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의 제작 역량이 <서울의 봄>으로 폭발했다.” 창사 10주년을 맞은 영화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가 <씨네21>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망 설문에서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하이브미디어코프는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시기에 4편의 영화를 론칭”했고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와 <서울의 봄>의 흥행을 이끌었다. “위기의 영화산업에 묘수보다는 본질적인 접근”을 취해온 충무로의 단단한 대들보는 “시대극과 역사물을 중심으로 한 오리지널 아이템”으로 독보적 성과를 이뤄냈다. “하이브가 만들어낼 또 다른 현대사 이야기가 속속 속보 형식으로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우민호 감독의 <하얼빈>, 임상수 감독의 <행복의 나라로>, 허진호 감독의 <보통의 가족> 등 탄탄한 라인업이 “<서울의 봄>의 성공을 뒷받침할” 준비를 마쳤다. 창사 최초의 OTT 시리즈로 영화 <내부자들>의 프리퀄, 우민호 감독의 첫 시리즈물 <메이드 인 코리아>, TV애니메이션 <실버타운 히어로즈> 제작에 착수하는 등 대대적인 확장을 모색한다.
전년도 설문 1위의 클라이맥스 스튜디오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왕성하게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평과 함께 2024년을 이끌 톱티어 제작사 2위로 다시 한번 호명됐다. 클라이맥스 스튜디오의 활약은 “속도”와 “다양성”이라는 말과 함께 수식된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발레리나> <몸값> <D. P.> 시리즈 등 “영화, 드라마, OTT의 경계를 가리지 않고 작품만으로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으며 허명행 감독의 <황야>, 연상호 감독의 <지옥2> <기생수: 더 그레이>를 통해 “다양한 장르와 포맷에 대한 시도”를 이어나간다. “김보라 감독의 <스펙트럼>과 한지원 감독의 애니메이션 <이별에 필요한>”은 업계 관계자들이 숨죽여 지켜보고 있는 클라이맥스 스튜디오발 기대작이다.
CJ ENM 스튜디오스는 전년도에 이어 또 한번 3위에 올랐다. CJ ENM의 콘텐츠 제작 기지이자 “국내 최정상 크리에이터의 연합체”인 CJ ENM 스튜디오스는 “이미 우수 크리에이터들과 제작사를 확보한 상황에서 각 레이블의 본격적인 작품 활동이 시작되는 한해”를 준비하고 있다. 업계와 평단에서 두루 호평받은 <마스크걸>을 제작한 본팩토리, <헤어질 결심>의 모호필름 등이 CJ ENM 스튜디오스 산하 레이블이다. 박찬욱 연출의 <HBO> 시리즈 <동조자>, 박찬욱 각본에 강동원 주연의 <전,란> 등이 있는 가운데 또 하나의 레이블 에그이즈커밍은 밀리지 않거나 오히려 돋보이기까지 한다. <채널 십오야>를 위시한 “파워풀한 유튜브 플랫폼을 보유함과 동시에 대기업 자회사로서 안정적인 자금 구조를 갖추고 있는” 나영석, 신원호 PD 소속의 에그이즈커밍은 “향후 국내 콘텐츠 산업을 이끌어갈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스튜디오”라는 평과 함께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의 공개를 앞두고 있다.
굴지의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은 공동 4위에 랭크되며 전년도보다 순위가 소폭 하락했으나 <정년이> <눈물의 여왕> 등을 통해 “2024년 리딩 스튜디오로서 다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을 모았다. 이외에도 <범죄도시> 시리즈를 연달아 성공시킨 BA엔터테인먼트, “현재 가장 핫한 쇼러너”라는 평가를 받는 한준희 감독의 쇼트케이크, 류승완 감독과 <베테랑2>에 대한 기대를 고스란히 이어받은 외유내강이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황동혁, 봉준호… 목표는 전세계다
“세계적인 연출자.” “글로벌 감독.”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성공한 작품, <오징어 게임>의 두 번째 시즌과 함께 돌아올 황동혁 감독이 2024년 가장 기대받는 연출자 1위에 올랐다. “플로팅(ploting)을 중심으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는 연출가”는 충무로에서 10년간 꿈꾸고 품어온 기발한 이야기를 세계적인 문화현상으로, OTT 시대의 혁명으로 만들었다. 제74회 에미상 드라마 시리즈 부문 감독상을 수상하며 “이제 내 마지막 에미상이 아니길 바란다”는 겸손한 열망을 내비친 황동혁 감독에게 <오징어 게임> 시즌2는 “자리매김”이자 “굳히기”다. “누구나 궁금해하고 기대하는 <오징어 게임>”뿐만 아니라 영화 차기작으로 언급한 <KO 클럽>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뜨겁다. 2위의 류승완 감독은 명실공히 “2024년뿐 아니라 당분간은 가장 주목할 만한 연출자”다. “코로나19 시기부터 끊임없이 흥행작을 개봉하고 있는” 제작사 외유내강의 대표이자 “<모가디슈>와 <밀수>를 연달아 성공시킨” 히트 메이커 류승완은 “필모그래피 사상 처음으로 속편 연출”에 도전한다. 2015년 개봉해 1341만 관객을 동원한 <베테랑>은 역대 흥행 8위 타이틀을 보유한 메가 히트작이다. 역동적인 오락 액션에 특화된 “류승완 감독의 장점이 오롯이 들어 있을” 이번 속편은 “정말 잘 만들었을 것 같다”는 담백하지만 명확한 기대를 받고 있다.
봉준호 감독은 “<미키17>로 다시 한번 거장의 연속적인 면모를 보여줄지”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3위에 올랐다. 최정상급 시네아스트의 예술성에 대한 기대는 물론 ‘쌍천만 감독(<괴물> <기생충>)’으로서의 극장 흥행 여부 자체도 초미의 관심사다. 워너브러더스와 손잡은 <미키17>의 목표는 전세계 박스오피스다. “첫 글로벌 블록버스터에서 한국영화 감독으로서의 정체성·독창성이 얼마나 발휘될지”, “그에 대한 전세계 관객들의 호응도는 어떨지” 질문이 이어졌다. <미키17>뿐만 아니라 “준비 중인 심해 생물 CG애니메이션, 그리고 새로운 한국영화 차기작의 시작이 모두 궁금”하다는 기분 좋은 아우성이 곳곳에서 들려온다.
공동 4위 장재현 감독은 차기작 <파묘>에서 “감독의 고유성을 집대성했을지”가 기대를 모았고, “좀비로 시작해 SF, 공포, 오컬트 등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거치며”, “나름의 유니버스를 구축하고 있는” 연상호 감독은 <기생수: 더 그레이>와 <지옥2>를 연달아 내놓을 준비를 마쳤다. 함께 이름을 올린 이병헌 감독 역시 <다 이루어질지니>와 <닭강정>으로 장쾌한 스윙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