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주는 연예계에 데뷔한 순간부터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찬열의 <봄 여름 가을 겨울> 뮤직비디오에 출연할 당시 SM 엔터테인먼트 차기 걸그룹 멤버가 아니냐며 잠시 의심(?)을 받았고, 유명 스튜디오에서 찍은 프로필 사진 한장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덕분에 홍수주의 연기 데뷔는 한소희, 고윤정이 그랬던 것처럼 이미 얼굴이 알려진 SNS 스타의 새로운 신고식이 됐다. “광고는 멋지고 예쁜 모습을 보여준다면 드라마와 뮤직비디오는 감정을 다룬다. 다만 호흡이 길고 짧은 차이가 있더라. 드라마를 찍으면서 내가 집중해서 촬영하지 않으면 나중에 결과물을 수정할 수 없다는 점이 참 어렵게 다가왔다. 연기에 필요한 에너지를 제때 꺼내 쓰려면 일상에서 순간순간 집중하는 훈련을 해야겠더라.” 디즈니+ <로얄로더>는 홍수주의 첫 주연작이다. 일견 혜원은 한태오(이재욱)과 강인하(이준영) 사이에 놓인 삼각관계의 주인공처럼 보이지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반드시 출세하겠다는 개인의 욕망이 뚜렷하다. 홍수주가 <로얄로더> 현장에서 배운 것은 이미 극적인 스토리 속에서 연기로 감정을 드러내겠다는 의욕이 앞서면 부자연스럽게 비칠 때도 있다는 점이었다. “혜원의 심리 변화는 전개상 자연스럽게 설득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연기 부담을 떠안기보다는 상황 그 자체에 집중하려고 했다.” 더불어 극 초반 대학생 시절에는 평소보다 밝은 톤으로, 후반 국회의원이 되어갈 때는 본연의 허스키한 목소리로 연기하며 의상 스타일에도 변화를 주는 식으로 캐릭터의 서사를 만들어나갔다.
인스타그램 DM으로 광고 모델 제안을 받고 아르바이트 겸 시작했던 일이 직업이 되고, 일을 더 잘하고 싶다는 의욕이 자연스럽게 배우의 꿈으로 이어졌다. 그전에 홍수주의 취미는 ‘글쓰기’였다. 10대 시절 글짓기 대회에서 상을 많이 받았지만 “내가 직접 글을 쓰기보다는 다른 사람이 쓴 글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 것에 가깝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작가의 꿈은 택하지 못했단다. 다만 정적인 일을 즐기면서도 새로운 도전을 하나씩 해나갔던 그의 복합적인 기질은 인간 홍수주와 배우 홍수주만의 독특한 결을 만들었다. 촬영이 없는 날에는 거의 집에만 있는 ‘집순이’라는 그의 취미는 ‘독서’와 ‘명상’ 그리고 ‘게임’(특히 <리그 오브 레전드>, “등급은 에메랄드(상위 3%~14.67%)라서 잘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이다. “연기자는 보여지는 부분이 크다 보니 좋은 에너지를 가져야 한다. 평소 생각이나 생활습관이 바르게 잡힐 수 있도록 노력한다.” 그날그날의 감정을 기록하며 언제든 연기할 때 꺼내 쓸 수 있게 한다거나 명상을 통해 부정적인 마음을 떨쳐내는 홍수주의 고요한 루틴 안에는 표출의 욕망이 언제나 함께한다. <로얄로더>의 혜원이 감정이 크게 드러나지 않고 솔직하지 못한 데 반해 그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처럼 워맨스가 있는 작품에서 주동우가 연기한 안생처럼 좀더 자기 본능에 솔직한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은” 배우다. 내면을 단단히 다지며 에너지를 응축시키는 과정을 ‘배우로서 해나가야 할 훈련’으로 꼽는 홍수주가 표현할 여성의 솔직한 얼굴은, 엄청나게 매혹적이고 믿을 수 없게 흥미진진할 것이다.
“<클로저>의 댄(주드 로). 어떻게 보면 가장 이기적인 캐릭터지만 가장 본능적이고 자기 감정에 솔직하다. 연기할 때도 나만 생각하면서 할 수 있어서 왠지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적 이 영화를 봤을 때는 굳이 저런 말을 대놓고 하는 캐릭터들이 잘 이해되지 않았는데 다시 볼 때마다 감상이 달라졌다. 인간 내면의 욕망을 표면적으로 표현한 캐릭터들이었다. 지금은 가장 여러 번 감상한 영화가 됐다.”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밍기뉴의 <나랑 도망가자>. 굉장히 무덤덤하게 노래하는데 잔잔하면서 편안하고 동시에 무척 슬퍼진다. 가사도 너무 좋다.”
2024 <로얄로더> 2023 <스위트홈> 시즌2 2021 <KBS 드라마 스페셜 2021-비트윈> 2021 <도시남녀의 사랑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