 매체와 평등한 지위를 형성한다는 긍정적 인상, 혹은 반대로 악의적인 영화 바이럴이나 취향의 제도화 등 오염된 풍경의 단면 정도로 묘사되곤 하지만 그보다 더 깊고 복잡다단하게 논의되어야 할 새 무대는 완전히 따로 있다. 개인 블로그를 필두로 각종 SNS, 게시판, 웹사이트 등을 비롯한 플랫폼, 메일링 등의 자체 연재 시스템을 통해 공론장을 형성하고 횡단하는 비평가들의 활동 반경이 그곳이다. 이들은 영화만이 아니라 문학, 미술, 음악 등 예술계 전반과 서브컬처를 포섭하며, 그들 각자의 방법론으로 비평과 창작의 접경지대도 늘려가고 있다.
이에 비평집 <밀레니얼의 마음: 2010년대, 그리고 MZ의 탄생>과 5월 출간 예정인 <익사한 남자의 자화상>을 쓴 강덕구 평론가, <뭔가 배 속에서 부글거리는 기분>의 윤아랑 평론가, 그리고 비평 메일링 서비스 <씨네픽션>을 운영하는 박예지 평론가를 초대해 그들에게 지금 쓰는 행위란 무엇인지 물었다. <씨네21> 평론상을 수상하고 지면에 고정적으로 참여하는 필진인 동시에 글과 말, 제도의 안과 밖에서 빈번히 환류하는 3인의 평론가 김병규, 김철홍, 김예솔비는 한자리에 모여 대담의 형태로 고민을 나누었다. 비평의 위기, 등단 제도의 무색함이나 낮은 고료에 대한 오래된 탄식, 기성세대가 호명한 세대론적 수식의 빈약함을 냉소하는 이들 각각을 어쩔 수 없이 ‘젊은’ 평론가라 통칭하게 된 한계를 인정하면서, 결코 하나의 무늬로 수렴되지 않는 비평적 모색의 흔적들을 따라가보았다.
* 이어지는 기사에서 영화비평가 기획이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