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특집] 도전적인 시도의 성과, 2023년 인상 깊었던 콘텐츠
2024-02-02
글 : 임수연
1위 <서울의 봄>, 2위 <무빙>

압도적인 지지다. 영상 산업을 이끄는 리더 67인에게 2023년 가장 인상적인 콘텐츠를 묻는 질문에 3분의 1가량의 응답자가 <서울의 봄>을 언급했다. <서울의 봄>은 올해로 데뷔 31주년을 맞은 김성수 감독의 최고 흥행작이자 하이브미디어코프 창립 10년 만에 탄생한 첫 천만 영화다. 1월26일 관객수 1298만명을 기록하며 역대 9위 성적에 올랐다. 김성수 감독은 수컷들의 비열한 세계를 치밀하게 묘사함으로써 이상적인 남성성의 존재 가능성을 질문해왔다. 그가 천착해온 주제는 1979년 한국의 군부 정치와 만나면서 대중성과 맞닿은 지점을 발견해냈다. 그렇게 “‘요즘 젊은이들은 이런 이야기를 싫어할 것’이라는 예측을 깨고 근현대 배경의 남성 중심적 서사가 충분히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서울의 봄>은 “최근 몇년 동안 나온 가장 완성도가 높은 상업영화 중 한편”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올해 최고의 콘텐츠로 꼽혔다. 비수기에 해당하는 11월 관객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관객은 잘 만들어진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여전히 영화관을 찾는다는 것을 증명”해 극장 산업의 희망을 보여줬다는 지점에서도 업계 종사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2위에 오른 디즈니+ <무빙>은 “콘텐츠의 본질로 돌아가 글로벌 평단의 호평까지 얻어내며 내외적 요인 모두 인상 깊었던” 작품이다. “오랜 기간 공들인 기획”하에 “강풀 작가의 탄탄한 세계관과 대본, 박인제 감독의 연출, 화려한 출연진”이 잘 어우러지며 탄생한 한국형 히어로물은 매주 2회씩 공개하는 릴리스 방식까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편성 전술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사례를 남겼다. 3위는 <더 글로리>가 차지했다. 김은숙 작가와 배우 송혜교가 <태양의 후예> 이후 재회한 이 작품은 2023년 상반기 넷플릭스 글로벌 시청 톱3위에 오르며 “<오징어 게임>의 뒤를 잇는 글로벌 메가 히트 K드라마”로 평가받았다. 400억~500억원대 드라마가 제작되는 시대에 “가성비 경쟁력이 가장 큰, 제작비 대비 상당한 효과를 본” 콘텐츠이기도 하다. 간발의 차이로 4위에 오른 <마스크걸>은 세명의 배우가 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에피소드당 다른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실험적인 형식을 선보였다. “스타성에 의존하지 않고도 충분히 흥미로운 이야기를 끌고 갈 수 있다”는 <마스크걸>의 사례는 향후 영상 업계 캐스팅 전략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또 다른 정점으로도 꼽히며 “사카모토 유지 작가의 영리한 각본이 빛나는” <괴물>은 오락성을 지향하는 상업영화가 아님에도 5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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