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만나서 반가워, 명탐정!” <명탐정 코난>의 대표적인 명장면·명대사
2024-07-23
글 : 박수용 (객원기자)

30년을 이어온 만큼 <명탐정 코난>의 명장면과 명대사는 착실히 쌓여왔다. 코난과 검은 조직의 긴장감 넘치는 추리극, 코난과 미란 혹은 하인성과 서가영 등이 보여주는 알쏭달쏭 연애극, 심지어 코난이 브라운 박사의 특제 도구로 보여주는 압도적 액션물까지 <명탐정 코난>의 다면적인 매력이 30년의 세월을 이끌었다. 그 흔적의 극히 일부를 모아보면서 <명탐정 코난>의 입문자에겐 흥미를, 오랜 팬에겐 추억을 불러본다.

탐정과 대도…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한가요? ‘코난 + 하인성 vs 키드’

<명탐정 코난: 천공의 난파선>
1. 코난과 괴도 키드, 그 장엄한 첫 만남

“만나서 반가워, 명탐정! 네가 내 예술을 알 수 있을까?”(괴도 키드) / <명탐정 코난 VS 괴도 키드>(2024)

코난과 키드, 그 징글징글한 인연의 태초. 코난과 괴도 키드의 첫 만남 에피소드인 <명탐정 코난 VS 괴도 키드> 등 초기 방영분을 엮어 지난 6월에 개봉했다.

2. 고등학생 탐정들과 대도의 관계성 정립

“세상엔 수수께끼인 채로 놔두는 편이 더 좋은 경우도 있어.”(괴도 키드) / <명탐정 코난: 세기말의 마술사>(1999)

탐정들과 괴도가 힘을 합친다? 이것 역시 <명탐정 코난>의 가장 큰 매력! 숙적이자 또래 친구로 만난 코난, 키드, 하인성이 세기말의 추리극에서 힘을 합친다. 남도일로 변장해 코난을 도와주는 키드 등 세 사람의 관계성을 명쾌하게 정립한 명작이다.

<명탐정 코난: 100만 달러의 펜타그램>

3. 코난님 솔직히 키드 잡을 생각 없죠?

<명탐정 코난: 천공의 난파선>(2010)

생화학 테러리스트에 대항해 키드와 코난이 힘을 합친다. 이때부터 코난과 키드의 대결 구도보다는 케미스트리에 초점을 맞춘 팀플레이가 강조되기 시작한다.

4. 삼각 협동의 귀환

<명탐정 코난: 100만 달러의 펜타그램>(2024)

코난, 키드, 하인성의 오순도순 삼자대면을 목격할 기회! 이제는 아예 대놓고 탐정을 돕는 도둑, 도둑을 잡지 않는 탐정들이 모여서 사건을 해결한다. 코난과 키드의 운명적인 관계성까지 새로이 발견되는 이 극장판, 놓칠 수 없다.

인기 서브 캐릭터의 충돌, 이상윤 vs 안기준

<명탐정 코난: 흑철의 어영>

1. ‘FBI의 은총알’ 이상윤

“이제야 만나는군, 죽도록 사랑해 마지않는 숙적 나으리.” (이상윤) / <명탐정 코난> 7기 25~29화 <블랙 임팩트! 조직의 손이 닿는 순간>

FBI 작전의 하이라이트는 언제나 이상윤! 검은 조직이 코난을 처리하려던 마지막 순간, 진의 볼을 스치는 총알을 날리며 세계관 최강 저격수 ‘은총알’의 존재감을 공고히 한다.

2. ‘포와로의 명탐정’ 안기준

“만나서 반갑습니다. 버번, 이게 바로 저의 코드네임이죠.” (안기준) / <명탐정 코난> 12기 25~28화 <칠흑의 미스터리 트레인>

12기의 첫 등장부터 특유의 의뭉스러운 미소로 팬들의 심금을 울린 안기준! 카페 포와로의 종업원으로 일하며 여러 사건에 얼굴을 내밀던 그의 정체는 검은 조직원 ‘버번’이었다.

<명탐정 코난> 15기 18화 <아무로에게 소리 없이 다가오는 그림자>

3. 숙적의 재회

“자네는 적으로 만들고 싶지 않은 친구 중 한명이라서 말이야.”(이상윤) / <명탐정 코난> 14기 27~31화 <주홍색> 시리즈

밝혀질 정체가 더 남았다고? 까도 까도 끝이 없는 양파 같은 전개 속에서도 둘을 바라보는 팬들의 마음은 마냥 행복하다. 숙명의 라이벌이 전화기 너머로나마 재회하는 순간.

4. 끝나지 않은 악연

“그 목폴라, 지금 당장 들춰보고 싶어서 미치겠지만… 오늘은 참도록 하죠.”(안기준) / <명탐정 코난> 17기 2~3화 <배신의 스테이지>

안기준이 이상윤을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대는 이유는? 이상윤이 얽힌 동료의 죽음을 잊지 못하는 강준영과 누명을 굳이 해명하려 들지 않는 이상윤. 우리가 사랑한 그들의 모습은 시간이 흐르고 역할이 바뀌어도 변치 않는다.

