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 국립 발레단 입성을 꿈꾸는 무용수 호리아(리나 쿠드리)의 삶은 녹록지 않다. 가난한 형편에 아르바이트로도 부족한 학원비가 문제다. 그가 택한 최후의 수단은 불법 양싸움 도박. 하지만 큰돈을 따고 돌아오던 길에 강도의 습격으로 발목 골절과 실어증이라는 심각한 부상을 당한다. 실의에 빠진 호리아는 병원에서 만난 비슷한 처지의 여성들을 보며 새로운 꿈을 품는다. 모니아 메두르의 <호리아>는 부상 당한 무용수의 보편적인 성장드라마에서 출발하지만 이내 알제리 내전의 파장을 개인의 서사 속에 녹여낸다. 영화의 소재인 발레와 군무는 역사의 여진을 겪어내는 여성들에게 육체적 언어이자 공동의 연대이며 동시에 먼저 희생된 이들을 향한 위령제가 된다. 말 한마디 없이도 온몸으로 침묵을 거부하는 리나 쿠드리의 춤사위는 때론 굳은 심지는 언어보다 육체로 발현된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씨네21
검색관련 영화
관련 인물
최신기사
-
중동에 부는 한류 - 제4회 레드씨국제영화제에서 만난 한국 영화인들
-
[인터뷰] 119cm의 백설공주를 위하여, <스노 화이트> 배우 마리암 셰리프
-
[인터뷰] 팔레스타인 난민은 어디로 가는가, <투 어 랜드 언노운>마디 플레이펠 감독
-
[인터뷰] 무궁무진!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서사, <마이 드라이버 앤 아이> 조지 패짓 프로듀서
-
[인터뷰] 중동영화의 허브로부터, <다이 가족 이야기> 카림 엘 슈나위 감독
-
[기획] 풍요로운 홍해의 무비 로드, 제4회 레드씨국제영화제 리포트
-
“널 생각만 해도 난 강해져 울지 않게 나를 도와줘” 2024년 탄핵 시위 풍경의 변화