<명탐정 코난> 속 사랑의 작대기 - 애간장을 태웠던 고백들

<명탐정 코난: 진홍의 수학여행>

1. 영원한 주인공 커플 ‘남도일-유미란’

“탐정이라면 내 마음 정도는 추리해보란 말이야, 바보야!”(유미란) “내가 홈스라고 해도 넌 절대로 풀 수가 없어.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정확히 파악하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이니까!”(남도일) / <명탐정 코난> 11기 3~8화 <홈즈의 묵시록>

아직 둘 사이의 풋풋함이 남아 있는 <남도일의 뉴욕 사건>(5기 13~15화)도, 정식으로 교제를 약속하는 <진홍의 수학여행>(18기 31~34화)도 흐뭇하지만, 역시 러브라인의 백미는 고백의 순간이다. 이날의 고백 이후 둘이 본격적으로 교제하기까지 현실 시간으로 6년이 더 걸렸다.

<명탐정 코난: 100만 달러의 펜타그램>

2. 소꿉친구는 그만 ‘하인성-서가영’

“질리도록 들려주겠다며? 무슨 말이야?”(서가영) “… 뒷머리가 자꾸 목에 닿아서 간지러워서 죽을 것 같다는 얘기였어.” (하인성) / <명탐정 코난> 미공개 X파일 2기 <하인성, 절체절명의 위기!>

시종일관 연애 감정에 둔한 인성이 가영에게 첫 설렘을 느끼는 장면이다. 생명의 위협을 받는 인성은 함께 납치된 가영에게 무언가를 말하려 하지만, 위기에서 탈출한 후에는 이내 평소의 익살로 무마한다. 남도일-유미란 커플과 달리 서가영과 하인성의 답답한 썸은 현재진행형이며, 이 긴장감은 <명탐정 코난: 100만 달러의 펜타그램>에서도 이어진다.

<명탐정 코난: 할로윈의 신부>

3. 어른의 사랑이란 ‘신형선 형사–오지인 형사’

“잊어선 안됩니다. 그게 소중한 추억이라면 더더욱 잊어서는 안돼요.”(신형선) / <명탐정 코난> 5기 1~4화 <춤추는 경찰청 천만 명의 인질>

동료 형사 송보윤의 목숨을 앗아간 테러 협박 사건이 반복된다. 범인 앞에서 이성을 잃은 오 형사를 붙잡는 신 형사. 언젠가 오 형사가 전해주었던 경찰로서의 마음가짐을 돌려주며 뭉클한 진심을 덧붙인다. 어른의 로맨스로도, 충실한 직업 장르물로도 손색없는 가슴 아린 에피소드.

어린이 탐정단의 활약 모음

1. 뭉치의 활약

“우리 엄마가 그랬어. 밥풀 한톨이라도 남기면 천벌을 받는다고 말이야.”(뭉치) / <명탐정 코난: 천국으로의 카운트다운>(2001)

유독 뭉치에게는 사건 해결에 딱히 도움된 적이 없단 식의 따가운 눈초리가 쏟아지곤 한다. 하지만 <명탐정 코난: 천국으로의 카운트다운>을 복습한다면 그 생각이 달라질 법도 하다. 초반에는 수상한 상대에게 전화하는 장미를 의심했던 뭉치지만, 최후의 순간 건물에 남아 희생하려는 장미를 주저 없이 구출해내는 인물 또한 뭉치다.

2. 어린이 탐정단의 순기능

“어쩌면 말야, 저 아이들이 바꾼 걸지도 몰라. 삶의 마지막 순간, 그 사람의 색.”(코난) / <명탐정 코난: 순흑의 악몽>(2016)

검은 조직원 ‘퀴라소’는 기억을 잃은 채 어린이 탐정단을 만난다. 함께 관람차를 타고 시간을 보내는 동안 아이들의 순수함은 퀴라소를 감화하고, 결국 퀴라소는 자신을 희생하며 검은 조직의 음모를 막는다. 종종 철없어 보이는 아이들이더라도 우리가 어린이 탐정단에 바라는 모습이 바로 이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검은 조직’의 이중 매력

1. 진과 워커

“차 주변에 유독 발자국이 많군.”(진)

“지나가다 구경한 게 아닐까요? 형님 차는 희귀 모델이니까요.”(워커) / <명탐정 코난> 3기 18~20화 <검은 조직과의 재회>

정체를 최대한 숨겨야 하는 검은 조직이 누가 봐도 눈에 띄는 포르셰 356A를 타고, 심지어 차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는 사실에 뿌듯해한다. 치밀한 추리와 대비되는 인물들의 허무맹랑한 인간미 또한 <명탐정 코난>을 30년간 지탱해온 치명적인 매력이다.

2. 베르무트

“A secret makes a woman woman.”(베르무트) / <명탐정 코난> 6기 11~15화 <검은 조직과의 정면승부, 보름달 밤 두개의 미스터리>

변장의 귀재이자 냉혹한 악인인 베르무트를 상징하는 대사. <명탐정 코난>첫 챕터의 피날레라 할 수 있을 이 에피소드에서 베르무트는 후반부를 장악하는 활약을 펼치며 짙은 잔향을 남긴다. 선상의 핼러윈 파티라는 음산하고 기괴한 배경 위에 베르무트만의 비밀스러운 그림자가 내려앉아 <명탐정 코난> 역사상 손꼽히는 명에피소드를 남겼다.

관련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